고전·예술 영화로 도전장…틈새 노리는 OTT들
20세기 프랑스를 대표하는 거장 장 르누아르, 역사와 개인의 문제를 날카로운 시선으로 담아내며 60년대 프랑스 누벨바그를 이끈 루이 말 감독 등 영화사에 굵직한 남긴 고전 영화들을 만날 수 있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등장했다. 방대한 콘텐츠로 전 세계 구독자들을 사로잡는 넷플릭스를 비롯한 여느 OTT들과는 다른 길을 선택하며 오히려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고전·예술 영화 전문 OTT 콜렉티오가 서비스를 시작했다. 1960년대 활동한 프랑스 영화감독 장 뤽 고다르, 1970년대 활발한 활동을 펼친 독일 영화감독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등 쉽게 접하기 힘든 고전 영화, 감독들을 소개하고 있다.
앞서 또 다른 국내 OTT 왓챠가 다수의 독립, 예술 영화를 비롯해 단편 영화들을 서비스하며 마니아들을 구축한 바 있다. 왓챠의 위기 소식에 SNS에서 ‘왓챠살아나’ 해시태그를 달며 게시글을 게재하는 ‘왓챠살아나’ 운동이 벌어질 만큼 구독자들의 충성도가 높은 OTT였다.
여기에 이보다 더 좁지만 확실한 취향을 겨냥하는 콜렉티오의 등장한 것. 물론 지나치게 좁은 취향에 대중성 확보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영화 ‘큐어’, ‘스파이의 아내’ 등 작지만 완성도 높은 영화들을 배급하며 관객들의 신뢰를 쌓던 배급사 엠앤엠 인터내셔널이 선보이는 OTT로, 이에 관객들의 니즈를 잘 파고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영화 마니아들 사이에서 이어지고 있다.
콜렉티오 외에도, 애니메이션을 주로 선보이는 라프텔, 여성 영화를 모아 선보이는 퍼플레이, 다큐멘터리에 초점을 맞춘 보다 등 특정 장르, 주제의 콘텐츠들을 모아 해당 분야에 관심이 있는 구독자들을 적극 겨냥하는 OTT들이 꾸준히 생겨나고 있다.
OTT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이러한 마니아 저격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쏟아지는 콘텐츠 속 ‘눈에 띄는’ 것조차 힘든 일이 된 현재, 이렇듯 해당 분야에 관심이 있는 구독자들의 선택을 이끄는 데는 유리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소비자가 선호하는 영역에 깊게 파고드는 행위가 관련 제품의 소비로 이어지는 것을 의미하는 ‘디깅’ 소비가 소비가 확산되는 가운데, 이 같은 선택이 더 큰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는 것이다.
나아가 독립, 예술 영화 또는 애니메이션 등 스케일 큰 상업영화와의 경쟁이 힘든 분야의 작품들에 또 다른 설 자리를 제공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이어지고 있다. 한 독립영화 배급사 관계자는 “대형 OTT들도 다양성을 위해 독립, 예술 영화에 관심을 가지기는 하지만, 처음 같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그렇지 않아도 독립예술전용관은 축소되고, 제작마저 쉽지 않은 상황에서 하나라도 유통할 수 있는 길이 생기는 것은 반가운 일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듯 의미 있는 행보로 나름의 성과를 남기고 있지만, 마니아들의 관심을 사로잡은 뒤, 더 많은 구독자들을 아우르며 대중성까지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한 OTT 업계 관계자는 “사실 이미 과감한 투자를 병행하며 자리를 잡은 글로벌, 국내 OTT들이 많은 상황에서, 앞으로 또 다른 인기 서비스가 등장할 것이라고는 생각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다만 이렇듯 전문성을 갖추며 틈새를 겨냥하는 OTT들에 대해선 “일반적인 전략으론 힘들겠지만, 그래서 오히려 전문화, 세분화된 이러한 OTT들이 시청자들에게는 더 만족스럽거나 또 어떤 시청자들에겐 새로운 선택이 될 수 있다. 어떤 수준 이상의 성과를 내는 것은 힘들 수 있고, 또 각자의 몫이라 예측할 수 없겠지만, 다만 큰 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높이기보단 해당 분야의 구독자만 확실하게 사로잡는 것은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전략처럼 보인다”라고 말했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게 브라야 유두야"…킴 카다시안 '벗은 느낌' 속옷 논란
- 채팅男 만나러 미국 간 가정주부, 둘 다 싸늘한 주검으로
- 검찰 "이재명 대권주자 부상에…김만배, 대장동 관심 돌리려 곽상도에 뇌물"
- 어제는 김종인 오늘은 홍준표…인요한 '통합' 행보 빛볼까
- 환경산업기술원, 환경신기술· 신제품 ·녹색기술 발표회
- 이재명, 이번에는 못 피했다…확정시 대선출마 불가
- 국민의힘 "죄지은 자가 벌 받는 것은 진리…이재명, 국민 앞에 진심으로 사죄해야"
- "민심이 이겼다. 법치가 승리했다"…김기현 "이재명, 봉고파직·위리안치해야"
- 서양의 풍자·동양의 서정… '아노라'와 '연소일기'가 그린 현대 사회의 균열 [D:영화 뷰]
- ‘오! 대반전’ 홍명보호 원톱, 조규성·주민규 아닌 오세훈…공중볼 경합 승률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