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날 때부터 성병에… 美, 선천성 매독 환자 급증

오상훈 기자 2023. 11. 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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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매독에 걸린 채 태어난 신생아 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일(현지시각),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P) 자료에 따르면 2022년 미국에서 3761건의 선천성 매독 사례가 보고됐다.

성병 예방 분과 최고 의료 책임자인 로라 바크먼은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신생아 매독이 계속해서 늘고 있고, 상황이 심각하다"며 "(선천성 매독) 1건도 공공보건 인프라의 붕괴를 보여주는 것인데 이제는 그 사례가 3700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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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립아트코리아
미국에서 매독에 걸린 채 태어난 신생아 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일(현지시각),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P) 자료에 따르면 2022년 미국에서 3761건의 선천성 매독 사례가 보고됐다. 사산 231건(6%), 영아 사망 51건(1%)을 포함한 수치로 10여년 전인 2012년(335건)에 비해 10배가 늘었다.

선천성 매독 신생아의 약 38%는 산전진료를 받지 않은 여성에게서 태어났다. 산전진료를 받았더라도 이 중 약 30%는 매독 검사를 한 번도 하지 않았거나 너무 늦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매독 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인된 여성의 88%가 적절치 않거나 기록에 남지 않은 치료를 받은 여성, 또는 아예 치료를 받지 않은 여성이었다.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CDCP는 선천성 매독 사례의 약 90%는 임산부가 적절한 시기에 검사와 치료를 받았다면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선천성 매독은 임신부가 보유한 트레포네마 팔리덤균이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전달되면서 감염된다. 선천성 매독에 걸린 경우 40%가 태아기나 출생 전후기에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기가 살아남더라도 귀나 눈이 멀거나 심각한 발달지체를 겪을 수 있다.

CDCP는 이번 사태를 미국 내 공공보건 시스템의 붕괴로 보고 있다. 성병 예방 분과 최고 의료 책임자인 로라 바크먼은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신생아 매독이 계속해서 늘고 있고, 상황이 심각하다”며 “(선천성 매독) 1건도 공공보건 인프라의 붕괴를 보여주는 것인데 이제는 그 사례가 3700건”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매독은 약 20년 전에는 거의 사라졌다가 2017년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2021년 17만7000건에 이르렀다. 다른 성매개감염(STI)도 증가 추세다. 2021년 클라미디아 160만건, 임질 70만건이 보고됐다. 매독 감염 사례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도 늘고 있었지만, 특히 최근 몇 년간 정기적인 예방 진료 감소, 원격 산전 진료 증가, 진료 시간 단축 등으로 상황이 악화했을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국내 선천성 매독 사례는 지난 2013부터 2018년까지 5년 간 250건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연구팀이 산모가 임신 중 매독 관련 진료를 받았으며, 매독 가능성이 있는 548명의 신생아들을 선별한 결과다. 선천성 매독으로 치료를 받은 250명에게 가장 흔히 나타난 증상은 황달(56%) 이었다. 뒤를 이어 청각장애(14%), 신장질환(8%), 정신지체(8%)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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