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법인 지난해 영업이익 '뚝'…빅4 '63% 급감'

이선애 2023. 11. 9.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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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회계법인 220개 사업보고서 분석 발표
인건비·지급수수료 증가 등으로 수익성 악화

회계업계 작년 영업이익이 인건비와 지급 수수료 증가, 경기 불황 등에 따른 대손상각 등의 영향 등에 따라 큰 폭으로 감소했다. 특히 이른바 '빅4'(삼일·삼정·한영·안진) 회계법인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2% 급감했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체 220개 회계법인의 매출액은 총 5조7000억원으로 전기보다 6000억원(11.9%) 증가했다. 전년에 기록한 매출 증가율(16.8%) 대비 증가 추세가 다소 둔화했다. 부문별 매출액은 경영 자문 2조원(35.2%), 회계감사 1조9000억원(33.9%), 세무자문 1조5000억원(27.7%) 순이다. 신외부감사법 시행으로 인한 외부감사 대상 회사 증가로 회계감사 매출 증가는 지속됐지만, 인수·합병(M&A) 감소 등으로 경영 자문 매출 성장세가 28.8%에서 8.4%로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4대법인을 제외한 등록법인의 매출 증가율이 13.7%로 높게 나타났다. 4대법인 매출액은 11.4% 늘었으며,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9.5%로 전기보다 0.2%P 낮아졌다. 4대법인 중 매출액은 삼일(9722억원)이 가장 크고 매출 증가율은 감사·경영자문 매출 증가로 한영(15.7%)이 가장 높았다. 업무별로 감사 부문은 안진(17.6%), 세무 부문은 삼일(16.0%), 경영자문은 한영(15.8%)이 가장 높았다.

회계법인들의 영업이익은 총 1616억원으로 전기보다 407억원(20.1%) 감소했다. 특히 4대 회계법인의 영업이익은 344억원으로 전기보다 582억원(62.9%) 감소했다. 이외 등록법인 및 일반법인 영업이익은 전기보다 각각 111억원(21.3%), 64억원(11.1%)씩 증가했다.

인건비, 지급 수수료, 경기 불황에 따른 대손 상각 및 출장비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이 큰 폭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체 영업비용 중 인건비 증가분(4043억원)이 가장 컸다.

외부감사법에 의한 외부감사 대상 회사의 평균 감사보수는 5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 이는 감사 투입시간의 증가, 자산규모가 큰 회사에 대한 감사가 전기보다 증가하는 효과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4대법인의 감사보수 상승률은 8.9%로 전년(6.0%) 대비 소폭 상승했다. 전기 대비 감사보수 증가율은 신외감법 도입 직후인 2019회계연도에 21.6%, 2020년에 21.2%, 2021년 3.1%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향후 회계법인의 수익성 감소가 감사품질 저하로 이어지지 않도록 회계법인 내 품질관리시스템 및 통합관리 체계를 공고히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전체 등록회계사는 총 2만5084명으로 이 중 4대 법인 소속은 6822명이었다. 4대 법인의 경우 5년 미만 경력 회계사가 과반(57.8%)을 차지한 것도 특징이었다. 4대 법인 이외 회계법인의 경우 5년 미만 경력 회계사는 9.7%에 불과했다. 금감원은 "낮은 연차 회계사에 대한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며 "중요 계정과목에 저년차 회계사 배정을 제한하고 특정 기업에 수습 회계사가 편중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5억원 이상 보수를 받은 이사는 31개 회계법인 소속 총 198명으로, 이 중 4대 법인 소속이 132명(66.6%)을 차지했다. 5억원 이상 보수를 받는 이사의 보수 평균은 약 8억2000만원이며, 삼일이 최다 인원(52명)을 공시했다.

또 회계법인을 상대로 소송이 지속 제기되고 있어 배상 능력을 충분히 마련할 필요도 커졌다. 최근 3년간 감사업무 부실 등을 사유로 회계법인이 피소돼 종결된 소송 건은 총 60건이다. 이 중 19건의 소송에서 회계법인이 패소하거나 화해로 종결돼 총 393억원의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했다. 안진이 일성·티브로드·한국수력원자력 관련 소송으로 344억원을 부담했으며 삼정이 STX조선해양 관련으로 35억원을 지출했다.

사업보고서 기준 회계법인이 피소돼 소송 진행 중인 사건은 총 95건이며 소송금액은 5243억원에 달한다. 회계법인들의 손해배상책임 준비재원은 총 2조7769억원으로 전기 대비 4.1% 증가했으며 최근 3년간 증가 추세다. 회계법인은 현행법상 고객 및 제3자의 손해를 배상하기 위해 손해배상준비금을 내부에 유보하고 손해배상공동기금을 적립해야 한다. 금감원은 "실제 부실 감사 관련 책임이 현실화됨에 따라 회계법인은 보다 충실한 감사업무 수행과 더불어 배상 능력을 충분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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