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근로자 첫 주택 특별공급은 '매교역 팰루시드'

사문화됐던 해외건설 근로자를 위한 주택 특별공급이 다시 물꼬를 텄다. 첫 특별공급 단지는 경기 수원시 권선구 세류동에 들어서는 '매교역 팰루시드'다.

'매교역 팰루시드' 조감도 / 이미지제공=삼성물산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해외건설협회는 해외건설 근로자를 대상으로 매교역 팰루시드 4가구에 대한 특별공급 추천 희망자를 신청받고 있다. 단지는 지하 2층~지상 15층, 32개 동, 총 2178가구 규모로, 삼성물산 컨소시엄이 짓는다. 이 중 해외건설 특별공급 추천 물량은 전용면적 59㎡B, 71㎡A, 84㎡A·B 각 1가구씩이다.

해외건설 근로자를 위한 주택 특별공급은 지난 7월 말 국토교통부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을 개정하고 9월 협회가 추천 규정을 마련한 뒤 처음 이뤄지는 것이다. 이 제도는 국내에 비해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해외 파견 근로자들의 사기를 북돋고, 젊은 층의 해외건설현장 기피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도입됐다. 제도 자체는 과거 중동 수주가 한창이던 1970년대에 만들어졌으나 장애인 등 다른 추천 대상자와 비교해 우선순위에서 밀리면서 유명무실해졌다. 또 개정 전에는 해외에서 1년 이상 '취업'한 경우로 대상을 규정해 해외기업에 취업한 근로자로 해석되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새 규정은 해외건설사업자의 국외 근무지에서 최근 10년 이내 1년 이상 근무하고, 귀국한 지 2년이 지나지 않은 해외건설 근로자로 대상을 명확히 했다. 더불어 입주자모집공고일 기준 무주택가구 구성원이자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해 1순위에 해당해야 한다. 공급 대상 주택은 전용 85㎡ 이하 민영주택이다. 자격요건을 갖춘 해외건설 근로자가 협회(기관) 추천을 받는 구조로, 추천 희망자 신청 기간은 오는 17일까지다. 추천 대상자는 이달 27일 발표한다.

추천자 배점은 국외 근무 기간이 100점 만점에서 60점으로 가장 크다. 최대 5년까지 인정한다. 또 미성년 자녀(태아 포함)가 2명 이상이거나 무주택 기간이 5년 이상이면 각각 10점 만점을 받을 수 있다. 청년층을 우대해 만 34세 이하 근로자는 10점 만점, 만 35세 이상 39세 이하는 5점을 부여한다. 이 외에 근무지역(5점), 건설기술인·건설기능인 등급(5점)에 따라 점수가 나뉜다. 동점자가 나오는 경우 국외 근무 기간, 무주택기간이 긴 순서대로 먼저 추천한다.

협회 관계자는 "앞으로 서울은 물론이고 여러 단지에서 해외건설 근로자 특별공급 물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