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도 AI로 관리”…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 개발 ‘본격화’

코스콤 신규 심사 접수 238건… 평소 5배↑
핀트·파운트에 미래에셋운용 등 경쟁 치열

ⓒ게티이미지뱅크

내년 6월부터 로보어드바이저(RA) 퇴직연금 투자일임 서비스가 도입 된다는 소식에 이를 선점하기 위해 관련 기업들이 연이어 알고리즘 개발에 나서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과 어드바이저(advisor)의 합성어로 인공지능(AI)이 알고리즘, 빅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개인의 투자 성향을 반영한 포트폴리오를 구성·운용하는 자산 관리 서비스다.

9일 코스콤에 따르면 지난달 9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 제22차 테스트베드 심사에는 총 36개사에서 238건의 알고리즘 심사 신청이 접수됐다. 바로 직전인 21차(37건) 등 앞선 심사들의 경우 평균 40건 수준의 신청이 접수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평소보다 약 5배 이상이 늘어난 것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에서 로보어드바이저로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이에 맞춘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 개발 또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위원회가 내년 6월에 진행할 로보어드바이저 퇴직연금 일임 운용에 대한 혁신금융 서비스(금융규제 샌드박스) 심사는 코스콤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를 통과한 알고리즘만 신청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설립된 코스콤의 테스트베드는 사람의 개입 없이 알고리즘이 잘 작동해 자산 관리 서비스에 문제가 없는지 심사하는 곳이다. 해당 심사는 사전 서류·운용·시스템 심사로 나누어지며 약 7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됨에 따라 내년 하반기에나 상품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먼저 상품을 출시하기 위한 심사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이날 로보어드바이저 투자일임 서비스 ‘핀트(fint)’ 운영사 디셈버앤컴퍼니는 고객 니즈에 맞게 구성된 총 10개의 퇴직연금 전용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을 코스콤 테스트베드에 접수했다고 밝혔다.

핀트는 로보어드바이저 투자일임업계 내 시장점유율 1위(79%) 기업이다. 핀트의 이번 퇴직연금 알고리즘은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자동으로 최적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자율주행’ 컨셉으로 이뤄진다.

다른 로보어드바이저·자산운용사들도 연이어 알고리즘 개발을 발표한 상황이다. 콴텍은 총 50개의 퇴직연금 전용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을 지난달 27일 코스콤 테스트베드에 접수했다.

아울러 파운트도 지난달 30일 펀드 4개,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5개 등 총 9개 알고리즘 심사를 신청한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자산배분, 인컴형, 테카형 등의 전략으로 구분한 총 14개의 알고리즘을 코스콤 테스트베드에 접수했다.

로보어드바이저 업계 한 관계자는 “인공지능(AI) 투자일임과 퇴직연금 등 로보어드바이저가 도입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지며 이에 대한 기업들의 경쟁도 격화되고 있다”며 “로보어드바이저는 리스크 관리 특성상 장기 상품에 최적화돼 있어 이에 해당하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