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산 와인도 일본서 산다…'엔저'가 부른 너도나도 '직구'
일본 엔화값이 떨어지면서 일반 개인이 온라인을 통해 일본 제품을 직접 구입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 반면 미국 제품의 온라인 직접 구입은 줄어들고 있다.
9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온라인쇼핑을 통한 일본 직접 구매액은 3019억원에서 3449억원으로 늘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전년대비 약 14% 성장한 수치다.
반면 미국 직접 구매액은 1조392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1조5417억원보다 약 10% 줄었다.
국내 최대 해외직구 플랫폼 몰테일은 올해 1∼10월 개인 기준 일본 구매대행 건수가 미국 구매대행 건수보다 15.3%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작년에는 미국 구매대행 건수가 일본 구매대행 건수보다 37.4% 많았다.
달러의 가치가 올라가고, 엔화의 가치는 떨어지면서 이같은 결과가 나온 것이다. 달러는 지속적인 강세를 보이면서 최근 130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반면 엔화는 지난 6일 100엔당 867.38원을 기록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이다.
몰테일의 B2B(기업간거래) 포함 전체 직구 규모를 보면 한국-미국 거래액이 한국-일본 거래액을 압도하지만, 개인 고객의 구매대행 신청은 일본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일본 제품 중 카베진·샤론파스·에비오스 등 의약외품과 건강기능식품, 스노우피크·이와타니·도요토미 등 캠핑용품, M65 등 밀리터리풍 의류, 아식스·뉴발란스·아디다스 등 신발, 게임·애니메이션, 아이돌 굿즈 등이 인기를 끈 것으로 조사됐다.
'엔저' 효과가 커지면서 지난해부터는 유럽산 와인까지 일본에서 직구하기 시작했다.
와인을 직구하면 관세(15%)와 주세·교육세(물품가격+관세 합계의 33%), 부가세(물품가격+관세+주세+교육세 합계의 10%)를 내야한다. 다만, 와인 1병(150달러·1리터 이하)만 직구하면 관세와 부가세는 면제받는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세금을 내더라도 와인을 일본에서 직구하는 게 더 유리한 경우도 생겨나 고객이 늘었다.
올해 1∼10월 와인 일본직구 대행 건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9.2% 증가했다. 일본에서 직구하는 와인은 주로 구매비용 기준으로 15만∼25만원 내외 제품들이다.
최근에는 와인뿐만 아니라 닷사이, 쿠보타 상위 라인, 유자 사케 등 사케 직구까지 늘어나고 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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