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조 팔았던 외국인 이달엔 1.7조 샀다…반도체주 집중 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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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국내 증시에서 3조원 넘게 팔아치웠던 외국인이 이달에는 확 달라진 모습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전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1조7355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반도체주를 집중적으로 순매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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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업황 회복 기대감 작용…쇼트커버링용 움직임일 수도 있어 추이 지켜봐야
지난 달 국내 증시에서 3조원 넘게 팔아치웠던 외국인이 이달에는 확 달라진 모습이다. 이달 들어 벌써 1조7000억원 이상을 사들였다. 다만 이는 공매도 한시 금지 조치에 따른 쇼트커버링(공매도 상환을 위한 환매수)으로 볼 수 있어 당분간 외국인들의 매매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전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1조7355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지난 달까지 3개월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다. 지난 달에만 3조3896억원을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반도체주를 집중적으로 순매수했다. 삼성전자를 6073억원 순매수하며 가장 많이 담았다. SK하이닉스가 4349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 밖에 한미반도체(542억원), 주성엔지니어링(487억원), 하나마이크론(465억원) 등이 순매수 상위권에 올랐다.
이 같은 외국인의 반도체주 순매수에는 내년 업황 회복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경험과 마찬가지로 이번 사이클에서도 글로벌 재고순환 사이클과 반도체 업종의 재고 상황이 유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으며, 글로벌 제조업 경기는 7~8월을 바닥으로 반등을 시작했다"면서 "매크로 순환 주기상 반도체 업종 비중 확대를 고려할 시점에 도달했다는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업황 반등을 노린 선제적 비중 확대는 올해 4분기 중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정부 지출에 힘입어 강세를 보였던 이차전지·기계 부문이 내년에는 기대에 못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정부 지출과 무관하게 성장할 수 있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주가 양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이차전지·기계 등 올해 상반기 성과가 좋았던 업종들은 사실상 정부 지출 테마라고 볼 수 있는데 이들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덕에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고 지역별 매출 분포가 다변화된 것도 유럽 등지의 보조금 영향이 컸다"면서 "그러나 내년에는 각국 정부 지출이 올해와 같지 않을 것이기에 성장 기대는 덩달아 약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재현 연구원은 "반면 AI 수요는 구조적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고 특히 기업들이 도태되지 않기 위해 경기 둔화에도 투자를 아끼기 어렵다"면서 "이 수혜를 가장 크게 볼 수 있는 곳이 반도체로, 성장이 정부 지출 등과 무관하게 담보되는 환경이고 올해 수급을 몰아 가져갔던 업종들이 부침을 겪을 수 있기에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이 이달 들어 매수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같은 추세가 단기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매도 한시 금지 조치에 따른 쇼트커버링에 나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공매도 한시 금지 첫날인 지난 6일에만 1조190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에 따른 쇼트커버링 수요에 단기적으로 외국인 수급이 유입됐지만, 양방향 전략이 막혀있어 외국인의 시장 영향력은 점진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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