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훈풍...K-디스플레이 연말 성수기 진입 기대
OLED 장착한 아이패드 출시도 기대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애플 아이폰 성수기 진입 효과와 더불어 OLED를 장착한 애플 아이패드 출시가 가시화되면서다. 이에 국내 패널사들은 생산 능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현재 아이폰에만 적용 중인 OLED를 내년 출시 예정인 아이패드 10.9인치와 12.9인치 모델의 프로 라인에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내년 OLED 아이패드 출하량은 800만대에서 많게는 1000만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애플에서 아이패드 신모델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진 것은 국내 업체들에겐 호재다.아이패드용 OLED의 경우 기존 모바일용 OLED 패널 대비 세 배에 가까운 가격에 공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출하량 물량에서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가 각각 6대4의 비율로 전량을 공급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현재 국내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들과 애플은 패널 가격 협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서 나아가 애플은 OLED 맥북(노트북)도 준비 중이다.업계가 예상하는 시장 출시는 2026년 이후로 점쳐지고 있다. 아직 상당 시간이 남아있음에도 이처럼 애플의 OLED 아이패드와 맥북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수천만대에 달하는 출하량 덕택이다.
글로벌 IT 기기 시장에서 '큰손'으로 불리는 애플의 동향에 따라 부품 업체들이 사업 전략을 수정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OLED 패널 시장에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그간 모바일용에만 집중됐던 수요가 애플을 시작으로 노트북 등 IT 기기로 번지며 점차 글로벌 시장에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남궁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아이패드 모든 모델이 전환되지 않겠지만 3~4년 이내에 모든 모델에 OLED가 채용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아이패드의 OLED 전환 파급효과는 크다. 아이폰 규모 이상의 새로운 시장이 한 개 더 생기는 것과 비슷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를 시작으로 경쟁사들이 태블릿 OLED 채용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아직 OLED 패널 기반 태블릿 PC 시장이 그 규모가 작다는 한계는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등에 따르면 태블릿 OLED 보급률은 지난해 기준 3%에 불과하다. 아이패드 OLED 탑재가 본격화되는 2024년엔 10%, 2029년엔 21%로 늘어날 전망이다.노트북 OLED 보급률도 지난해 4%에서 2029년 27%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가 발간한 'IT용 OLED 기술과 산업 동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태블릿PC와 노트북, 모니터용 OLED 출하량이 연 평균 41%의 성장률을 기록해 2027년에는 그 출하량이 31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패널을 공급하는 국내 양대 디스플레이 업체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발빠르게 양산 준비에 나서고 있다. 양사가 본격적으로 아이패드용 OLED 패널을 양산하는 시기는 내년 1분기 이후로 추정되고 있다. 다만 애플 혹은 공급사 사정에 따라 실제 양산 시점은 다소 앞당겨지거나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이와 같은 아이패드 패널 협업은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연말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올 4분기 삼성디스플레이는 2조 원을 돌파하는 영업익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 3분기 역시 중소형 OLED 패널의 판매 호조 덕분에 올해 첫 영업익 1조원을 돌파하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올 3분기 그 적자 규모를 전보다 줄이는데 성공하며 실적 개선 희망을 키우고 있다.3분기 영업손실은 662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해 2200억원 가량이 줄었다.올해 4분기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턴어라운드를 시작해 내년에는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아이패드 호재가 직접적으로 반영되기 전인 당장 4분기부터도 국내 패널 업체들이 '아이폰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고 있다.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아이폰15 패널 출하 증가로 삼성 및 LG디스플레이는 4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고 봤다. 이어 "4분기 아이폰15 프로와 아이폰15 프로맥스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3.5배 증가한 4200만대일 것"으로 추산했다.
전작과 달리 이번에 출시된 아이폰15의 패널 물량 전량은 현재 국내 업체들이 모두 공급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 전 모델에 패널을 공급하고, LG디스플레이는 프로와 프로맥스 모델 2종 패널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기존 TV 및 모바일에 집중하던 국내 패널 업체들이 사업 구조 다각화로 눈을 돌린 점도 실적 개선에 보탬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 및 LG디스플레이는 현재 OLED 포트폴리오를 모바일과 TV 뿐 아니라 XR 및 전장으로도 확장한 상태다. LG디스플레이의 차량용 디스플레이 수주 잔액은 올해 20조원 초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2025년까지 30%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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