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이 8⅔이닝 무실점…LG, '철벽 불펜' 없었으면 역전승도 없었다 [KS2]

조은혜 기자 2023. 11. 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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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잠실, 조은혜 기자) '7명이 8⅔이닝 무실점' LG, 철벽불펜 없었으면 역전승도 없었다 [KS2]

선발투수가 1회를 버티지 못하고 내려가며 시작한 가시밭길이 예고된 경기, 하지만 버티고 버틴 LG 트윈스가 끝내 역전승을 만들었다. 불펜의 힘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다.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LG는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KT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짜릿한 5-4 역전승을 거뒀다. 전날 1차전에서 2-3 석패를 당했던 LG를 1점 차 승리로 전날 패배를 설욕하는 동시에 팀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LG의 한국시리즈 승리는 지난 2002년 삼성 라이온즈와의 5차전 이후 7670일 만이다.


분명 쉽지 않은 경기였다. 이날 선발투수로 등판한 최원태는 마운드에 올라 좀처럼 영점을 잡지 못했다. 선두 김상수부터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낸 최원태는 황재균에게 중전안타, 앤서니 알포드에게 다시 볼넷을 허용하며 만루에 몰렸고, 박병호의 땅볼 타구로 아웃카운트 하나를 늘렸으나 계속된 만루 위기에서 장성우에게 좌전 2루타를 맞고 2실점을 했다.

결국 LG 벤치는 투수 교체를 단행했고, 이정용이 배정대에게 2타점 좌전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최원태의 실점도 4점으로 불어났다, 이후 이정용은 문상철을 삼진 처리, 배정대의 도루실패로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정리했다. 

이정용은 2회초에도 등판해 신본기를 3루수 땅볼로 돌려세웠고, 조용호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3루 쇄도를 시도한 조용호가 잡히며 무주자. 이어 김상수에게 중전안타를 내줬으나 황재균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2회초를 끝냈다.

3회초는 정우영이 알포드, 박병호, 장성우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을 삼진과 연속 유격수 땅볼로 깔끔하게 처리했다. 이어 4회초 배정대의 1루수 땅볼 후 문상철과 신본기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면서 위기에 몰렸으나, 배턴 터치를 한 김진성이 조용호 볼넷 후 만들어진 만루에서 김상수를 우익수 뜬공, 황재균을 삼진으로 처리하고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백승현이 5회초 알포드를 중견수 뜬공, 박병호를 삼진으로 잡은 뒤 장성우 볼넷, 배정대 중전안타로 만든 위기에서는 유영찬이 구원에 나섰다. 유영찬은 문상철에게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내고 실점을 막았다.

유영찬은 그 뒤로 2이닝을 더 던졌다. 6회초와 7회초 삼자범퇴로 내용은 더없이 깔끔했다. 올해 1군 무대를 처음 밟았으니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는 당연히 처음. 그럼에도 완벽투를 펼치며 팀을 구했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후 "고우석을 9회에만 쓰려고 해서 승리조에서 한 이닝이 비어 있었는데, 최동환을 쓰려다 유영찬의 투구수도 얼마 되지 않았고, 구위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서 2이닝을 더 끌고 갔는데, 영찬이가 완벽하게 막아주면서 역전의 발판이 됐다"고 유영찬의 호투를 칭찬하기도 했다.


8회초에는 함덕주가 나와 장성우와 배정대에게 연속 삼진을 솎아냈고, 문상철을 중견수 뜬공으로 세 타자를 가볍게 처리했다. 1차전에서도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던 함덕주는 이날 LG의 7670일 만의 승리투수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전날 패전투수가 됐던 고우석도 완벽하게 자기 모습을 찾고 팀의 승리를 지켰다. LG가 박동원의 투런포로 5-4로 역전에 성공한 9회초, 고우석은 김민혁 삼진, 조용호 삼진, 김상수 2루수 땅볼로 그 어떤 위기도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염경엽 감독이 흐뭇할 수밖에 없는 경기 내용이었다. 염 감독은 "가장 중요한 부분은 오늘 승리가 단 1승이 아니라, 우리 선수들에게 시리즈의 자신감을 만들어주는 그런 경기가 됐다는 점"이라며 "젊은 불펜들이 경험이 없어서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오늘 굉장히 좋은 경험을 하면서 나머지 시리즈에서 또 우영이나 영찬이, 승현이 이런 선수들을 더 과감하게 기용할 수 있는, 감독에게 많은 카드를 만들어준 경기였다"고 돌아봤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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