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선물에 "머리 터질까?"…尹국빈방문 앞둔 찰스3세 농담
영국 찰스 3세 국왕이 8일(현지시간) 처음으로 영국 내 한인타운인 뉴몰든을 방문해 한인들을 만나 한국문화 예습을 했다. 이번 일정은 오는 20~23일 윤 대통령 부부 국빈 방문 계기로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찰스 3세 국왕은 이날 오후 윤여철 주영대한민국대사와 런던 외곽의 뉴몰든 한인타운을 찾아 한복을 입은 아이들의 환영을 받았다. 이어 뉴몰든 감리교회에 모인 지역사회단체들로부터 한국 문화를 소개받고, 교회에 전시된 한국 음식들을 둘러봤다.
찰스 3세 국왕은 한인들이 찰스 3세 생일(11월 14일)을 앞두고 미리 준비한 한식 생일상과 김치와 김치 요리책을 생일 선물로 받았다. 특히 매운 음식을 먹지 못하는 찰스 3세 국왕은 김치를 선물 받고선 "(먹으면 매워서) 머리가 터질까? (머리가) 남아 있을까?"라며 걱정하면서도 유쾌한 농담을 던졌다고 한다. 윤 대사는 "국왕이 김치 선물을 받고 '배추(cabbage)로 만든 것이죠'라고 물어서 '발효된 것'이라고 했더니 어떤 맛일지 궁금해하는 표정이었다"고 전했다.
찰스 3세 국왕은 이어 지역 뮤지엄의 한영수교 140주년 기념 전시를 둘러보고 한인 합창단의 '아름다운 강산' 노래와 무용 공연을 감상했다. 공연을 마친 무용가가 공연에 사용한 부채를 건네며 펴보라고 제안하자 찰스 3세 국왕은 이를 시도해봤지만 잘 안되자 껄껄 웃기도 했다.
이후 한 한국인이 운영하는 카페에 들러 케이크와 팥빙수 등 한국요리를 체험했다. 카페에 있던 청년들과 대화를 나누며 최근 K팝 등 영국 내 한국 문화 인기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한국 문화의 인기를 실감했다고 한다.
이날 찰스 3세 국왕을 환영하러 온 한 교민은 "대관식 이후 첫 국빈 방문으로 한국 대통령을 초청했고 그 사전 행사로 교민 사회의 중심인 뉴몰든을 방문하는 것은 브렉시트 이후에 영국의 주요 파트너로 대한민국의 국격이 올라갔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윤 대사는 "국왕이 뉴몰든을 찾아와 한 명 한 명 대하는 것을 보니 영국에 정착한 한인에게 용기를 주고 한국 문화를 이해하려는 진심이 담긴 것 같아서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 국빈 방문을 앞두고 영국에 자리 잡은 한인들을 만나고 한국 문화를 접한 것이 국왕으로선 한국에 관한 이해를 높이고 한영 관계 방향을 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찰스 3세 국왕은 지난 7일 의회 '킹스 스피치'에서 윤 대통령 부부 국빈 맞이를 고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 부부는 오는 20일부터 3박 4일간 찰스 3세 국왕 초청으로 영국을 국빈 방문한다. 윤 대통령은 찰스 3세 대관식 후 영국을 국빈 자격으로 찾는 첫 해외 정상이다.
윤 대통령은 21일 영국 의회 연설에 나서며, 22일에는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한-영국 정상회담’을 갖는다.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양국 간 미래 협력 방향을 담은 ‘한-영 어코드 문건’을 채택할 예정이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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