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박민식, 대구·분당 출마 채비…원희룡·한동훈 선택은
올해 국정감사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윤석열 정부 1기 내각 인사들도 서서히 내년 4월 총선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 먼저 정치인 출신 장관들의 ‘여의도’ 복귀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2024년도 예산안’이 통과되는 대로 연내 사직할 전망이다.
여권 관계자는 8일 통화에서 “재선 의원인 추 부총리는 지역구인 대구 달성에 다시 출마하기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박 장관은 현재 거주 중인 경기 성남 분당을에 출마할 계획이다. 박 장관 측은 “박 장관은 분당을 외 다른 선택지는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며 “대통령실에도 ‘국회에 들어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온 힘을 다해 싸우겠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전달했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 총선 때 옆 지역구(분당갑)에서 당선됐다가 경기지사 도전으로 사퇴한 김은혜 홍보수석도 분당을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어 ‘내부 교통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3선 국회의원이자 재선 제주지사 출신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출마 여부도 관심사다. 지난 대선 때는 당내 경선 문턱을 넘지 못했지만, 행정 경험을 발판으로 다시 총선을 통해 친정으로 돌아가 입지를 다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익명을 원한 여권 관계자는 “당에서 이미 원 장관에게 총선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안다”며 “스타급 장관인 만큼 이재명(계양을) 더불어민주당 대표나 심상정(경기 고양갑) 정의당 의원과 맞붙어야 한다는 구체적인 아이디어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원 장관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선거에 나설지 아직 결정을 안 했다”며 “단순히 내가 나가서 승리한다 만다 보다 여권 전체의 큰 혁신 흐름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게 맞는지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대 관심사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거취다. 관련 질문이 나올 때마다 한 장관 스스로는 ‘본업’에 충실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있지만, 당의 출마 요구가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익명을 원한 여권 고위 관계자는 “한 장관은 이미 총선이라는 링 위에 올라가기 전 몸을 푸는 복서의 모습에 가깝다”며 “최근 주변의 출마 권유가 커짐에 따라 총선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고심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공직자가 총선에 출마하려면 내년 1월 11일까지는 사퇴해야 한다.
여권에 따르면 최근 정치인 출신인 박민식·원희룡 장관, 전 통일부 장관인 권영세 의원 등이 서울 모처에 모여 국정 현안과 총선 전망 등에 대한 얘기를 나눴는데, 이 자리에는 한 장관도 있었다고 한다. 다만, 다른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한 장관은 내가 쓸 데가 있으니 자꾸 바람 넣지 말라’는 취지로 말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정치인 출신인 박진 외교부 장관을 두고도 여러 얘기가 오간다. 여권에선 보수 텃밭인 현 강남을이나 이전에 3선을 했던 종로보다는 험지에 출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동시에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와 복잡해진 국제 분쟁 이슈 등과 맞물려 유임할 수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2020년부터 2년간 국민의힘 비례대표를 지낸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에서 내년 총선 출마와 관련해 “현재는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 장관 주변에서도 “출마보다는 현업에 충실하겠다는 쪽에 가까운 것으로 안다”는 반응이다. 이 밖에 비정치인 출신인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정황근 농림수산식품부 장관도 각각 연고가 있는 부산과 천안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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