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와 동거' 예언한 전문가에 물었다, 집값 더 떨어질까요?

김도년 2023. 11. 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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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문성 라이프운용 애널리스트

■ 머니랩

「 최근 ‘미 국채 금리 쇼크’ 이후 ‘예언자’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시장이 긴축 완화를 점칠 때 “고금리 장기화에 대비하라”고 주장한 이를 만났습니다. 금리·채권, 복잡하시죠? 하지만 이 사람은 『부동산을 공부할 결심』으로 화제를 모은 채권 전문가입니다. ‘고금리 장기 동거’ 시대 집값은 어떻게 될까요? ‘즉답’보다 문제 ‘풀이과정’에 주목하길 바랍니다.

배문성

“5% 쇼크.” 최근 ‘마의 5%’ 벽을 뚫고 튀어 올라 아시아 금융시장을 강타한 미국 국채 금리 얘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19일(현지시간)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5.001%까지 올랐다. 세계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7월 이후 처음이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세계 중장기 자금 시장 금리의 기준점 역할을 한다. 머니랩은 배문성 라이프자산운용 애널리스트를 인터뷰해 ‘미 국채 쇼크’ 배경과 금리 전망, 그에 따른 투자법을 짚어봤다. 그는 대다수 전문가가 ‘조만간 긴축 강도가 완화할 것’이라고 외칠 때 ‘고금리 장기화에 대비하라’고 주장한 채권 전문가다.

Q : 이른바 ‘미 국채 쇼크’가 생긴 원인은.
A :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장 일각에선 ‘고금리 장기화론’이 있었지만, 대세로 떠오르지 않다가 추석을 지나면서 시장의 컨센서스(합의된 예측)가 됐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2%대로 안착하기 어려울 거라는 전망과 미국 경기 침체가 쉽게 오지 않을 것 같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면서다.”

차준홍 기자

Q : 상반기만 해도 연방준비제도(Fed)가 ‘조만간 피벗(Pivot·긴축 완화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는데.
A : “불을 지핀 건 고용·경기 지표다. 고용·경제지표가 잇따라 ‘호조’를 띠면서 시장 전망이 바뀌었다. (※ 올해 3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은 2분기 대비 연율 4.9% 증가했다. 지난 9월 비농업부문 취업자 수는 전월보다 33만6000명 늘었다.) 두 번째 요인은 수급이다. 장기 채권 금리가 서서히 오르던 상황에서 장기 국채 발행 확대가 트리거(방아쇠)가 됐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의 구조적인 정부 부채 확대를 우려하며 신용등급을 한 단계 하향(AAA→AA+)했다. 채권 공급은 느는데 투자 수요는 위축되면서 수급이 꼬였다. 셋째는 국제 정세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탓에 재정적자가 심화하는 와중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까지 발생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우크라이나는 물론 이스라엘도 지원하자며 추가경정예산안 제출 계획을 내놓으면서 재정적자 심화 요인이 부각됐다. 이 때문에 미국 국채 금리가 더 뛰어올랐다.”

차준홍 기자

Q : 경기 침체 지표인 장단기 금리(10년물-2년물)는 지난해 7월부터 역전했다.
A : “통상 장단기 금리 역전 후 1~2년 뒤 경기 침체가 왔다. 2000년대 닷컴 버블 붕괴, 2008년 세계금융위기 때도 반복됐다. 과거 패턴을 학습하면서 생긴 ‘지나친 탐욕’이 일부 영향을 주고 있다. 상당수 투자자가 ‘결국 경기 침체가 와서 기준금리를 빠르게 낮출 테니, 장기채권을 사놓고 버티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기대했다. Fed가 금리를 올렸는데도 시장이 매수세로 쏠리니까 장기채 금리가 더 내려서 버블을 심화시킨 것이다. ‘미 국채 쇼크’는 이런 버블이 터진 것이라 볼 수 있다.”

Q : 미국 장기국채 금리는 어디까지 오를까.
A : “‘고금리 장기화론’이 당분간 시장 내 대세론으로 통용될 것이다. 앞으로 최소 6개월 동안은 연 4.5% 이상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김영옥 기자

Q : 금리가 오른다면 집값 역시 지금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클까.
A : “세계적인 고금리 흐름은 국내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준다. 가을부터 가계대출 금리도 올라 서울 인기 지역 부동산 매수세도 약해진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과 달리 한국은 과중한 가계부채로 가계의 재무건전성이 악화한 상황이기 때문에 고금리를 버틸 체력이 비교적 약하다. 고금리가 장기화하면 주택 수요 약세 흐름도 길어질 수 있다.”

Q : 전셋값은 어떻게 될까.
A : “전세는 채권금리 변화와 상관관계가 매우 밀접하다. 가령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로 인해 채권금리가 급등했을 때 전셋값도 저점을 형성했다. 이후 채권금리가 내려가면서 전셋값도 높아졌지만, 또다시 채권금리가 올랐으니 전셋값 상승세도 제한적일 거라고 본다. 특히 올해 연말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와 내년 말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입주가 풀리면 전셋값 오름세를 제한할 것으로 예상한다.”

Q : 오피스텔·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 투자는 어떤가.
A : “최근 4%를 훌쩍 넘긴 10년 만기 국채 이자율을 고려하면 오피스텔·상가 같은 수익형 부동산 투자는 메리트가 없어 보인다. 국채 수익률 이상의 임대료 수익이 나와줘야 하는데 각종 중개료, 건물 감가상각비, 관리비용 등을 생각했을 때 그럴 수 있을지 의문이다.”

■ 더 자세한 내용은 더중앙플러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머니랩

① 1억에 당장 ‘月 80만원’ 준다…이래도 5% 정기예금만 할래?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03930

② “美, 내년 상반기엔 금리인하…한국·브라질 국채 사 모아라”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05063

③ “월 500만원 받고 싶어요” 51세 미혼여성 연금 전략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05376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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