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나는 신의 직장, 칼바람 분다

신준섭,박세환 2023. 11. 9.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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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조원 빚에 시달리는 한국전력공사가 살을 깎는 자구책을 또 내놨다.

2026년까지 1200명에 가까운 인력을 감축하고 신규 인력 충원 규모도 최소화하기로 했다.

김 사장은 "원전 수출 추진 등을 위해 필요한 인력 수요 800명은 현 인원을 재배치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요금 인상에 앞서 요구한 추가 자구책 마련의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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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2026년까지 1188명 감축
인재개발원 매각… 본사 20% 축소
오늘부터 산업용 요금 10.6원 ↑
서울 소재 한국전력공사 지역본부 자료사진.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습니다. 뉴시스


200조원 빚에 시달리는 한국전력공사가 살을 깎는 자구책을 또 내놨다. 2026년까지 1200명에 가까운 인력을 감축하고 신규 인력 충원 규모도 최소화하기로 했다. 서울 공릉동 인재개발원 부지 등 ‘알짜 자산’도 판다. 하지만 적자 해소의 핵심인 전기요금 인상은 산업용에 한해서만 이뤄져 위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하고 인력 구조조정과 자산 매각 등이 포함된 자구책을 발표했다. 지난 5월 1차 자구책에 이은 두 번째 조치다. 한전은 먼저 지난 5월 밝힌 488명의 인력 감축 외에 3년간 700명을 더 줄이기로 했다. 직접적인 구조조정 규모만 1188명이다. 같은 기간 신입사원은 최소 인원만 모집한다. 김 사장은 “원전 수출 추진 등을 위해 필요한 인력 수요 800명은 현 인원을 재배치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전의 누적적자는 약 47조5000억원이며, 발전 자회사를 포함한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는 201조원이다.


희망퇴직도 시행한다. 한전이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이후 처음이다. 희망퇴직 위로금은 간부급 직원들의 임금 인상 반납분과 자체 재원 마련을 통해 조달하기로 했다. 단 구체적인 희망퇴직 시기와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다.

구조조정과 희망퇴직으로 발생하는 인력 부족은 조직개편으로 해소할 계획이다. 한전은 현재 상주 인력 1796명인 본사 조직을 20% 축소해 249명 규모 인력을 줄이기로 했다. 또 소규모 한전 지사를 인근 거점 지사로 통합하는 식으로 전국 지사의 25%가량을 구조조정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2001년 발전 자회사 분사 이후 최대 규모의 조직개편을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전은 64만㎡ 부지인 공릉동 인재개발원도 매각한다. 이곳은 한전 직원들이 입사 면접을 보고 신입교육을 받는 상징적 장소다. 한전은 그동안 해당 부지 매각에 부정적 입장이었지만 9분기 연속 적자 기록에 입장을 바꿨다. 현재 자연녹지인 부지 용도를 변경하면 자산 가치를 7800억원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전은 100% 지분을 보유한 알짜 자회사인 한전KDN 지분도 20% 매각하기로 했다. 수익성이 양호한 필리핀 칼라타간 태양광사업 보유 지분 38%도 전량 매각할 계획이다.

이번 조치는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요금 인상에 앞서 요구한 추가 자구책 마련의 결과물이다. 산업부는 한전이 자구책을 발표한 이날 4분기 산업용 전기요금을 킬로와트시(㎾h)당 평균 10.6원 인상하겠다며 화답했다. 다만 민생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주택용과 일반용 전기요금은 동결했다. 가스요금도 동결하기로 했다. 강경성 산업부 2차관은 “가스요금은 다섯 차례에 걸쳐 지난해 초 대비 45.8% 인상해 국민 부담이 매우 커져 있는 상황이고 난방 수요가 늘어나는 시점이라는 것을 고려해 동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박세환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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