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요금 인상 손 못쓰는 정부… ‘스트림플레이션’ 현실화

박세환 2023. 11. 9.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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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가 줄줄이 구독료를 올리면서 스트리밍과 인플레이션을 합친 이른바 '스트림플레이션'이 현실이 되고 있다.

정부는 넷플릭스를 비롯한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료에 대해 특별물가조사를 실시하고 있는데, 대부분 다국적 기업인 OTT에 요금 조정을 권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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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물가 조사… 대부분 다국적 기업
넷플릭스 등 추가 요금 인상 방침
요금조정 권고 등 개입 여의치 않아
게티이미지


최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가 줄줄이 구독료를 올리면서 스트리밍과 인플레이션을 합친 이른바 ‘스트림플레이션’이 현실이 되고 있다. 정부는 넷플릭스를 비롯한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료에 대해 특별물가조사를 실시하고 있는데, 대부분 다국적 기업인 OTT에 요금 조정을 권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조만간 계정공유에 추가 요금을 부가할 방침이다. 같은 가구에 속하지 않는 구성원과 계정을 공유하려면 1명당 5000원을 추가로 결제해야 한다. 디즈니플러스도 기존 월 9900원의 단일 요금제로 운영되던 요금제를 스탠더드(월 9900원)와 프리미엄(월 1만3900원) 2개로 나눴다. 국산 OTT인 티빙도 다음 달 1일부터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요금제별로 1600원~3100원가량 월 이용요금을 올릴 예정이다.

의식주 전반에서 물가가 오르는 가운데 스트림플레이션도 일반 국민에겐 적지 않은 부담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2022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OTT를 이용하는 국민의 비율은 72%였다. 지난 8월 기준 넷플릭스의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는 1223만명에 달했다. MAU란 한 달간 해당 서비스를 쓴 총이용자 수를 뜻한다.


기획재정부는 지난여름 이후 업계에 라면과 우유 등의 가격 인상을 자제해달라고 직·간접적으로 권고했다. 라면 업계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지난 6월 “라면값을 적정하게 내렸으면 좋겠다”고 언급한 지 9일 만에 가격을 하향 조정했다. 정부는 최근엔 물가관리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라면, 빵, 과자, 우유 등 7개 품목에서 담당자를 지정했다.

농산물이나 가공식품과 달리 정부가 OTT 가격 조정에 개입할 여지는 크지 않다. OTT 업체들은 사기업이고,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등은 글로벌 기업이라 정부 권고가 힘을 발휘하기 어렵다.

기재부는 현재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 서비스 가격 수준을 들여다보고 있다. 사단법인 미래소비자행동이 기재부로부터 의뢰를 받아 조사를 진행 중이다. 적정한 구독료 수준과 콘텐츠 품질 등이 주요 조사 대상이다. 미래소비자행동은 이르면 이번 달 조사를 마치고 기재부에 결과를 보고할 예정이다.

다만 특별물가조사가 넷플릭스 구독료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2021년에도 서울 YWCA에 의뢰해 구독서비스 관련 특별물가조사를 실시했다. 당시 소비자의 56.6%는 OTT 서비스 이용료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YWCA는 OTT 업체들이 소비자에게 한 달간 무료 이용권을 제공하고, 이후 자동으로 구독료를 결제하게 하는 이른바 ‘다크 넛지’ 마케팅을 소비자가 스스로 조심해야 한다는 식의 결론만 내렸다.

이에 정부가 OTT 구독료 인상에 따른 서민 체감 물가 상승을 막기 위한 새로운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동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정부가 단순히 OTT 구독료만 조사할 게 아니라 구독료 인상이 물가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부터 제대로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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