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지브 비스워스의 마켓 나우] 호주의 신성장동력 ‘녹색 수소’
올해 호주는 2022년 5월 이후 통화 긴축의 누적적인 영향으로 경제성장 동력이 약해졌다. S&P 글로벌이 발표하는 유도은행(Judo Bank) 호주 종합 PMI(구매관리자지수) 10월 수치는 지난 넉 달 동안 세 번째로 50 미만을 기록했다(50 이상은 경기 확장을, 50 이하는 침체를 의미). 이는 국내 수요의 약화, 높은 인플레이션의 지속적인 압력, 그리고 통화 긴축의 영향이 반영된 결과다. 2022년 이후 소비 지출은 현저히 둔화했다. 인플레이션 상승과 금리 상승, 그리고 이로 인한 주택 담보 대출 비용의 상승으로 가구의 소비력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내수의 둔화에 따라 전반적인 국내총생산(GDP) 성장은 2022년 3.7%에서 2023년 1.3%로 둔화가 예상된다.
주택 건설은 금리 상승 때문에 작년과 올해 약세를 보였다. 건설 자재 가격 상승과 숙련 노동력 부족도 신규 주택 건설의 성장을 제한했다. 반면 비주거용 건설은 여전히 강세를 유지했다. 건물 및 구조물에 대한 민간 자본 지출은 전 분기 대비 3.5% 증가했으며, 1년 전보다는 15% 늘어났다. 배터리에 사용되는 리튬과 같은 자원을 채굴하는 여러 프로젝트 및 비광업 산업에서 지연됐던 일부 프로젝트가 착수되면서 건물 및 구조물에 대한 투자 증가가 촉진됐다.
지난 2년 동안 호주 경제의 밝은 징조는 강력한 무역 흑자였다. 2023년 8월 현재 12개월 누적 무역흑자는 1360억 호주달러(AUD, 약 876억 US 달러)였다. 석유·가스·석탄 같은 에너지 원자재의 높은 가격이 수출액 증가에 일조했는데, 이는 2022년 전 세계 에너지 가격의 급등 덕분이었다. 2022년 약 8100만 메트릭 톤으로 추정되는 LNG(액화천연가스) 수출액은 전년 대비 86% 증가한 930억 AUD였다. 리튬 수출도 2020년 이후 급격하게 늘었는데, 이는 중국 본토 및 다른 자동차 제조업 중심지에서 전기차 배터리 생산과 관련된 수요가 급격히 늘었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전망하자면, 호주의 수출은 석유·가스·석탄 등 비재생 에너지에서 재생 가능 에너지로 전환되면서 이득을 볼 것이다. 호주는 2030년 이후 세계의 주요 녹색 수소(재생에너지로 얻은 전기로 분해해 만든 수소) 수출국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한국은 호주산 녹색 수소의 주요 수입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철강회사 포스코(POSCO)와 프랑스의 에너지 발전업체 ENGIE는 대규모 녹색 수소 프로젝트의 사전타당성 조사를 내년 초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 소재 POSCO의 열간성형철(HBI) 제조 공장에 녹색 수소를 공급해 친환경 철을 생산하는 것이다.
라지브 비스워스 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 아·태 수석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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