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 병역거부 “유죄”…김명수 대법서 잦은 소수의견
조희대(66) 전 대법관은 8일 신임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직후 “인사청문회 준비에 매진하겠다. 추가적인 말씀은 추후에 드리겠다”고 짤막한 소감만 남겼다. 조 전 대법관은 9일 오전 안철상 대법원장 권한대행 접견으로 청문회 준비를 시작한다.
조 전 대법관은 1986년 서울형사지방법원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해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사법연수원 교수,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대구지방법원장을 역임했다. 2014년 양승태 대법원장 제청으로 대법관에 임명됐고, 2020년 3월 퇴임했다.
조 후보자는 김명수 대법원장 시기에 보수적인 소수의견을 다수 냈다. 2019년 국정농단 사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어떠한 뇌물도 요구하지 않았고 이익을 취했다고 드러난 것이 없다”며 일부 무죄 취지 파기환송을 주장했다. 이때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씨에 대해서도 “(최씨가 받은 말 3필이) 최씨에게 소유권이 넘어가지 않아 뇌물로 보기 어렵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2020년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 상고심에서는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 직원들이 특검에 넘긴 청와대 문건은 위법하게 수집돼 증거능력이 없고, 파생된 2차적 증거들도 증거능력이 없다”며 무죄 취지 별개의견을 냈다.
조 후보자는 연수원 15기인 김명수 전 대법원장보다 선배다. ‘보수적이고 학구파인 정통 법관’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법원 내에선 “실력에 대해선 이견이 없이 뛰어나고, 말수가 적고 인품도 좋다”는 평이 많다. 한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그간 법원의 균열을 치유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검찰 내 평가도 긍정적이다. 연수원 제자인 한 차장검사는 “대법관 끝나고 교수로 간 것도 존경스럽고, 공사가 분명하고 자기관리가 매우 철저한 전형적인 법관 스타일”이라고 전했다.
다만 3년간의 공백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일부 있다. 한 고법판사는 “딱 옛날 법관 스타일이고, 오래 법원을 떠나 있어 최근 법원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부장판사는 “법원 내 젊은 세대와 갈등이 심화하지 않게 잘 조율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임명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돼 이른 시일 내에 취임할 경우, 대법관 임명제청 및 내년 2월 정기인사가 리더십의 첫 시험대로 꼽힌다. 한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진영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 게 조 후보자 최대 장점”이라며 “사람을 잘 쓰기만 하면 다들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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