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전문가의 역설적 제언 "기술 맹신 안돼…탑승 교육 필요"

우수연 2023. 11. 8.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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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이 빨라지기 위해서는 자율주행차 시스템을 맹신하면 안 된다는 역설적인 주장이 나왔다.

소비자의 기술 수용도는 탑승자가 자율주행차 탑승 전 얼마나 시스템 조작법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가를 의미한다.

자율주행차 운행에서도 탑승자의 기술적 수용·이해도가 사고의 찰나를 결정하는 중요한 유인이 될 수 있다는 것.

이날 세미나에서 다음 연사로 나선 최경호 대구경북과학기술원 교수도 자율주행차 탑승자 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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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한국수입차협회 정책 세미나

완전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이 빨라지기 위해서는 자율주행차 시스템을 맹신하면 안 된다는 역설적인 주장이 나왔다. 탑승자가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돌발상황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어야 큰 사고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명 사고 관련 자율주행 기술 이슈가 줄어야 기술 상용화에도 속도를 낼 수 있다.

신동훈 한국해양대학교 인공지능공학부 교수는 8일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FKI 타워에서 열린 수입차협회 정책 세미나에서 이같은 내용을 주장했다. 신 교수는 최근 자율주행 기술 개발이 '레벨 4(운전자가 없이 특정 구간을 운행할 수 있는 기술 수준)' 단계에서 정체되는 이유를 기술적 한계와 소비자의 낮은 기술 수용도 등 두 가지로 분석했다.

소비자의 기술 수용도는 탑승자가 자율주행차 탑승 전 얼마나 시스템 조작법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가를 의미한다. 신 교수는 "자율주행 기술은 아직 어린아이와도 같다"며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기능 등 기술의 혜택은 확실히 누려야 하지만 아직 기술이 미흡한 자율주행 부분은 인간의 지도와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8일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FKI 타워에서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사진=한국수입자동차협회]

신 교수는 자율주행 차량의 기술 수용도 문제를 비행기 '자동비행장치(오토파일럿)' 사례와 비교해 언급했다. 예를 들면 비행기 조종사가 오토파일럿을 조작하기 위해서는 수천시간의 비행 경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시판되는 반자율주행차의 경우 어제 운전면허를 딴 사람도 바로 운행할 수 있다. 그만큼 자율주행차에 대한 운전·탑승자의 기술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의미다.

또한 비행기 오토파일럿 운항 도중 돌발 상황이 발생할 경우에도 조종사가 충분히 시스템 조작법을 익혔다면 큰 사고를 피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율주행차 운행에서도 탑승자의 기술적 수용·이해도가 사고의 찰나를 결정하는 중요한 유인이 될 수 있다는 것.

신 교수는 "운전대가 없는 완전 자율주행차에서도 시스템이 불안정하게 움직인다면 탑승자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수동운전 전환 등 사전에 시스템에 대한 충분한 인지가 있다면 돌발상황에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다음 연사로 나선 최경호 대구경북과학기술원 교수도 자율주행차 탑승자 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공감했다. 최 교수는 "기존의 운전면허 제도를 개선하고 제작사들이 자율주행차 탑승자에 대한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며 "자율주행차에 대한 맹신과 잘못된 판단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 방지를 위해 인간과 기계를 연결하는 'HMI(Human Machine Interface)' 연구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며 "특히 운전권 전환에 대한 홍보는 많은 보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글로벌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 수준은 레벨 3 상용화와 레벨 4 기술 실증 단계에 머물러 있다. 레벨 3는 특정 구간에서 자율주행차가 주도적으로 운전하되 비상시에는 운전자가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반면 레벨 4부터는 운전석에 운전자가 앉지 않아도 된다. 특정 구간을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주행하되 비상시에는 시스템이 대응한다.

우리나라는 2020년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레벨 3 기술에 대한 안전 기준을 마련했다. 올해 말에는 메르세데스-벤츠, 혼다에 이어 세계 3번째로 레벨 3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된 양산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시속 80km로 달리는 레벨 3 자율주행 차량으로는 세계 최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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