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살려주세요” 애원한 아들딸 살해한 친부에 사형 구형

10대 자녀 둘을 살해 후 자신의 목숨도 끊으려 한 아버지에게 사형이 구형됐다.

지난 7일 경남 창원지방법원 형사4부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검찰은 50대 친부 A 씨에게 사형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8월 28일 낮 12시 15분께 김해시 생림면 나전리 인근 야산에서 자신의 자녀인 17세 B 양과 16세 C 군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가정 현장체험학습 후 월요일부터 등교해야 할 아이들이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는 교사의 신고를 받고 수색에 나섰다.

이날 야산에 세워진 1t 트럭 내부에 B 양과 C 군이 숨져 있는 것을 확인했으며 인근에서 자해한 상태의 A 씨를 발견해 긴급체포했다.

A 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으며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시인했다.

경남 창원지방법원. [사진=이세령 기자]

그는 자녀들에게 수면제를 탄 음료를 마시게 하고 아이들이 정신을 잃자 질식시켜 숨지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 안에서는 차량용 LP 가스통이 발견됐다.

A 씨는 극단적 선택을 하려 했으나 이혼 후 홀로 키운 자녀들만 남으면 평소 두 아이를 괴롭히고 학대한 70대 모친에게 자녀들이 계속 피해받을 것이 우려돼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건 한 달가량 전부터 병원을 여러 차례 다니며 수면제를 구하는 등 범행을 계획하고 자녀들과 마지막 추억을 보내기 위해 학교에 현장학습을 신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당일 차량 블랙박스에는 A 씨에게 “같이 여행 와줘서 고마워요, 나중에 커서 보답할게요”라고 한 C 군이 “살려줘, 아버지 살려주세요”라고 10여 분간 애원하는 목소리가 담겼다.

검찰은 이날 “A 씨가 한 달 전부터 범행을 계획한 뒤 잔혹하게 자녀들을 살해했다”라며 “범행 후 변명으로 일관하는 등 반성하지 않고 있으며 유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점 등을 고려해 판결해 달라”고 했다.

A 씨는 최후 진술에서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에서 너무 큰 죄를 지어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해당 사건 선고는 오는 14일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다.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ryeo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