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프랑스 현지도 홀렸다…“확실한 주전 입지 보장해야”

김명석 2023. 11. 8.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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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PSG와 AC밀란의 2023~24시즌 UCL F조 3차전 경기. 후반전 이강인이 팀의 세 번째 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이 득점은 이강인의 PSG 데뷔골·UCL 1호 득점이기도 하다. 사진=PSG SNS
파리 생제르맹(PSG) 이강인(왼쪽)이 킬리안 음바페 등 동료들과 26일 AC 밀란과의 2023~24 UEFA 챔피언스리그 승리 후 팬들과 기뻐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파리 생제르맹(PSG) 이강인이 26일 AC 밀란과의 2023~24 UEFA 챔피언스리그 승리 이후 잔루이지 돈나룸마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이강인(파리 생제르맹·PSG)의 현지 주가가 치솟고 있다. 주전 경쟁을 넘어 확실하게 선발 자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프랑스 현지 목소리가 잇따라 나오고 있을 정도다. 그만큼 최근 그라운드 위에서 보여주는 경기력이 인상적이란 뜻이다.

PSG 인사이드는 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스타디오 산 시로에서 열린 2023~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F조 경기를 마친 뒤 경기를 리뷰하면서 “이강인은 확실한 선발 자원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매체인 PSG 리포트 역시 “앞으로 이강인은 의심할 여지없이 선발로 나서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날 이강인은 팀이 1-2로 뒤지던 후반 15분 교체 투입됐는데, 조커를 넘어 이제는 확실한 주전 입지를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프랑스 현지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강인이 보여주는 경기력을 돌아보면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이날 PSG는 전반 9분 만에 선제골을 넣고도 내리 2골을 실점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특히 후반전엔 슈팅조차 제대로 기록하지 못한 채 어려움을 겪었다. 경기 흐름이 꼬이자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후반 15분 이강인 등 3명을 동시에 투입했다.

이강인은 비티냐 대신 투입돼 중원과 측면을 오가며 공격의 중심 역할을 했다. PSG의 후반전 첫 슈팅은 이강인이 공격의 중심에 선 이후엔 후반 22분에 나왔다. 이후에도 이강인은 드리블과 크로스 등으로 공격을 직접 풀었고, PSG의 공격도 살아나기 시작했다. 이강인의 투입 시점과 맞물려 PSG 공격 흐름이 바뀐 셈이다.

파리 생제르맹(PSG) 이강인이 8일 AC밀란과의 2023~24 UEFA 챔피언스리그 원정 경기에서 드리블을 시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파리 생제르맹(PSG) 이강인이 8일 AC밀란과의 2023~24 UEFA 챔피언스리그 원정 경기에서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자 아쉬워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강인이 직접 슈팅 기회도 만들었다. 후반 44분, 왼쪽 측면에서 공을 건넨 이강인은 어느새 빈 공간을 찾아 페널티 박스 오른쪽까지 이동했다. 이후 절묘한 보디 페이팅으로 수비에 가담한 올리비에 지루를 무력화시킨 뒤 왼발 슈팅까지 연결했다. 슈팅은 다만 골대에 맞고 아웃됐다. 이강인과 PSG는 땅을 칠 만한 장면이었고, 반대로 AC밀란 입장에선 가슴을 쓸어내린 순간이었다.

결과적으로 공격 포인트와 인연이 닿진 않았고, 팀도 1-2 역전패를 당했지만 교체 투입된 이강인의 존재감만큼은 현지에서도 화제가 됐다. 소파스코어, 폿몹 등 평점에서도 7점 이상의 평점을 받았는데, 이는 이강인의 출전 시간과 팀 결과를 감안할 때 이례적으로 높은 평점이었다. 이강인의 이날 존재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자연스레 현지에서부터 이강인을 조커가 아닌 선발로 기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기 시작했다. 선발과 벤치를 오가는 주전 경쟁 범위를 넘어, 이제는 확실하게 주전 입지를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이강인을 향한 현지 시선도 매우 긍정적이라는 뜻이다.

26일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PSG와 AC밀란의 2023~24시즌 UCL F조 3차전 경기. 후반전 이강인이 팀의 세 번째 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이 득점은 이강인의 PSG 데뷔골·UCL 1호 득점이기도 하다. 사진=PSG SNS
파리 생제르맹(PSG) 이강인이 26일 AC 밀란과의 2023~24 UEFA 챔피언스리그 데뷔골을 넣은 뒤 밀란 슈크리니아르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파리 생제르맹(PSG) 이강인이 26일 AC 밀란과의 2023~24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PSG

비단 이날 경기뿐만 아니다. 이강인은 지난달 AC밀란과의 챔피언스리그 홈경기에서 데뷔골을 터뜨리더니 이후 프랑스 리그1 2경기 연속 선발로 출전해 모두 공격 포인트를 쌓았다. 최근 공식전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2골 1도움)였다. 최근 팀 내 공격진 중에서도 돋보이는 상승세를 이어간 데다, 조커로 투입된 이날 AC밀란전 역시 남다른 활약상을 보여줬으니 현지 평가는 좋을 수밖에 없다.

시즌 초반과 달리 최근 이강인의 경쟁 상대는 포르투갈 출신의 비티냐가 된 모양새다. AC밀란전 역시 비티냐가 먼저 선발로 나선 뒤 그 자리를 이강인이 메웠다. 비티냐 역시도 워낙 재능이 있는 미드필더지만, 그라운드 위에서 보여주는 영향력은 이강인이 더 앞선다는 게 현지 공통된 평가다.

과거 PSG에서 선수로 통산 139경기에 출전했던 프랑스 국가대표 출신 제롬 로탕 역시도 이강인의 손을 들어줬다. 로탕은 프랑스 RCM스포르와 인터뷰에서 “내 생각에는 이강인이 비티냐보다 더 낫다. 이강인은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고 공을 지켜내는 방법을 안다. 발 기술이 좋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PSG는 AC밀란 원정에서 1-2로 져 승점 6(2승 2패)으로 조 2위로 떨어졌다. 선두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승점 7)와의 격차는 1점이지만 AC밀란(승점 5) 뉴캐슬 유나이티드(잉글랜드·승점 4)와 격차도 1~2점에 불과해 16강 진출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PSG의 남은 챔피언스리그 일정은 오는 29일 뉴캐슬과 홈경기에 이어 내달 14일 도르트문트 원정이다.

AC밀란전 교체 출전으로 숨을 고른 이강인은 오는 12일 오전 1시 스타드 드 랭스와의 프랑스 리그1 12라운드 원정경기를 통해 다시 공격 포인트 사냥에 나선다. AC밀란전 활약상과 현지 평가 등을 종합하면 선발 출전 가능성이 커 보이는 경기다.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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