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심각성 알지만… 2030세대, 자기 혈당 수치 모른다

김서희 기자 2023. 11. 8. 13:5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내 2030세대 당뇨병 유병률은 급증하고 있지만, 정작 이들의 당뇨병에 대한 인식과 관리 수준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 수가 60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2030세대의 당뇨병 유병률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30대 당뇨병 환자는 12만 1568명으로 4년 전보다 25.5% 늘었다. 같은 기간 20대 당뇨병 유병률은 약 47% 늘어 심각한 증가세를 보였다. 20대보다 높은 증가율을 보인 연령대는 80대 이상이 유일했다(52.5% 증가).

이처럼 국내 2030세대 당뇨병 유병률은 급증하고 있지만, 정작 이들의 당뇨병에 대한 인식과 관리 수준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14일 ‘세계당뇨병의 날’을 맞아 대한당뇨병학회와 노보 노디스크가 2030세대 344명을 대상으로 ‘당뇨병 인식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2030세대 응답자 10명 중 6명(59.9%)은 자신의 공복이나 식후혈당 수치를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복혈당 및 식후혈당 수치와 함께 당뇨병의 중요한 진단기준 중 하나인 ‘당화혈색소’에 대해서는 2030세대 중 ‘73.6%(344명 중 253명)’가 모른다고 응답했다. 당뇨병 고위험군인 ‘당뇨병 전 단계’를 모르는 사람도 54.2%(344명 중 186명)로 나타났다.

2030세대 응답자의 89.5%는 당뇨병을 ‘심각한 질환’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사진=대한당뇨병학회 제공

인식률 증가했지만 관리 수칙 실천율 제자리
2030세대가 당뇨병의 심각성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당뇨병 인식 조사에서 2030세대 응답자의 89.5%는 당뇨병을 ‘심각한 질환’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20대 88.2%, 30대 90.8%). 특히 당뇨병 비진단자(325명) 두 명 중 한 명은 자신이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했으며(20대 55.6%, 30대 43.6%), 고혈압이나 당뇨병에 대해 걱정해 본 비율도 66.7%로 나타났다(20대 68.5%, 30대 65.0%).

올 해 2030세대의 당뇨병 심각성 인지율은 지난 해(82.8%)보다 6.75% 상승했다. 당뇨병 고위험군 ‘당뇨병 전 단계’ 인지율은 작년보다 9.5% 올랐고, 30대의 인지율은 51.4%로 12.8%나 증가했다. 반면, 당화혈색소 인지율(26.5%)과 자신의 공복혈당이나 식후혈당 수치를 아는 사람의 비율(40.1%)은 지난 해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다(2022 년 당화혈색소 인지율 24.7%, 공복혈당 수치 아는 비율 40.8%). 당뇨병 관리 수칙 중 적정 체중 유지와 규칙적인 식사는 10명 중 세 명꼴(각각 36.7%, 39.7%)로, 규칙적 운동은 10명 중 두 명꼴(19.9%)로 실천하고 있어 지난 해 대비 큰 진전을 보이지 않았다.

2030세대 당뇨병 비진단자 중 당뇨병을 ‘심각한 질환’이라고 인식한 사람조차 자신의 공복혈당이나 식후혈당 수치를 아는 사람은 10명 중 4명에 그쳤다./사진=대한당뇨병학회 제공

젊은 당뇨병 관리 위해 국가적 개입과 지원 필요
당뇨병 유병률의 급증세와 질환 심각성 인지율 증가에도 불구하고 2030세대 당뇨병에 대한 경계심은 낮았다. 2030세대 당뇨병 비진단자 중 당뇨병을 ‘심각한 질환’이라고 인식한 사람조차 자신의 공복혈당이나 식후혈당 수치를 아는 사람은 10명 중 4명에 그쳤다(42.5%, 308명 중 130명). 당화혈색소 인지율은 이보다 낮았다(27.9%, 308명 중 85명).

당뇨병은 우리나라에서 질병 부담이 1위인 질환으로, 고혈압, 신장질환, 심근경색증 및 뇌졸증 등과 같은 만성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2030세대 당뇨병은 인슐린 저항성과 함께 췌장의 베타세포 기능이 빠르게 악화된다는 특징이 있다. 늦은 나이에 발병하는 당뇨병에 비해 이른 나이에 미세혈관합병증과 대혈관합병증 등이 발생할 수 있고 조기 사망의 위험 역시 증가한다.

대한당뇨병학회 원규장 이사장은 “이번 조사는 젊은 당뇨병 환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2030세대가 당뇨병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기획되었다”며 “젊은 당뇨병의 조기 발견과 관리를 위해 대한당뇨병학회는 대국민 캠페인과 교육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030세대는 질병 위험도가 낮을 것으로 생각해 당뇨병을 간과하기 쉬운 연령대로, 숨어 있는 당뇨병 환자와 당뇨병 고위험군을 발견하기 위한 국가적 개입이 필수다”며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대한당뇨병학회는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당화혈색소’를 추가하고, 남녀 모두 35세부터 당뇨병 선별 검사를 받을 것 등을 제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당뇨병학회는 당뇨병 환자 600만 명, 당뇨병 전 단계 인구 1500만명을 국가적 위기로 인식하고, 당뇨병 인식 개선과 조기 발견 및 적극적 관리 등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는 오는 14일 세계당뇨병의 날을 맞아 청와대에서 개최하는 ‘푸른빛 점등식’을 통해 당뇨병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정책적 지원을 촉구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당뇨병 위험도를 자가진단 해볼 수 있는 ‘당당체크 캠페인’을 11월 7일부터 21일까지 전개한다.

✔ 밀당365 앱-혈당 관리의 동반자
매일 혈당 관리의 필요성을 일깨워주는 당뇨병 명의들의 주옥 같은 충고를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Copyright © 헬스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