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고 싶어 너무 긴장했다"고 하지만, 승리엔 늘 '배정대'가 있다 [KS]

최원영 기자 2023. 11. 8.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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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잠실, 최원영 기자) 가을이 왔다. 긴장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배정대가 KT 위즈 타선을 이끌고 있다.

배정대는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14경기서 타율 0.309(55타수 17안타) 1홈런 8타점을 빚었다. 올해는 정규시즌을 2위로 마친 뒤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에 직행했다. NC 다이노스와의 5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375(16타수 6안타) 2홈런 8타점을 뽐냈다. KT의 2연패 후 3연승, 리버스 스윕에 기여했다.

플레이오프를 마친 KT 선수들은 "중요할 때마다 배정대가 활약해 준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배정대는 "그건 아닌 것 같다. 팀이 이길 때는 모든 팀원들이 다 잘해서, 질 때는 모두가 조금씩 부족해서 그렇게 된 것이라 생각한다"며 "내 홈런이나 적시타, 타점도 앞에서 다른 선수들이 그런 상황을 만들어줬기에 가능했다. 다 함께 이룬 결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플레이오프 시리즈 MVP를 거머쥔 구원투수 손동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배)정대 형이 정말 잘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이에 배정대는 "솔직히 (수상을) 조금 기대하긴 했다. 하지만 기록을 보니 (손)동현이가 나보다 훨씬 더 잘했더라. 욕심은 났지만 무조건 동현이가 받아야 한다고 봤다"고 미소 지었다.

지난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LG 트윈스와의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1차전을 치렀다. 3-2로 신승을 거뒀다. 타격감이 좋은 배정대는 기존 8번에서 6번 타순으로 올라왔다. 주전 중견수 자리도 지켰다. 볼넷 2개를 얻어내며 2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9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상대 마무리투수 고우석과 9구 승부를 펼쳤다. 볼넷으로 출루했다. 후속 문상철의 좌전 2루타에 홈을 밟았다. 결승 득점을 장식했다.

배정대는 "6번 타순에 있으면 찬스가 더 많이 올 것 같아 직접 해결하거나 출루해 기회를 연결하자고 다짐했다. 날이 추워져 초구부터 스윙을 확실하게 할 수 있게끔 몸을 만들고 타석에 임하려 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고우석 선수의 초구, 2구까지는 한 방을 의식했다. 하지만 공이 너무 좋아 장타가 나올 수 없을 것이라 판단했다. 빨리 계획을 바꿨다"며 "출루를 목표로 상대가 최대한 많은 공을 던지게 하려 했다. 조금이라도 체력을 떨어트리려 작전을 세웠는데 운 좋게 볼넷으로 걸어 나갔다"고 밝혔다.

이어 "(문)상철이 형의 안타가 나왔을 때 베이스러닝을 더 빨리 했어야 하는데 아주 빠르게 뛰진 않았던 것 같다. 반성해야 한다"며 "(LG 좌익수) 문성주 선수가 타구를 놓친 것을 보고 무조건 홈에 들어갈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1차전에서 승리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기뻤다. 웃음이 절로 나왔다"고 전했다.

정규시즌 LG에 무척 강했다. 11경기서 타율 0.429(42타수 18안타) 1홈런 8타점을 선보였다. 배정대는 "시즌 때처럼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LG에 좋은 투수들이 많아 상대하기 쉽거나 편하다고 느끼진 않는다"며 "타격감이 살아나는 시점에 만나 결과가 잘 나온 것일 수도 있다. 기록을 의식하기보다는 매 경기 그저 열심히 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사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긴장을 많이 했다. 배정대는 "라커룸 옆자리인 상철이 형에게 너무 긴장된다고 했다. 형이 '잘하고 싶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해줬다"며 "2021년 처음 한국시리즈를 할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경기에 임했던 것 같다. 지금은 그때보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욕심이 많이 난다"고 속마음을 내비쳤다.

걱정과 달리 선전 중이다. 배정대는 "한국시리즈는 하늘에서 내려준 기회인 것 같다. 결과도 하늘이 정해준다고 여기고 마음을 내려놓으려 노력 중이다. 보다 편하게 임하면 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덤덤히 말했다.

8일 잠실서 2차전이 열린다. 배정대는 "LG는 강한 팀이라 방심하면 안 된다. 빨리 두 번째 승리를 만들어야 한다"며 "들뜨지 않고 차분하게 우리가 할 수 있는 플레이를 펼치면 결과는 따라올 것이다. 한 경기씩 이기다 보면 마지막에 웃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사진=잠실, 최원영 박지영 기자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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