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P 반응 좋네?"… 전기차 할인 경쟁, '원가' 경쟁으로
아이오닉5·EV6 맞먹어… 아이오닉6·EV9은 1천대 이하
주행거리 짧아도 싸면 팔린다… 할인 대신 원가 낮추기 본격화

최근 전기차 시장이 주춤하는 가운데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한 저가 전기차 중심으로 판매량이 확대되고 있다. 사실상 전기차 판매를 가로막은 요인이 주행거리 보다 높은 가격이었음이 입증된 셈이다.
LFP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들이 시장에 통하면서 그간 출혈을 감수하며 전기차 가격을 할인했던 경쟁도 형태가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높은 가격대의 전기차를 할인하는 게 아니라 LFP 배터리를 탑재 하더라도 신차의 원가를 낮추는 것을 우선시할 것으로 보인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가 지난 9월 출시한 레이 EV는 10월 한달 간 1300대 판매됐다. 현대차·기아의 주력모델인 아이오닉5(1471대), EV6(1564대)와 비교해도 100~200대 차이에 불과한 수치다. 같은 달 472대 판매에 그친 아이오닉6와 비교하면 828대 많이 팔렸고, EV9(833대) 보다도 472대 더 팔렸다.
신차인 데다 가격이 저렴한 것을 고려하면 1300대라는 판매량이 월등히 많은 수치는 아니지만, 레이 EV의 판매량이 주목되는 건 현대차·기아를 통틀어 처음으로 중국 CATL의 LFP 배터리가 탑재됐다는 데 있다. 레이EV는 출시 전부터짧은 주행거리와 중국산 배터리라는 점에서 소비자들 사이 적잖은 우려가 나온 바 있다.
10월 레이EV의 판매량과 비슷한 실적을 올린 아이오닉 5, EV6의 경우 파격할인의 결과란 점도 눈여겨볼 만 하다.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 10월 한달간 코나EV는 200만원,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 400만원 할인해주는 대규모 판촉행사를 진행했다. 레이EV는 10월 할인 품목에서 빠졌다.
레이 EV는 기아가 자체적으로 할인하지 않았음에도 1300대가 팔려나갔고, EV6와 아이오닉 5는 제조사 할인이 더해지자 판매량이 늘어난 것이다.실제 가격 할인이 없었던 9월 EV6는 601대, 아이오닉5는 705대 판매되는 데 그쳤다.
레이 EV의 선전은 전기차 판매를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이 가격이었음을 잘 보여준다. 짧은 주행거리가 특징인 LFP 배터리에 대해 소비자들 사이 부정여론이 짙다 하더라도, 가격이 저렴하면 살 사람은 산다는 의미다. 반대로 그간 주류였던 NCM(삼원계)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는 주행거리가 길어도 가격 장벽이 높아 빠른 시간 내 판매량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가 지난 8월 출시한 모델 Y RWD도 전기차의 가격 인하가 판매량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증명했다. 모델 Y RWD는 기존 모델 Y에 중국산 LFP 배터리를 탑재해 가격을 낮춘 모델로, 지난 9월 총 4206대가 등록돼 수입차 판매 1위에 올랐다. 이 기간 모델Y RWD의 판매량은 전월(431대) 대비 875.9% 뛰었으며, 국내 주요 전기차 모델들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이 팔렸다.

LFP 배터리가 시장에 통하면서 그간 가격 할인에 매달리던 제조사들의 경쟁 양상도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주행거리 감소라는 치명적 단점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으로 시장성이 입증된 만큼, LFP 배터리를 탑재한 신차 간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LFP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간의 경쟁은 그간 출혈을 감수했던 가격 인하 경쟁과는 양상이 다르다. NCM 배터리 전기차 할인 경쟁은 제조 원가가 높은 전기차임에도 불구하고 타사의 할인 공세에 점유율 하락을 우려해 울며 겨자먹기로 동조하는 형태였다.
하지만 LFP 배터리는 기본적으로 제조 원가가 낮아 제조사도 차량 가격을 낮게 설정하는 데 부담을 덜 수 있다. 소비자들의 전기차 접근성이 높아짐에 따라 주춤했던 전기차 시장도 다시 되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앞으로의 경쟁 양상이 LFP 배터리의 원자재 가격을 더 저렴하게 수급하기 위한 형태로 변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LFP 배터리를 수급하려는 제조사가 늘면서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도 숙제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LFP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탑재하기 위해 복수의 국내 중견기업과 협력,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는 지난 6월 CEO 인베스터데이에서도 LFP 배터리 내재화에 대한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역시 지난 6일 독일 기가팩토리를 방문해 2만5000유로(약 3490만원) 가격대의 전기차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직원들에게 밝힌 바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는 배터리 값이 차량 가격을 좌우하기 때문에 반값 전기차 구현에 가장 편한 것은 LFP 배터리를 도입하는 것"이라며 "제조 원가를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제조사들도 NCM 배터리 전기차의 차량 가격을 할인할 때보다 부담이 덜하고, 전기차 시장도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외국인만 늘어나는 고용시장…청년일자리 확충 방안 절실 [尹정부 민생현안]
- 채팅男 만나러 미국 간 가정주부, 둘 다 싸늘한 주검으로
- "이게 브라야 유두야"…킴 카다시안 '벗은 느낌' 속옷 논란
- "배 나오는 게 느껴져" 임신 믿은 남현희, 전청조에 보낸 메시지
- 총선 5개월 앞두고 박근혜와 끈끈한 유대 다지는 尹, 왜?
- [재보선 현장] 하정우·한동훈, 포옹했다…"건강 챙기세요" "파이팅" 덕담도
- [중동 전쟁] 이스라엘, 2㎞ 헤즈볼라 터널 파괴…“폭발물 450t 쏟아부어”
- 청와대 "5급 승진 패스트트랙 도입…순환보직 없는 전문가 공무원 양성"
- “온 마을이 일군 기적”…협력과 연대로 다시 비상한 ‘빌리 엘리어트’ [D:현장]
- ‘4명 살리고 떠난 럭비 영웅’ 고 윤태일, 퇴근길 참변에도 산재 불인정…유족 ‘눈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