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비아 레전드, '황인범' 발음 못해 '김정은' 언급 충격…"무례함의 극치" 비판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츠르베나 즈베즈다에서 활약했던 레전드가 팀 최고 이적료를 기록하며 입단한 황인범의 이름을 아예 이상한 이름으로 불러 논란이다.
세르비아 방송 아레나 스포르트는 8일(한국시간) 츠르베나 즈베즈다와 라이프치히의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G조 4차전 맞대결을 생중계했다. 스튜디오를 비롯해 경기장에서 패널들이 이날 경기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날 패널 중 한 명인 네나드 예스트로비치가 즈베즈다의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황인범을 언급하면서 그의 이름을 발음하지 않고 북한 최고 지도자의 이름인 '김정은'을 언급했다. 이것이 방송을 타자 진행자는 급하게 "황, 황인범"이라고 정정했고 그제서야 예스트로비치도 황이라고 발음했다.
소셜네트워크계정 세르비안풋볼은 해당 소식을 전하며 "이건 새로운 수준의 아마추어리즘이며 명백한 무례함"이라고 지적했다.
예스트로비치는 1994년 OFK 베오그라드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해 주로 바스티아와 메츠(이상 프랑스), 무크롱과 안더레흐트(이상 벨기에)에서 전성기를 보냈다. 이후 알 아인, 알 나스르(이상 UAE)를 거쳐 지난 2007년 여름, 즈베즈다에서 한 싲능르 보냈다.
예스트로비치는 유고슬라비아에서 세르비아-몬테네그로로 국가가 바뀐 뒤 2003년 대표팀에 데뷔해 2년 간 A매치 12경기에 출전했다. 그는 2009년 메츠에서 공식적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즈베즈다는 이날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 위치한 스타디옴 라이코 미티치에서 열린 라이프치히와의 경기에서 1-2로 패했다.
이날 경기 패배로 즈베즈다는 승리 없이 1무 3패(골득실 -5)를 기록, 영보이스(스위스·골득실 -7)와 승점 동률이지만, 골 득실에서 앞서 3위를 지켰다.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진출이 좌절된 즈베즈다는 3위를 지켜 챔피언스리그보다 한 단계 낮은 UEFA 유로파리그 녹아웃 스테이지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린다.
황인범은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 활약했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앞서 경기 전 기자회견에 나섰던 그는 "내 경기력에 완전히 만족하지 않는다. 리그와 동료들에게 적응하고 있다"라며 "내 인생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를 뛰고 있고 앞으로도 더 발전하고 싶다. 라이프치히를 상대로 전술과 약속대로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즈베즈다 팬들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날 즈베즈다는 4-2-3-1 전형으로 나섰다. 오므리 글레이저 골키퍼를 비롯해 밀란 로디치, 나세르 지가, 알렉산다르 드라고비치, 스르잔 미하일로비치가 수비를 구축했다. 중원을 황인범과 구엘로 캉가가 지켰고 2선은 블라디미르 루치치, 미르코 이바니치, 오스만 부카리, 최전방에 장 필립 크라소가 출격했다.
원정팀 라이프치히는 4-4-2 전형으로 맞섰다. 야니스 블라스비흐 골키퍼를 비롯해 다비드 라움, 카스텔로 루케바, 모하메드 시 마칸, 벤야민 헨리힉스가 수비를 구성했다. 중원에 아마두 아이다라와 자비에 슐라거, 측면엔 에밀 포르스베리와 사비 시몬스가 나섰다. 최전방에 벤야민 세슈코 로이스 오펜다가 득점을 노렸다.
경기 초반 라이프치히가 기선을 제압했다. 전반 8분 만에 시몬스가 박스 왼쪽에서 전진한 뒤 감각적인 오른발 감아 차는 슈팅으로 즈베즈다의 골망을 흔들었다.
즈베즈다는 몇 차례 전진을 시도했지만,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오히려 라이프치히에게 계속해서 밀렸다. 전반 23분 세슈코가 박스 안까지 전진해 왼발 슛을 시도했고 1분 뒤엔 박스 바깥 중앙에서 세슈코의 중거리 슛이 이어졌다. 두 슈팅 모수 골문을 빗나갔다.
전반 43분엔 즈베즈다의 치명적인 실수로 오펜다가 완벽한 득점 기회를 맞았지만, 글레이저가 일대일 상황에서 침착한 선방을 보여 위기를 넘겼다. 즈베즈다는 곧바로 부카리를 향한 전진 패스로 반격에 나섰다. 슈팅까지 연결했지만, 블라스비흐의 슈퍼 세이브에 막히고 말았다.
라이프치히는 전반 추가시간에 빠른 역습 과정에서 포르스베리의 완벽한 득점 기회가 있었지만, 이를 놓치며 아쉬움을 삼켰다.
후반 초반 즈베즈다는 강력한 압박과 빠른 공격 전환으로 라이프치히를 압박했다. 라이프치히는 세세요 코가 후반 5분 중거리 슛으로 골포스트를 강타하며 상대를 위협했다. 2분 뒤엔 오펜다가 얼리 크로스를 감각적인 슈팅으로 연결했고 글레이저가 간신히 몸을 던져 쳐냈다.
즈베즈다의 결정적인 기회는 후반 중반 나왔다. 후반 28분 박스 안 혼전 상황에서 크라소의 슈팅을 블라스비흐가 막았지만, 잡는 데 실패했다. 이어진 슈팅도 블라스비흐가 막아내며 즈베즈다는 고개를 떨궜다.
후반 31분 라이프치히는 오펜다가 개인 능력으로 수비 한 명을 벗겨내고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추가 골을 터뜨려 격차를 벌렸다.
즈베즈다는 후반 35분 코너킥 상황에서 헨리힉스의 자책골을 유도하며 경기 막판 승점에 대한 희망을 이어갔다. 후반 추가시간 47분엔 황인범의 얼리 크로스 이후 과정에서 교체 투입된 올라이카의 슈팅이 막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균형을 맞추지 못한 즈베즈다는 라이프치히에 패해 승점 쌓기에 실패했다. 즈베즈다는 1무 3패로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첫 승에 실패했고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다. 이제 즈베즈다는 3위를 수성해 유로파리그로 향해야 한다.
황인범은 축구 통계 사이트 폿몹 기준으로 패스 성공률 82%, 기회 창출 1회, 상대 박스 내 터치 2회, 드리블 성공 1회, 정확한 롱패스 3회(7회 시도), 태클 성공 3회(5회 시도), 가로채기 1회, 수비 액션 7회, 리커버리 8회, 볼 경합 성공 7회 등 공수 양면에 걸쳐 맹활약했다.
이 경기 황인범의 히트맵은 예술이다. 경기장 전 지역에 골고루 그의 발자취가 찍히며 즈베즈다의 엔진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황인범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여름 이적시장에 전 소속팀 올림피아코스와의 갈등으로 인해 이적시장 활동이 지지부진했다. 그 때문에 유럽 주요 리그의 이적시장 마감 시한을 넘겨서도 뛸 팀을 찾지 못했다. 아직 마감 시한이 남아 있는 리그에서 뛸 곳을 찾던 그는 세르비아 명문 팀 즈베즈다를 선택했다. 즈베즈다는 그에게 구단 최고 이적료 500만유로(약 69억원)를 지불해 믿음을 보였다.
황인범이 즈베즈다를 선택한 배경 중 하나는 바로 챔피언스리그였다. 루빈 카잔 시절 유로파리그 예선 경기는 경험한 바 있지만, 아직 유럽대항전 본선 출전 경험은 없었던 그는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은 즈베즈다를 선택했고 챔피언스리그 데뷔에 성공했다.
황인범은 즈베즈다에서 리그 6경기 출전은 물론 지난 9월 맨체스터 시티 원정 경기를 통해 챔피언스리그 데뷔 무대를 가지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사진=Reuters,AP,EPA,AFP/연합뉴스, 즈베즈다, 아레나스포르트 SNS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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