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재테크]리스크와 위험의 본질적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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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저성장·결핍 시대에 들어서 있기 때문인지 우리 사회에 리스크 회피 풍조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것 같다.
50년 넘는 금융투자업계 경험을 돌이켜 보면, 50대 이상의 우리나라 부모 세대들은 세계 어느 나라 부모 세대보다 용감(?)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불확실한 시대에 부모 세대들에게 꼭 필요한 것은 자녀들을 안전하게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보다, 용기를 갖고 리스크에 도전하되 현명하게 관리할 수 있는 지혜를 가르치는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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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저성장·결핍 시대에 들어서 있기 때문인지 우리 사회에 리스크 회피 풍조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것 같다. 50년 넘는 금융투자업계 경험을 돌이켜 보면, 50대 이상의 우리나라 부모 세대들은 세계 어느 나라 부모 세대보다 용감(?)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시가 10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절반 이상 단기 부채를 안고 거침없이 매입하는가 하면, 큰 돈 벌 수 있다는 말만 믿고 퇴직금을 털어 변동성 큰 주식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사례도 자주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용감했던 부모 세대들에서 눈에 띄게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위험한 남자(결혼 상대로) 만나지 마라’ ‘위험한 회사 들어가지 마라’ ‘위험한 금융상품 사지 마라’ ‘위험한 일 시작하지 마라’…. 많은 부모가 자녀들을 바보로 만들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차라리 무모했던 시절에 더 희망이 있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부모 세대들이 왜 이렇게 약해졌을까. 본인이나 주위 사람들이 용감하게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보거나, 결혼에 실패하거나, 멀쩡한 직장에서 명퇴당하는 등의 사례를 많이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다만 여기서 분명하게 인식해야 할 게 있다. 결혼에서, 직장에서, 투자에서 실패했다면 그것은 위험한 결혼 상대, 위험한 직장, 위험한 금융상품이었기 때문이 아니다. 리스크가 따르는 결혼을, 취업을, 투자를 했는데 리스크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흔히들 리스크라고 하면 ‘위험(危險)’이라는 우리말로 쉽게 번역해서 쓴다. 언론에서도 그렇게 쓰고 있다. 주식이나 펀드처럼 가격이 내려가 손해를 볼 수 있는 상품을 위험한 상품이라고 부른다. ‘가격 하락=위험’이 연상돼 부정적인 생각이 앞서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험’이라는 말의 정확한 영어 표현은 '데인저(DANGER)'이다. 홍수 나서 죽을 위험, 폭탄 터져 죽을 위험의 ‘위험’인 것이다.
리스크는 위험하기만 한 상황과는 다르다. 위험과 리스크 모두 불확실한 상황을 의미하지만, 리스크는 관리가 가능하다는 속성이 있다. 예를 들어 리스크가 따르는 상품의 하나인 주식에 투자하면 손해를 볼 수도 있지만, 잘만 관리한다면 높은 수익을 낼 수도 있다. 이게 바로 리스크의 속성이다.
앞으로 다가오는 시대에선 결혼을 하는 데에도, 직업을 선택하는 데에도, 자산운용을 하는 데에도, 리스크를 떠안지 않으면 안 된다. 리스크를 적극 받아들이되 현명하게 관리하는 방법을 배우지 않고는 풍요로운 인생을 살 수 없다. 예를 들어, 종신고용제가 유지되고 평균수명이 짧았던 시절에는 안정된 직장에서 정년까지 근무할 수 있는 남성이 훌륭한 결혼상대자였다. 그러나 지금은 안정된 직장이라고 생각하고 들어갔는데 어느 순간 불안정한 직장으로 바뀌는 경우를 얼마든지 볼 수 있다.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채 경쟁력을 잃고 더 큰 어려움을 당할 수도 있을 것이다. 차라리 처음부터 리스크를 안고 도전해나가겠다는 직장관을 갖고 나가는 게 현명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불확실성 속에서 생존할 수 있는 역량과 경쟁력을 기를 수 있는 직장이 곧 좋은 직장’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리스크의 라틴어의 어원은 ‘용기를 갖고 도전한다’는 뜻에서 나왔다고 한다. 불확실한 시대에 부모 세대들에게 꼭 필요한 것은 자녀들을 안전하게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보다, 용기를 갖고 리스크에 도전하되 현명하게 관리할 수 있는 지혜를 가르치는 일이 아닐까.
강창희 행복100세자산관리연구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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