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최전선이 된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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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교전이 한 달을 넘긴 가운데 실제 전장 못지 않게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격전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다.
개전 이후 SNS상에는 벌써 4만개가 넘는 계정들이 만들어졌고, 이 계정들은 주로 하마스에 유리한 주장을 뒷받침하고자 만들어진 가짜뉴스를 공습용 폭탄 마냥 온라인상에 투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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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교전이 한 달을 넘긴 가운데 실제 전장 못지 않게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격전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다. 개전 이후 SNS상에는 벌써 4만개가 넘는 계정들이 만들어졌고, 이 계정들은 주로 하마스에 유리한 주장을 뒷받침하고자 만들어진 가짜뉴스를 공습용 폭탄 마냥 온라인상에 투하하고 있다.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의 발달로 진위를 가리기 어려운 뉴스와 사진, 동영상들의 제작이 매우 쉬워지면서 온갖 종류의 가짜뉴스가 판을 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어린이 학살, 포로학대 등의 선정적인 사진과 동영상들은 물론, 상대편의 중요한 작전 지휘관이나 장군이 포로로 잡혔다거나 아직 함락되지 않은 도시가 함락된 것처럼 묘사하는 거짓 정보들이 늘어나면서 피란민들의 혼란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텔레그램이 하마스의 공식 계정을 폐쇄한 데 이어 유럽연합(EU)에서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X(옛 트위터)에 가짜뉴스를 퍼나르는 계정들의 폐쇄를 요청하는 등 SNS상 가짜뉴스 규제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 2010년 북아프리카를 시작으로 중동의 주요 독재정권을 도미노처럼 무너뜨린 사회운동, ‘아랍의 봄’ 때는 사회혁명의 기반이 됐던 SNS가 순기능을 완전히 잃어버린 것이다. 당시 SNS는 각국 독재정권의 검열에 보도되지 못했던 정부 비판 뉴스들의 유통채널로 활약했지만, 이제는 가짜뉴스의 주요 유통 통로로 변질돼 버렸다.
지난 2014년 시리아와 이라크의 내전상황을 틈타 해당 지역에 빠르게 번졌던 군벌조직인 이슬람국가(IS)도 SNS 가짜뉴스로 빠르게 세력을 확장한 바 있다. IS는 주로 유럽에서 인종·종교적 차별을 받던 중동 이민자 가정의 10대 청소년들을 가짜뉴스와 동영상으로 선동해 조직원으로 포섭했고, 이들을 병사나 정보원, 테러리스트로 이용해 국제사회에 충격을 줬다.
하마스의 가짜뉴스는 IS보다 더 정교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중동 지역 주민들뿐만 아니라 이스라엘과 적대하는 중동국가들과 전쟁 개입을 망설이는 무장조직들도 대상으로 삼으며 각종 가짜뉴스를 만들고 있다. 최근에는 전쟁 개입 선언을 한 바 없는 예멘의 후티 반군이 전쟁에 참여했다는 가짜뉴스를 대거 게재하기도 하면서 확전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특히 내년은 전 세계적으로 ‘선거의 해’라 불릴 정도로 주요국의 선거가 이어진다. 1월 대만 총통선거, 3월에는 러시아 대선, 4월에는 우리나라의 총선이 있고 11월에는 미국의 대선이 있다. 하마스뿐만 아니라 사이버전에 특화된 대규모 부대를 갖추고 있는 북한, 중국, 러시아 등에서도 갖가지 SNS 가짜뉴스가 나올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처럼 SNS상의 가짜뉴스 위협은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지만, 한국의 가짜뉴스 대응방안은 여야의 정쟁 속에 표류하고 있는 상태다. 지금이라도 이 문제를 단순한 정쟁거리가 아닌 국가안보에 치명타를 줄 수 있는 심각한 사안으로 인식하고 초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할 것이다.
이현우 국제2팀장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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