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규모부터 철도정비 기술까지” 세계 최대·최고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을 가다

원나래 2023. 11. 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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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정비·중정비 업무 한 곳에서…스마트 융합정비기지
주행거리마다 시기별로 정비 ‘꼼꼼’
“최첨단 시설과 장비 갖춘 대한민국 고속철도 기술의 메카”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에 운행을 마친 KTX가 정비를 위해 정차 대기하고 있다.ⓒ코레일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은 고속철도(KTX) 경정비와 중정비 업무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스마트 융합정비기지다. 단순히 규모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고속철도 유지보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7일 시운전 열차인 EMU-320을 타고 도착한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 이날 경정비동의 안내를 맡은 윤광호 코레일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 부장은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에 대해 이 같이 설명하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윤 부장은 “5000㎞(하루) 주행을 마친 KTX 차량은 매일 2시간 가량의 기본정비를 받는다”며 “검수기준에 맞춘 주행거리에 따라 경정비를 시기별로 실시하게 된다. 이후 15년에 한번 씩 중정비동에서 대수선을 통해 안전성을 확보한다”고 말했다.

이날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에서는 운행을 마친 KTX가 정비를 위해 D1~D5·P1~P4·Z1~Z7 등에 배치돼 정차 대기하고 있었다.

코레일은 매일하는 일상검수부터 1년4개월에 하는 전반검수까지 각 주행거리마다 받는 주요 검수항목이 있다.

기본정비는 보통 이틀에 한번 꼴로 차량 주요 장치부의 기능상태 확인, 소모품 교체 등 안전한 열차 운행을 위한 기본적인 성능 확보를 하는 정비다. 이후 주행거리로 따졌을 때 2주, 한 달, 또는 3개월, 6개월 등으로 실내검수, 주행기어검수, 체계검수, 제한검수 등에 맞춰 주기정비를 받게 되고, 여름철과 겨울철에는 추가로 계절검수도 진행해 안전을 확보하고 있다.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에서 코레일 직원들이 차량을 정비하고 있다.ⓒ코레일

이날 기온이 크게 떨어진 날씨에도 쉴 틈 없이 돌아가는 차량 기지 안에는 열기가 가득했다. 우선 기본정비인 일괄 제동시험 장치는 대차별로 차량 운행 시와 동일하게 가동해 각종 제동밸브와 공기밸브 등이 이상이 없다고 생각하면 합격 판정이 뜨게 된다. 이후에도 직원들이 일일이 점검해 마무리한다.

또 6개월에 한번 씩 정비하는 비접촉식 레이저는 촉매제를 바르고 반사되는 에폭을 측정해 바퀴의 탄성, 내부결함을 찾아내고 있다. 이전에 사람이 직접 측정했던 아날로그 방식은 사람이 보는 각도에 따라 오류가 발생했으나, 비접촉식 레이저를 통해 이러한 단점을 보완했다.

열차 주행시 차륜과 레일의 접촉으로 생긴 바퀴의 마모와 흠집을 원형으로 복원하는 차륜전삭기가 자동로봇 기계로 운영되고 있다.ⓒ코레일

이후 눈에 띄는 장비는 ‘드로핑 테이블’이다. 대차의 분해정비를 자동으로 제어하는 최신 설비로 대차와 차축 등을 교체할 때 사용된다. 대차나 차축은 선로에서 교환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이 작업대를 이용해 분리하면 아래로 떨어지고 분리된 차축이 오른쪽으로 이송 체계에 의해 이송이 가능하게 된다. 차량 전체를 위로 번쩍 들어 올리는 동시인양기와 함께 국내 유일한 장비기도 하다.

이어 살펴본 자동로봇 기계는 차륜(바퀴)전삭기다. 차륜전삭기는 고도의 정밀 가공으로 열차 주행시 차륜과 레일의 접촉으로 생긴 바퀴의 마모와 흠집을 원형으로 복원할 수 있다. 이전에는 차륜 한 개당 360kg의 무게를 사람이 직접 들어 날랐으나, 비효율적이고 안전상 위험이 있어 2019년부터 자동화됐다. 이로 인해 작업 효율성은 20% 이상 상승됐다.

해당 편성 차량이 입고되면 리프팅잭을 이용해 분리 후, 트래버서를 통해 작업장으로 이동하게 된다.ⓒ코레일

경정비로 열차의 기본적인 성능을 확보했다면, 중정비는 차량전반에 대한 분해와 시험검사 및 측정, 시험운전으로 종합적인 성능을 확보하는 곳이다.

중정비동에서 만난 송정섭 코레일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 부장은 “자동차와 비교할 때 주기적으로 엔진 오일 교환 등 일상적인 유지보수를 하는 곳이 경정비라면, 차 사고 등으로 큰 수리가 필요할 때 카센터에 맡기는 게 중정비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 곳에서는 차량 반수명정비, 부품분해정비, 객실설비개선 등을 시행하고 있다. 그 중 반수명정비는 고속차량 정비 중 가장 큰 정비로, 차량 15년 운행 전, 후의 차량을 완전히 분해해 차체균열 및 부식개소 보강, 차체 도장, 수명 도달품의 교체와 개량으로 종합적인 성능을 확보하는 정비다.

해당 편성 차량이 입고되면 리프팅잭을 이용해 분리 후, 트래버서를 통해 작업장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에 각 작업장에는 성능 검증 및 신뢰성 확보를 위한 최첨단 장비가 있다. 견인 및 전기제동력을 제어하는 모터블럭시험기, 배전반 등의 절연상태 및 기능을 시험하는 배전반시험기, 견인모터와 감속기의 성능을 점검하는 모터감속기시험기, 분리된 차량을 세밀하게 점검하는 칸 단위 시험기, 고속차량의 핵심장치인 차상컴퓨터 전자제어랙의 성능을 시험하는 KTX 차상컴퓨터 시물레이터 등이 운영되고 있다.

이날 함께 찾은 한문희 코레일 사장은 “직접 보신 것처럼 KTX 차량기지는 가장 첨단의 시설과 장비를 갖춘 스마트팩토리이며, 대한민국 고속철도 기술의 메카”라며 “안전관리부터 고객 서비스까지 과학화, 첨단화하고 경영 전반에 걸쳐 디지털 혁신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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