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제마+캉테 영입에도 성적 부진…'옛 토트넘 감독' 누누, 알 이티하드서 경질 [오피셜]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과거 토트넘 홋스퍼를 이끌었던 포르투갈 출신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이 사우디아라비아 알 이티하드 사령탑 자리에서 경질됐다.
알 이티하드는 8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SNS을 통해 "우리는 누누 산투 감독과 계약을 해지하게 됐음을 알린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포르투갈 출신 누누 감독은 2017/18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소속이던 울버햄프턴 원더러스를 이끌고 프리미어리그 승격에 성공하면서 축구 팬들에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울버햄프턴에서 4년을 보낸 누누 감독은 2021/22시즌을 앞두고 조제 무리뉴 감독의 뒤를 이어 토트넘 홋스퍼 지휘봉을 잡으면서 손흥민을 지도하게 됐다. 당시 토트넘과 2년 계약을 맺은 누누 감독은 개막 후 3전 전승으로 프리미어리그 8월 이달의 감독상을 수상하는 등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는 듯했다.
그러나 누누 감독은 곧바로 부진에 빠지면서 팬들의 신뢰를 잃기 시작했다. 8월을 순조롭게 출발한 이후 리그 7경기에서 2승 5패를 거두면서 순위가 크게 추락하자 토트넘은 선임한지 불과 4개월 만에 누누 감독을 경질하기로 결정했다.
누누 감독 뒤를 이어 토트넘 지휘봉 잡은 인물이 지난시즌 구단 '흑역사'를 만든 전 이탈리아 국가대표팀 감독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었다.
토트넘에서 경질된 누누 감독은 휴식기를 가진 후 알 이티하드의 부름을 받아 지난해 7월부터 중동에서 감독 커리어를 이어갔다. 계약 기간은 2024년까지였다.
누누 감독의 알 이티하드 데뷔 시즌 훌륭했다. 지난 시즌 사우디 프로페셔널리그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있는 알 나스르를 누르고 1위를 차지하면서 14년 만에 리그 우승 트로피를 구단에 선물했다. 자국 컵대회인 사우디 슈퍼컵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첫 해에 2관왕을 달성했다.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친 누누 감독은 2번째 시즌을 앞두고 구단으로부터 엄청난 지원을 받았다. 알 이티하드는 여름 이적시장 때 2022 발롱도르 수상자 카림 벤제마를 비롯해 은골로 캉테, 파비뉴 등 유럽에서 활약하던 세계적인 선수들을 영입해 누누 감독한테 선물했다.
그러나 막대한 지원이 무색하게 누누 감독의 출발은 좋지 못했다. 리그에선 12경기 동안 승점을 21(6승3무3패) 밖에 챙기지 못하면서 6위에 위치했다. 1위 알 힐랄(승점 32·10승2무)과의 승점 차는 무려 11점이다.
누누 감독의 운명을 결정한 건 지난 6일 알 쿠와 알 자위야(이라크)와의 2023/24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C조 4차전 경기였다. 이날 알 이티하드는 이라크 원정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하면서 0-2로 완패했다.
과거 아시아 무대에서 공격 축구로 이름을 날려 '알 깡패'라는 별명이 국내팬들 사이에서 붙은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길 길이 먼 것이다.
성적으로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데다 일각에서는 누누 감독이 벤제마와 불화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벤제마 영입은 누누 감독의 의사와 상관 없이 진행된 영입이었고, 벤제마가 주장 완장을 원했으나 이를 거부해 두 사람 사이에서 갈등이 생겼다는 소문이 퍼졌다.
결국 알 이티하드는 칼을 빼들기로 결정했다. 구단은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누누 감독과의 계약 관계가 종료됐음을 발표한다"라며 "그가 임기 중 제공한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하며 미래에 성공하기를 기원한다"라며 작별 인사를 전했다.
일각에선 결국 구단이 벤제마 편을 들면서 최근 사우디 축구 거액투자에 걸맞는 이름 있는 감독 데려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일어나고 있다.
결국 전 직장인 토트넘에서도 계약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중도 경질된 누누 감독은 알 이티하드에서도 경질의 아픔을 피하지 못했다. 특히 전 시즌에 리그를 포함해 트로피를 두 개나 들어 올렸음에도 경질을 당하면서 얼마 남지 않은 계약 기간을 끝까지 소화하지 못했다.
한편, 누누 감독을 경질한 알 이티하드는 새로운 사령탑을 찾기 전까지 당분간 하산 칼리파 코치한테 감독 대행 역할을 맡길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알 이티하드 SNS, EPA, AP/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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