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함, 득일까 독일까…‘더 마블스’ [쿡리뷰]

김예슬 2023. 11. 8.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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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마블스’(감독 니아 다코스타)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가장 강한 히어로로 꼽히는 캡틴 마블(브리 라슨)은 어느 날 우주 공간을 잇는 점프 포인트에 생긴 이상 징후를 감지한다. 크리족 지도자 다르-벤(자웨 애쉬튼)이 크리 제국 재건이라는 목적을 내세우며 점프 포인트를 악용해서다. 캡틴 마블은 이를 조사하다 초능력을 사용할 때 모니카 램보(테요나 패리스), 카말라 칸(이만 벨라니)과 위치가 바뀌는 마법에 걸린다. 우주와 지구를 넘나들던 이들 세 히어로는 다르-벤의 야욕을 저지하고 우주를 구하기 위해 힘을 합친다.

영화 ‘더 마블스’(감독 니아 다코스타)는 캡틴 마블의 새로운 연대를 그린다. 외로이 우주를 떠돌던 그에게 위치 교환 마법이라는 새로운 장치를 가미, 과거로 엮인 모니카와 자신을 추앙하는 광팬 카말라 칸을 자연스럽게 하나로 묶는다. 묘하게 겉돌던 세 여성은 일련의 전투 후 서로를 이해하고 의지하기 시작한다. 빛을 흡수하는 캡틴 마블과 빛을 보는 모니카 램보, 빛을 물체로 만드는 ‘미즈 마블’ 카밀라 칸은 그렇게 한 팀을 이룬다.

기존 마블 영화 공식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지금까지 본 적 없는 분위기를 아우른다. 마블 영화를 대체로 관통하는 내용은 이렇다. 외계 종족의 위협을 겪고 일생일대 위기와 마주하지만 끝내 우주 평화를 지키며 대내외적으로 성장을 이루는 히어로들의 이야기. ‘더 마블스’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 기존 마블 팬에겐 익숙하지만 그래서 반가움을 느낄 만하다.

‘더 마블스’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더 마블스’는 여기에 신선함을 가미한다. 위치 전환 액션이 대표적이다. 초능력을 사용할 때마다 위치가 달라지다보니 기존에 본 적 없던 새로운 액션을 확인할 수 있다. 예기치 않게 순간이동 ‘당하던’ 세 히어로가 이를 이용해 역공을 펼치는 과정은 희열을 느끼게 한다. 동일한 적을 상대로 싸우다 보니 캡틴 마블, 모니카 램보, 미즈 마블의 각기 다른 전투 스타일이 도드라져 보는 맛을 더한다. 적수 없는 캡틴 마블의 강력한 힘 역시도 쾌감을 준다. 다양한 액션이 가장 큰 볼거리다.

다만 지나치게 새로운 일부 설정은 변수다. 한국 배우 박서준이 등장하는 이른바 뮤지컬 행성 장면이 그렇다. 마젤란은하에 위치한 알라드나 행성은 의사소통 수단이 노래와 춤이다. 지도자 얀 왕자(박서준)와 결혼한 캡틴 마블은 이곳에서 왕자비로 통한다. 얀 왕자와 만나 잠시나마 변화하는 캡틴 마블의 모습은 마블 영화에 디즈니 실사 애니메이션을 덧씌운 듯한 인상을 준다. 맞지 않은 옷을 억지로 껴입은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국내 관객에게 익숙한 박서준이 지극히 ‘마블스러운’ 옷을 입고 영어로 노래와 춤을 추는 모습 역시 낯설긴 마찬가지. 호불호가 갈릴 만한 대목이다.

‘더 마블스’ 속 배우 박서준 모습.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관객이 상영시간 동안 낯선 캐릭터와 얼마나 친근해질지 역시 관건이다. ‘더 마블스’는 4년 전 개봉한 영화 ‘캡틴 마블’(감독 애너 보든·라이언 플렉)의 속편이면서 동시에 디즈니+ 오리지널 드라마 ‘미즈 마블’, ‘완다 비전’, ‘시크릿 인베이전’과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감독 안소니 루소·조 루소) 이야기를 모두 담고 있다. 이를 보지 않더라도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다. 하지만 이를 설명하기 위한 정보성 대사가 곳곳에 끼어있다. 영화만 보는 관객 입장에서는 캐릭터의 개별 서사를 완벽하게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활약상만 보다 보니 캐릭터를 향한 애착 형성이 더딜 수밖에 없다. 연민과 공감 형성을 통해 캐릭터에 이입하는 과정을 건너뛰어서다. 다만 호쾌한 액션과 캡틴 마블의 압도적인 활약이 이를 일부 상쇄한다. 외계 고양이 구스의 더욱 커진 존재감 역시 재미를 더한다.

상영시간은 적당하다. 과한 길이가 아닌 만큼 지루한 대목 없이 알차게 이야기를 꾸몄다. 쿠키는 총 2개다. 반가운 사실과 새 ‘떡밥’을 아우른 첫 번째 쿠키와 엔딩 크레디트가 모두 올라간 후에 나오는 두 번째 쿠키가 있다. 두 번째 쿠키는 아무 내용 없이 짧은 음향 효과가 전부여서 굳이 기다릴 필요는 없다. 8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05분.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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