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원의 피부이야기] 여드름 너무 가볍게 생각하지 마라
여드름은 ‘청춘의 상징’일까? 여드름은 보통 사춘기에 발생해 20대 중반에 없어진다. 하지만 요즘은 성인에게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성인 여드름은 오래 가고, 치료 반응이 늦다. 가벼운 여드름은 자연적으로 소멸할 수 있고, 치료하지 않아도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기도 한다. 하지만 증상에 따라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흉터나 피부 붉어짐 등 후유증이 발생해서 평생 고민거리로 남는 경우도 많다. 고민거리는 자신감 상실로 이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조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여드름 원인과 치료 방법, 실생활 예방에 대해 알아본다.
여드름은 호르몬에 자극받아 피지 분비가 많아지고, 모공 구멍이 막히면서 발생한다. 피지가 고이고 그곳에 여드름균이 자라게 되며 염증이 생기는 일련의 과정이다. 성인 여드름은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며, 특히 생리 전에 주기적으로 악화하는 경우가 많다.
피지 분비가 많더라도 피지들이 잘 빠져만 준다면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너무 과도한 피지 분비와 함께 피지가 나가는 모공 구멍이 비정상적인 각질의 증가로 인해 막히게 된다면 피지가 안에 고이게 되어버린다.
이렇게 피지가 뭉쳐있는 것을 흔히 면포, 혹은 화이트 헤드라 부르고 산소를 만나서 검게 변해버린 것을 블랙헤드라고 부른다. 이러한 면포들은 당장은 문제가 없지만, 외부 자극이나 스트레스 등에 따라 염증성 여드름으로 변할 가능성이 크다.
치료 방법은 크게 바르는 약, 먹는 약, 외과적 치료로 나눌 수 있다. 증상에 따라 먹는 약과 바르는 약을 단독으로, 또는 병행해서 사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생겨버린 면포는 흔히 말하는 염증성 여드름에 사용하는 약이나 연고로 없어지기 쉽지 않다. 이러한 면포들은 압출이라고 부르는 물리적 방법으로 구멍을 내서 뽑아 주는 것이 좋다. 외과적 압출 치료이다. 집에서 혼자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비위생적으로 제거하게 되면 오히려 흉이 지고 심해지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알코올과 소독된 바늘을 이용하여 가볍게 제거해주는 것이 좋다.
또한 주기적으로 스케일링을 통해서 각질이 쌓이는 것을 막아주고 이미 쌓여버린 피지를 씻어 내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병원에서 할 수 있는 외과적 치료는 여드름 압출 치료 외에 주사 요법, 박피술, 레이저 치료, 광역동 치료 등이 있다. 이미 생겨버린 붉고 검은 색소들과 패인 흉터들 또한 혈관 레이저 혹은 바늘 고주파 등을 이용해 비정상적인 혈관을 정상화하고 진피층을 회복시켜서 깨끗한 피부로 되돌릴 수 있다.
치료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예방의 핵심은 클렌징이다. 깨끗하게 해주는 것이다. 생활하면서 화장을 하기도 하고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기도 한다. 잠들기 전에 이러한 외부 물질을 깨끗하게 세안해주지 않는다면 모공이 막혀서 쉽게 여드름이 유발될 수 있다. 그러므로 화장 혹은 선크림을 발랐을 때는 반드시 이중 세안을 해야 한다. 또한 가장 쉽지만 어려울 수 있는 피지를 과도하게 분비할 수 있는 기름진 음식을 피해 주고 충분한 수면과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너무 과도하게 피지 분비가 많은 사람은 약을 사용하는 것도 권장한다. 피지 억제제라고 불리는 비타민A 유도체를 복용해서 피지 분비 자체를 줄여서 원인을 차단할 수 있다. 하지만 국소부위가 아닌 몸 전체의 피지 분비를 감소시켜서 건조해질 수 있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부분적으로 피지 분비가 많을 때는 피지를 억제해주는 연고를 통해서 피부재생을 촉진하고 피지 분비를 줄여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연고들은 피부를 예민하게 만드는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다.
여드름은 ‘청춘의 상징’이라고 하기에는 대인관계가 중요한 현대사회에서는 옛말이 되어버린 것 같다. 오히려 조기 진압을 하지 못하면 치러야 하는 대가가 너무 크고 비용적인 부담도 커진다.
평소 홈케어를 통해 관리하는 것이 최선이다. 혼자 해결할 수 없는 여드름이라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시점이다. 빨리하는 것이다. 조기 대응으로 매끈한 피부를 만든다면 더욱 자신 있게 사회활동을 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정지원(마이미의원/피부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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