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관.종]美 솔라허브 내년 4월 가동 눈앞…4분기 턴어라운드 기대
태양광 부문 글로벌 공급 과잉에 부진
美 조지아주 솔라허브에 3.2조 투자
중장기 안정적 성장 견인 전망
편집자주 - 성공 투자를 꿈꾸는 개미 투자자 여러분. ‘내돈내산’ 주식, 얼마나 알고 투자하고 계신가요. 정제되지 않은 온갖 정보가 난무한 온라인 환경에서 아시아경제는 개미 여러분들의 손과 발, 눈과 귀가 돼 기업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한 주 동안 금융정보 제공 업체인 에프앤가이드의 종목 조회 수 상위권에 오른 기업을 중심으로 기본적인 정보에서부터 협력사, 고객사, 투자사 등 연관 기업에 대한 분석까지 함께 전달합니다. 기업의 재무 상황과 실적 현황, 미래 가치까지 쉽게 풀어서 전하겠습니다. 이 주의 관심 종목, 이른바 ‘이 주의 관·종.’이라는 이름으로 매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올해 3분기 부진한 실적으로 주가가 52주 신저가를 찍었던 한화솔루션의 회복 시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사들은 부진한 실적과 업황에 한화솔루션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지만 4분기부터는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주가도 신저가를 찍은 후 반등하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미국에 건설이 한창인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 '솔라허브'가 내년 4월부터 모듈을 생산에 돌입하면서 미국 시장 선점에 대한 기대감도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의 주가는 올들어 38% 하락했다. 지난해 11월에 기록한 52주 신고가(6만7869원) 대비로는 반토막이 났다.
지난해 석유화학 산업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태양광 부문이 성장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자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태양광 부문마저 글로벌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실적이 악화됐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조9258억원, 영업이익이 98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70.8% 줄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견인했던 신재생에너지 부문의 영업이익은 82.4% 줄었고 케미컬 부문도 56.3% 감소했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화솔루션의 3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19.3% 하회했는데 이는 신재생에너지 부문의 수익성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악화됐기 때문"이라며 "3분기 태양광 모듈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약 11%, 판가가 약 17%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4분기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나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은 올해도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화솔루션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던 지난해에 영업이익이 9662억원을 기록하며 아슬아슬하게 1조 클럽 가입에 실패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7547억원이다.
고금리가 신재생에너지에 악재로 작용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초기에 대규모 자금이 소요돼 부채 의존도가 높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들은 대부분 넓은 부지와 대규모 설비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초기 비용이 큰 반면 수익은 전력 판매를 통해 천천히 이뤄지므로 프로젝트 규모를 막론하고 대부분 부채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면서 "금리가 내려갈 경우 프로젝트 진행에 대한 부담이 감소하기 때문에 팬데믹 이후 신재생에너지 설치량의 급격한 증가는 제로 수준까지 낮아진 금리가 분명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테지만 기준금리가 5.5%까지 상승한 현재는 이자비용 증가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수익성이 감소해 수요 둔화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수요 감소는 태양광 모듈 가격에도 영향을 미쳤다.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다른 지역 대비 더 적었던 미국 태양광 모듈 가격은 최근 중국이나 유럽 대비 더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윤 연구원은 "최근 태양광 부품 가격 하락은 높은 금리로 인한 수요 감소 영향이 완전히 없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태양광 밸류체인 전반의 공급 과잉에 따른 제품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어 단기 업황 개선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유럽 가격이 급락하면서 한화솔루션을 비롯한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가격이 두 배 이상 높은 미국 비중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실행 중"이라며 "이에 따라 미국 모듈 가격은 본격적인 하락 국면에 진입했다. 회사의 판가는 시장 대비 견조하겠지만 여전히 미국 시장 가격 약세가 우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무 부담도 우려 요인이다. 한화솔루션의 올해 6월말 기준 차입금은 8조2074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조원 가량 증가했다. 윤 연구원은 "조달비용 증가로 금융비용이 2021년 1300억원에서 지난해 1700억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3000억원으로 추정된다"면서 "금융비용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경계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미국 내 생산능력 확대에 따른 중장기 성장성은 기대 요인으로 꼽힌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1월 북미 태양광 시장 공략을 위해 3조2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에 태양광 통합 생산 단지 '솔라 허브'를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 태양광 에너지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로, 단일 기업이 북미 지역에 태양광 핵심 밸류체인별 생산 라인을 모두 갖추는 것은 한화솔루션이 처음이다.
조지아주 카터스빌에 총 3조원을 투자해 각 3.3GW 규모의 잉곳·웨이퍼·셀·모듈 통합 생산 단지를 건설한다.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로 이어지는 태양광 핵심 밸류체인 5단계 중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제품을 한 곳에서 생산하게 된다. 한화솔루션은 연말부터 모듈 라인을 시작으로 주요 공정 장비를 반입하고 내년 4월 모듈 공정을 가동하는 데 이어 잉곳, 웨이퍼, 셀 공장도 순차적으로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2019년 모듈 양산을 시작한 달튼 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을 현재 1.7GW에서 올해 말까지 5.1GW로 확대한다.
한화솔루션이 내년 말 달튼 공장과 카터스빌 공장의 신증설을 완료하면 현지 모듈 생산 능력이 총 8.4GW로 늘어난다. 8.4GW는 실리콘 전지 기반 모듈을 만드는 태양광 업체 생산 능력으로는 북미 최대 규모로, 미국 가구 기준 약 130만 가구가 1년 동안 사용 가능한 전력량이다. 에너지 시장조사 기관인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미국 태양광 설치 수요는 2022년 19GW에서 2023년 28GW, 2024년 33GW, 2025년 39GW, 2026년 44GW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3분기까지 미국 주택용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17분기 연속, 상업용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12분기 연속 점유율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정경희 키움증권 연구원 "자국 태양광 육성을 위한 미국 정부의 각종 정책은 미국 태양광 시장을 목표로 지난 10여년간 그 길목에서 준비해 온 한화솔루션에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면서 "미국 태양광이라는 경제적 해자 내 위치 선점 그리고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으로 중장기 안정적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미국 내 밸류체인 구축은 주가 재평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태양광 부문의 판가 하락에 따른 실적 둔화, 고금리에 따른 수요 우려 등으로 투자심리가 악화되며 주가는 3년래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지만 가격 프리미엄이 있는 미국 내 밸류체인 구축과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신재생에너지 업체로서의 경쟁력이 강화되며 주가 재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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