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전 침묵' 홍창기, 염갈량은 무한 신뢰..."잘해줄 거라고 생각, 그대로 간다" [KS1]

김지수 기자 2023. 11. 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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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예상치 못했던 쓰라린 패배 속에서도 쌍둥이 군단 사령탑의 믿음은 확고했다. 팀의 리드오프 홍창기를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도 라인업 가장 위에 배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LG는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 4승제) 1차전에서 KT 위즈에 2-3으로 석패했다. 지난달 15일 두산 베어스와의 정규리그 최종전 이후 약 한 달 만에 실전에서 투수들의 피칭은 비교적 준수했지만 타선 침묵이 발목을 잡았다.

LG는 정규리그 1위에 오르며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한국시리즈 진출은 2002년 이후 21년 만이었다. 정규리그 우승도 1994 시즌 이후 29년 만으로 길고 길었던 암흑기를 끊고 통산 3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품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정규리그 2위 KT가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치르고 한국시리즈에 올라온 것도 호재였다. 플레이오프이자 KT 불펜의 핵 손동현이 5경기 7이닝을 던졌고 셋업맨 박영현도 4경기 5이닝을 투구했다. 포스트시즌의 피로도가 정규리그보다 높은 점을 감안하면 LG 타선이 게임 후반 승부처에서 KT 필승조 공략이 수월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1차전 흐름은 LG의 바람과는 다르게 흘러갔다. 1회초 KT에 선취점을 내준 뒤 곧바로 이어진 1회말 공격에서 2-1로 역전한 것까지만 좋았다.

LG의 방망이는 KT 선발투수 고영표의 게임 운영에 농락당했다. 홍창기(우익수)-박해민(중견수)-김현수(지명타자)-오스틴 딘(1루수)-오지환(유격수)-문보경(3루수)-박동원(포수)-문성주(좌익수)-신민재(2루수)로 꾸려진 라인업은 2득점에 그쳤다. 잔루 8개를 남기면서 고개를 숙였다.

2회말 2사 1·2루, 4회말 1사 1·3루, 5회말 2사 1·2루 무득점이 치명타가 됐다. 4회초 장성우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으면서 리드가 사라졌고 9회초에는 믿었던 마무리 고우석까지 문상철에게 결승 1타점 2루타를 헌납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9회말 마지막 공격도 힘없이 물러났다. 선두타자 문성주의 잘 맞은 타구가 KT 투수 박영현의 다리에 맞는 불운까지 겹쳤다. 타구가 1루 베이스 쪽으로 흘러가면서 문성주는 내야 안타가 아닌 태그 아웃 처리됐다.

후속타자 신민재도 2루 땅볼로 아쉬움을 삼켰고 홍창기까지 헛스윙 삼진을 당해 그대로 경기가 종료됐다. LG는 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2차전에 대한 부담이 더 커졌다.

LG는 특히 리드오프 홍창기의 5타수 무안타 2삼진 부진이 뼈아팠다. 홍창기는 1회말 첫 타석과 2회말 두 번째 타석 모두 중견수 뜬공에 그쳤다. 타이밍과 타구의 질은 나쁘지 않았지만 모두 야수 정면으로 향했다.

3회말 1사 1·3루 찬스에서는 1루 땅볼에 그쳤다. 고영표의 초구 체인지업을 적극적으로 공략했지만 정타로 이어지지 못했다. 외려 1루 주자 신민재가 2루 도루 스타트를 끊지 않았다면 병살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았다. 6회말 네 번째 타석은 삼진으로 물러나 고영표에게 철저히 봉쇄당했다.

홍창기는 올 시즌 LG가 정규리그 1위에 등극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41경기 타율 0.332(524타수 174안타) 1홈런 65타점 23도루 OPS 0.856으로 트윈스 공격의 첨병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KT전 타율은 시즌 타율보다 높았다. 16경기 타율 0.364(66타수 24안타)로 펄펄 날았다.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투수였던 고영표에게도 8타수 3안타로 강세였다. 

염경엽 LG 감독이 이런 홍창기를 한국시리즈 1차전에 톱타자로 기용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했다. 홍창기가 프로 데뷔 후 줄곧 포스트시즌 성적이 좋지 않았던 부분은 신경쓰지 않았다. 

지난해까지 홍창기의 통산 포스트시즌 성적은 타율 0.081(37타수 3안타) OPS 0.290으로 충격적이다. KBO리그 현역 최고의 외야수 중 한 명의 기록으로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홍창기는 주전으로 도약한 2020 시즌 첫 가을야구에서 침묵했다. 키움 히어로즈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특유의 선구안을 앞세워 3개의 볼넷과 1개의 고의사구를 얻어냈지만 호쾌한 타격이 이뤄지지 않았다. 두산과 맞붙은 준플레이오프에서도 2경기 8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부진했다.

외야수 부분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2021 시즌에도 두산과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14타수 2안타, 타율 0.143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장점인 출루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LG는 시리즈 전적 1승 2패로 탈락의 쓴맛을 봤다.

지난해 키움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는 더 심각했다. 4경기 11타수 1안타 타율 0.091로 전혀 제 몫을 하지 못했다. 선구안까지 덩달아 흔들리면서 볼넷 출루도 한 차례뿐이었다. LG가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탈락한 데는 홍창기의 난조도 영향을 끼쳤다.

LG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29년 만에 '대권'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홍창기가 스스로의 가을야구 잔혹사를 끊어내는 게 중요하다. 리드오프로서 공격의 활로를 뚫어줘야만 LG의 득점 루트를 다양화할 수 있다.

염경엽 감독은 일단 8일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도 홍창기를 리드오프로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홍창기는 2차전 KT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 상대 올 시즌 5타수 3안타로 극강이었다.

염경엽 감독은 1차전 패배 후 홍창기의 포스트시즌 부진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제 첫 경기가 끝났을 뿐이다"라고 일축했다. 또 "홍창기가 2차전에서 잘해줄 거라고 생각한다. (타순은) 그대로 간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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