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공모가 밑도는 삼성SDS…'상속세 지갑' 오명

손선희 2023. 11. 8.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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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에 상장한 지 올해로 만 9년을 꽉 채운 삼성에스디에스(SDS)가 수년째 공모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낮은 주가에 고전하고 있다.

최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상속세 납부를 위해 보유 중인 지분을 전량 처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주가는 또 맥없이 내려갔다.

실제 SDS의 지분 처분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데,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과 이부진 사장은 지난해 3월 각자 상속받은 SDS 지분 302만1014주(3.90%)의 절반씩을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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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년5개월 넘게 19만원 밑돌아 주주들 불만
삼성 오너 일가 상속세 납부 수단…이부진 사장, 지분 전량 처분

증시에 상장한 지 올해로 만 9년을 꽉 채운 삼성에스디에스(SDS)가 수년째 공모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낮은 주가에 고전하고 있다. 최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상속세 납부를 위해 보유 중인 지분을 전량 처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주가는 또 맥없이 내려갔다. 주주들 사이에서는 삼성 오너 일가의 '상속세 지갑'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에스디에스 주가는 13만7200원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021년 6월16일(19만1000원) 이후 약 3년5개월 넘게 9년 전 상장 당시 공모가(19만원)를 단 한 번도 넘지 못했다. 지난해 10월11일에는 주가가 11만3000원까지 내려가며 역대 최저가를 기록했다. 지난 6일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로 코스피가 하루에만 5.66% 급등하는 등 이른바 '불장'이 펼쳐졌던 날에도 SDS 주가는 오히려 1.31% 떨어졌다. 수년째 켜켜이 쌓인 주주들의 불만도 폭발했다. 주가 부진의 배경에는 삼성 일가의 상속세 문제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2020년 10월 고(故) 이건희 선대 회장이 사망한 후 유족들은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2021년 4월부터 5년간 총 6회에 걸쳐 상속세를 분할 납부하고 있다. 납부는 2026년 4월 종료 예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과세 당국에 담보를 제공해야 하는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021년 4월 자신이 보유한 삼성SDS 주식 711만6555주(9.20%)를 서울서부지방법원에 담보로 공탁해 둔 상태다.

상속세 규모가 12조원에 이르는 만큼 유족들이 계열사 지분을 처분해 자금을 마련할 것이란 관측은 일찌감치 나왔다. 실제 SDS의 지분 처분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데,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과 이부진 사장은 지난해 3월 각자 상속받은 SDS 지분 302만1014주(3.90%)의 절반씩을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했다. 예상됐던 수순이지만 당시에도 하루 새 주가가 7%대 급락하며 출렁였다. 이후 올해 2월 이서현 이사장이 남은 지분(1.95%) 처분을 위해 신탁계약을 맺은 데 이어 지난 3일 이부진 사장도 같은 방식으로 처분에 나선 것이다. 이로써 두 자매가 보유한 SDS 지분은 전량 처분된 셈이다.

남은 것은 법원에 공탁된 상태인 이재용 회장의 지분과 홍라희 여사가 보유한 소량(3233주, 지분율 0.00%)의 주식이다. 주주들은 이 회장도 상속세 납부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SDS 지분을 팔아치울 가능성을 제기하며 우려하고 있다. SDS 지난 9년 동안 단 한 번의 적자도 없이 성장해왔다. 그러나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한 배경에는 잠재된 '오너 리스크'를 배제하기 어렵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S는 어려운 업황에도 클라우드 및 디지털 포워딩 서비스(Cello Square) 확대 등으로 내년 이후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면서도 '지배주주 일가 상속세 마련을 위한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부담) 이슈'를 주가 하방 요인으로 꼽았다.

2014년 11월14일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홍보관에서 (앞줄 왼쪽부터)최경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 전동수 삼성SDS 전 대표이사가 상장기념식 후 시세단말기에 표출된 주가를 보며 웃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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