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의 위상? 배척?…美 ‘빌보드 뮤직 어워즈’ K팝 부문 신설의 의미

권혜미 2023. 11. 8.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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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방탄소년단 유튜브 캡처
올해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 4개의 K팝 부문이 신설된 것은 어떤 의미일까.

오는 1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2023 빌보드 뮤직 어워즈’(BBMA)가 개최된다. 올해는 총 69개의 수상 부문 중 ‘톱 글로벌 K팝 아티스트’, ‘톱 K팝 투어링 아티스트’, ‘톱 K팝 앨범’, ‘톱 글로벌 K팝 송’까지 K팝 관련 4개 부문이 늘어났다. 2019년 MTV 시상식과 지난해 아메리카 뮤직 어워즈(AMA)에 이어 ‘BBMA’도 이같은 흐름을 반영한 것이다.

다수의 국내 아티스트들이 K팝 부문과 함께 다른 가수들과 경합을 벌이는 여러 부문에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글로벌스타 방탄소년단의 멤버로 솔로 앨범을 낸 지민, 정국, 슈가, 블랙핑크와 함께 트와이스와 스트레이 키즈, 데뷔 후 처음으로 ‘BBMA’에 입성한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데뷔 1년 만에 최다 노미네이트된 뉴진스, ‘큐피드’로 K팝의 새 역사를 쓴 피프티 피프티 등이다.

‘BBMA’는 빌보드 차트에 기반하는 시상식으로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그래미 어워즈’와 함께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으로 꼽힌다. 지난 12개월간 앨범 및 디지털 노래 판매, 라디오 방송, 스트리밍, 투어 및 소셜 참여 등 빌보드 차트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수상 후보를 선정하며 해당 차트와 대중의 투표로 수상자를 가린다. 역대 ‘BBMA’에서 수상한 국내 아티스트로 싸이(2013), 방탄소년단(2017~2022)이 있다. 2021년 세븐틴과 블랙핑크가 후보에 오르긴 했지만 수상은 불발했다. 올해는 K팝을 겨냥한 새 부문의 탄생으로 K팝 아티스트의 대거 수상이 예측되는 상황이다.

‘BBMA’의 K팝 부문 신설을 바라보는 견해는 두 가지다. 그만큼 K팝의 위상이 전 세계적으로 높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지표라는 주장과, K팝을 미국의 주류 음악인 팝 장르와 명확히 구분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특히 정국 ‘세븐’의 경우, 모든 가사가 영어로 된 팝송일 뿐만 아니라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서 1위까지 찍은 곡이기에 팬들 사이에서 K팝 부문 후보에 속한다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쏟아졌다. 연예 관계자 A씨는 “이번 ‘BBMA’의 새로운 부문은 K팝의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임과 동시에 K팝의 경계를 상징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스트레이 키즈.(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투모로우바이투게더.(사진=빅히트 뮤직 제공)
하지만 연예 관계자와 전문가들 다수는 만약 ‘BBMA’가 K팝을 의도적으로 배척하려 했다면 국내 아티스트를 다른 일반 부문 후보에 노미네이트하지 않았을 거라고 입을 모았다. 올해 ‘BBMA’에서 지민은 ‘톱 셀링 송’에, 뉴진스는 ‘톱 빌보드 글로벌(미국 제외) 아티스트’에, 피프티 피프티는 ‘톱 듀오/그룹’에 후보로 올랐다. 이들과 겨루는 상대는 에드시런, 마일리 사일러스, 테일러 스위프트와 같은 세계적 팝스타다. 견고한 팬덤이 형성된 방탄소년단과 달리 아직 신인 그룹인 뉴진스와 피프티 피프티가 후보가 됐다는 것은 팬덤의 힘에서 벗어나 K팝이 하나의 장르로 인정받고 있음을 알려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한 연예 관계자는 “국내 아티스트들이 다양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갓은 음악적, 아티스트적으로 뜻깊은 일이자 국내 음악 비즈니스의 발전을 뜻한다”고 말했다. 

뉴진스.(사진=IS포토)
사진=IS포토
김도헌 대중음악 평론가는 “올해 ‘BBMA’에서 K팝 부문을 따로 시상하는 것이 공정하지 않은 결정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에 이어 국내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보여준 흐름에 대해 빌보드가 주목하고, K팝 아티스트의 활동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며 “만약 ‘BBMA’이 K팝에 대한 관심이 없었다면 후보 비중이 적어졌을 것이다. 당연히 인기가 많으니 더 다양한 부문을 만들어 여러 아티스트와 노래를 소개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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