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과이어+다이어가 말한다…'살아남는 자가 강한 거야'

권동환 기자 2023. 11. 8. 04: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소속팀에서 찬밥 신세였던 두 잉글랜드 수비수 에릭 다이어(토트넘 홋스퍼)와 해리 매과이어(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하다는 걸 보여줬다.

토트넘은 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와의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맞대결에서 선수 2명이 퇴장을 당해 수적 열세를 이겨내지 못하고 1-4로 역전패했다.

이 경기는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빅클럽 간의 맞대결이라 큰 주목을 받았다. 경기를 앞두고 많은 이들이 최근 경기력과 성적을 고려해 토트넘의 승리를 점쳤다. 경기 전 토트넘은 개막 후 10경기 무패행진(8승 2무)을 달리면서 선두권 경쟁을 펼치고 있는 반면에 첼시는 13위에 머물렀다. 또 경기가 토트넘 홈에서 열리는 점이 팬들의 예상을 토트넘 승리 쪽으로 기울게끔 만들었다.

예상대로 토트넘은 전반 6분 만에 데얀 쿨루세브스키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으면서 기선 제압에 성공했지만, 전반 33분 부주장이자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다이렉트 퇴장을 당하면서 그라운드 불길한 기운이 감돌았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로메로는 첼시 미드필더 엔소 페르난데스의 발을 밟았고, 비디오판독(VAR) 결과 심판은 토트넘한테 레드카드와 페널티킥을 한꺼번에 줬다. 이후 콜 팔머가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면서 경기를 원점을 돌렸다. 토트넘은 남은 시간을 10명으로 싸워야 했다.

토트넘의 악재는 하나로 끝나지 않았다. 전반 추가시간 수비수 미키 판더펜과 미드필더 제임스 매디슨이 모두 통증을 호소해 경기 소화가 불가능해지면서 핵심 선수 2명을 모두 바꿔줘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후반 10분 레프트백 데스티니 우도기가 경고누적으로 퇴장을 당해 토트넘은 9명으로 첼시를 상대하게 됐다.

첼시 상대로 선수 2명 없이 상대하게 된 건 결국 토트넘의 패배를 가져왔다. 수적 우위를 통해 토트넘을 압박한 첼시는 후반전에 니콜라 잭슨이 해트트릭을 터트리면서 경기를 뒤집고 3골 차 완승을 거두는데 성공했다.

결국 토트넘은 홈에서 첼시한테 1-4로 완패해 무패행진을 마감했고, 승점 26(8승2무1패)과 리그 2위 자리를 유지하면서 맨시티(승점 27·9승2패)가 차지하고 있는 선두 자리를 탈환하는데 실패했다.


첼시전은 토트넘 입장에서 너무 큰 손실을 본 경기였다.

무패행진이 끊기며서 분위기가 가라앉은 점도 있지만 로메로가 다이렉트 퇴장을 당해 3경기 출장 정지가 예상됐고, 판더펜도 아직 구체적인 부상 소식이 전해지지 않았지만 오른쪽 허벅지 뒤쪽을 부여잡으면서 햄스트링 부상이 의심됐다.

불행 중 다행으로 오는 11일 리그 12라운드 울버햄프턴 원더러스 원정이 끝나면 약 2주간 11월 A매치 휴식기에 돌입하지만, 당분간 토트넘이 핵심 센터백 2명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두 선수 모두 토트넘 수비진에서 빠질 수 없는 선수로 분류됐기에 팬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토트넘 현 상황이 한 남자에겐 기회가 됐다. 시즌 개막 후 계속 벤치만 지켰던 다이어는 로메로가 퇴장을 당하면서 전반전에 교체로 들어와 시즌 첫 경기를 소화했다. 후반전에 3골을 내줬지만 9명으로 싸우던 상황이라 다이어가 할 수 있는 건 많이 없었다. 오히려 후반 33분 스코어 2-2를 만드는 동점골을 터트리는 듯했으나 오프사이드로 취소됐다.

영국 매체 '풋볼 런던'도 이날 다이어한테 평점 8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주면서 "들어온 후 초반에 가로채기를 몇 번 했다. 발리 슈팅으로 멋진 마무리를 했지만 긴 VAR 체크 후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훌륭한 팀 복귀였다"라고 칭찬했다.


다이어는 지난 시즌까지 토트넘 주전으로 뛰었지만 잦은 실수로 매 경기 불안한 수비 장면을 노출하면서 팬들로부터 불신을 샀다. 결국 시즌을 앞두고 방출 명단에 올랐고, 바이에른 뮌헨과 번리 등이 관심이 보였으나 다이어는 토트넘에 잔류했다.

다이어는 지난 8월 "난 29살이다. 앞으로 전성기가 올 것이라고 진심으로 믿는다"라며 토트넘에서 계속 주전 경쟁을 하겠다는 뜻을 드러냈지만, 토트넘 사령탑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다이어를 외면했다. 팬들도 다이어가 빠진 후 '로메로-판더펜' 센터백 조합이 단단한 수비를 보여주면서 다이어를 그리워하지 않았다.

시즌 개막 후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하며 벤치만 지키던 다이어는 동료들의 퇴장과 부상으로 인해 2023/24시즌 처음으로 기회를 잡았다. 이 기회를 잘 살리면서 다이어는 앞으로 토트넘 주전 경쟁에 파란불을 켤 수 있게 됐다. 설령 동료들이 돌아온 후 다시 벤치 멤버로 밀린다 하더라도 좋은 모습을 꾸준히 보인다면 1월 겨울 이적시장 때 러브콜을 받을 수 있다.

다이어의 기사회생은 같은 잉글랜드 동료이자 맨유 수비수 해리 매과이어를 연상케 한다. 매과이어도 불안한 수비력으로 주전 자리에서 밀린 후 개막을 앞두고 주장 완장을 박탈당하고 방출 명단에 오르면서 찬밥 신세가 됐다.


여름 때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등이 영입에 관심을 보였으나 매과이어도 맨유에 잔류하기로 결심했다. 개막 후 다이어와 마찬가지로 벤치만 지키던 매과이어는 동료 수비수 라파엘 바란과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의 부상으로 출전 기회를 얻게 됐다.

출전 기회를 얻은 매과이어는 꾸준히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팬들의 시선을 달라지게끔 만들었다. 특히 리그 8라운드 브렌트퍼드와의 경기에서 후반전 추가시간에 헤더 패스로 스콧 맥토미니의 역전골을 도우며 2-1 극장승을 이끌었고, 코펜하겐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트리며 1-0 승리의 주역이 됐다.

이처럼 다이어와 매과이어 모두 시즌 초반까지 벤치만 달구면서 왜 이적을 하지 않았는지 의구심을 키웠지만, 둘 모두 현 소속팀에서의 경쟁을 선택했다.

잔류 후 팀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기회를 잡아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살아남은 자가 강하다는 걸 증명했다.

사진=PA Wire, EPA, AP/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Copyright © 엑스포츠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