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찰스 3세, 첫 킹스 스피치…"尹 대통령 부부 국빈 방문 고대"
영국 찰스 3세 국왕이 즉위 후 첫 의회 연설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국빈 방문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7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찰스 3세는 웨스트민스터에서 진행된 ‘킹스 스피치(King's speech)’에서 이같이 말했다.
찰스 3세는 “이달 국빈 방문하는 한국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맞이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왕은 윤 대통령 부부를 영어로 ‘His Excellency The President of the Republic of Korea and Mrs. Kim Keon Hee’라고 칭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앞서 지난 9월 찰스 3세의 초청으로 한·영 수고 140주년을 맞아 영국을 방문한다고 알렸다. 찰스 3세가 국왕 즉위 후 처음 맞는 국빈이다.
군주의 의회 개회 연설이 ‘킹스 스피치’가 된 것은 70년 만이지만 실제로 마지막으로 개최된 것은 조지 6세가 병석에 눕기 전인 1950년이었다. 여왕이었던 엘리자베스 2세 재임 중에는 ‘퀸스 스피치’(Queen's speech)로 불렸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에는 찰스 3세가 어머니를 대리해 연설을 맡았지만 즉위식 전이었기 때문에 왕으로서의 연설은 아니었다.
킹스 스피치는 의회 회기 연도의 시작을 알리는 개회사로 여겨지며 향후 몇 달간 정부의 최우선 과제를 차례차례 읊는 식으로 진행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찰스 3세는 보수당 정부가 제안한 21개 법안과 법안 초안을 요약해 입법 의제를 개략적으로 설명했다. 축구 거버넌스 법안부터 데이터 보호 및 디지털 정보 법안, 홀로코스트 기념 법안에 이르기까지 주제가 다양하다.
BBC는 이날 킹스 스피치에서 “장기적”(long-term)이라는 표현이 8번이나 사용된 점에 주목했다. 지난달 보수당이 전당대회에서 사용한 “더 밝은 미래를 위한 장기적인 결정”(long-term decisions for a brighter future)의 슬로건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다.
다음 ‘킹스 스피치’는 내년 봄이나 가을로 예상되는 총선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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