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1] 이런 타자가 번트라니, 문상철 '삼중살 굴욕' 딛고 결승타 'MVP'
윤승재 2023. 11. 7. 21:44
결국은 강공이었다. KT 위즈 문상철이 번트 삼중살 굴욕을 딛고 결승타로 명예회복했다.
문상철은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KS(7전 4선승제) 1차전에서 7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9회 결승 2루타를 때려내며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문상철은 2회 굴욕의 이닝을 맞았다. 1-2로 끌려가던 2회 무사 1·2루 절호의 기회를 맞은 KT는 문상철에게 번트를 지시했다. 하지만 이는 실패로 이어졌다. 문상철의 번트 타구가 투수 앞으로 힘없이 굴러갔고, 투수-3루수-2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연결됐다. 이후 3루가 비어있는 것을 확인한 2루 주자 배정대가 3루 도루를 시도했으나 바로 간파당하며 ‘삼중살 수비’로 이어졌다.
문상철은 엿새 전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9회 번트 실패로 고개를 숙인 바 있다. 2-3으로 끌려가던 무사 1·3루에서 번트를 댔지만 실패했고, 2스트라이크로 몰린 상황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엿새 뒤 같은 실수를 반복한 것. 플레이오프 1차전과 3차전에 홈런을 때려낸 그에게 번트 작전은 다소 의아하고 가혹했다. 이후 문상철은 두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나며 체면을 구겼다.
하지만 그는 9회 결정적인 안타로 명예를 회복했다. 상대는 LG와 국가대표 마무리 고우석. 2사 1루 상황서 타석에 들어선 문상철은 2스트라이크 노볼로 몰린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볼을 골라내며 2-2 6구 승부까지 이어갔다. 그리고 이어진 6구, 문상철은 133km/h 커브를 그대로 받아쳐 왼쪽 펜스 상단을 맞추는 2루타로 만들어냈다. 1루 주자 배정대가 여유롭게 홈을 밟았고, 빗나간 송구에 문상철은 3루까지 진루했다. 홈런이 아니냐는 비디오판독이 있었지만, 2루타로 결론을 맺었다.
문상철의 적시타는 결정적이었다. KT가 1점 차 리드를 잘 지켜내면서 승리, 1차전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역대 40번의 KS에서 1차전 승리팀이 우승한 것은 무승부로 끝난 1982년을 제외하고 29차례로 확률이 74.4%에 달한다. 문상철이 KT에 74.4%의 우승 확률을 안겼다.
잠실=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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