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다시 만난 유동규, 검찰의 '김만배 기획설'에 힘 보태

김종훈 2023. 11. 7.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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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판현장] 유동규 "정진상이 폰 버리라 했다", "최재경이 이재명 변호인 소개" 폭로 이어가

[김종훈 기자]

 
▲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유동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지난 9월 21일 오전 김용 민주연구원 전 부원장의 '불법 대선자금 수수' 관련 1심 속행 공판이 열리는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재판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검찰이 주장하는 대장동 개발비리 범행 실체 은폐를 위한 김만배 기획설에 힘을 보탰다.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 심리로 열린 이 대표와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이해충돌방지법·부패방지법 위반 등 혐의 5차 공판에 유 전 본부장은 증인으로 출석했다. 공판 말미 '정진상과 김용이 (유동규의) 구속을 우려해 (검찰) 출석을 만류한 이유를 아냐'는 검찰의 질문에 그는 "김만배와 정진상, 김용이 저로 몰아가려는 프레임으로 작용한 게 아닌가 싶다"라고 답했다.

"구속 요건을 도주-증거인멸 우려, 이걸 만들려고 김만배와 정진상, 김용이 저를 몰아가고,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내가 받게 하고, 구속되자마자 이재명은 '유동규가 그럴 줄 몰랐다', '유동규한테 실망했다'는 식으로 브리핑하고, 그런 것들이 프레임으로 작용한 게 아닌가 싶다. 내용들을 봐도 김만배가 당시 '유동규로 몰아가야 한다', 남욱한테도 그렇게 말하고 했던 것들, 그리고 감옥 안에 들어갔을 때도 '이재명 당선되면 우린 나간다'고 했던 것들. 모든 것들이 맞춰진다는 생각이 든다."

앞선 6일 검찰은 "검찰은 대장동 개발비리, 대장동 개발비리 수사무마 수사 과정에서 김만배 등이 기획한 허위 프레임이 일부 관계자와 언론을 통해 유포되면서 동일한 유형의 허위보도 및 인터뷰 조작, 일부 금품수수가 행해졌음을 확인했다"고 입장문을 낸 바 있다. 

검찰은 9월 7일 화천대유 자산관리 대주주인 김만배씨의 '허위 인터뷰' 의혹 사건이 불거진 후 '대선 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을 구성했다.

법정에서 다시 만난 이재명-유동규
 
▲ 이재명, 1심 4회 공판 출석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3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관련 1심 4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날 법정에서 이 대표와 유 전 본부장은 지난 4월 28일 열린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공판에 이어 다시 한번 조우했지만 검찰 측 주신문이 진행된 탓에 별다른 공방이 오가진 않았다. 4월에는 이 대표가 유 전 본부장을 직접 신문하며 유 전 본부장 진술의 모순점을 지적했다.

이 대표 공판에 다시 한번 증인으로 선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이 제기된 이후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및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히며 "당시 제가 제일 보호해야 할 사람은 이재명과 정진상이었다. 어떤 방식이든 처음에는 대장동 의혹을 다 떠안고 죽을 생각이었다"라고 말했다.

"왜냐면 중간이 잘리니까. 사실 어떻게 보면 (사망한) 전OO 국장이 한 일을, 이재명을 위해서 한 일을 누구도 증언 못하고 있다. 그래서 내가 없으면, 대장동에서 내가 맡아서 한 일이 처벌이나 수사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있음에도 (이재명과 정진상이) 뻔뻔하게 증언하고 있다. (내가 없었으면) 훨씬 더 심하게 하지 않았을까 싶다. 당시만 해도 지켜야 된다는 생각을 했던 것 자체가 끔찍하다."

그러면서 유 전 본부장은 정 전 실장이 지난 2021년 9월 압수수색을 받던 자신에게 '휴대전화를 버려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정 전 실장의 혐의 중에는 증거인멸교사도 포함된다.

"(압수수색 전날) 밤에 우여곡절이 있었다. 깨고 보니 전화가 막 울렸다. 정진상 전화가 왔더라. 아침이었고 전화를 받았다. 그때가 나는 약을 먹고 취한 상태라서 아예 밤에 무슨 일이 있는지 확인을 못했다. 그런데 전화를 받으니 나보고 "너 힘들면은 OOO에게 가 있으라는 거였다. 이런 말을 하고 있는데 밖에서 초인종 눌렸고. '압색 온 거 같아요' 이러니까 '폰 버려라'라고 해서 버리고 문을 열어줬다."

또 유 전 본부장은 비교적 보안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메신저와 아이폰을 사용한 이유에 대해 "이 대표가 통화 내역이 남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다"며 "정 전 실장이 아이폰으로 바꾸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유동규 "이재명 변호인, 최재경 민정수석 통해 소개받았다"
 
 2011년 10월 4일 오후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한상대 검찰총장이 'BBK 사건' 관련해서 박영선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을 하는 가운데, 2007년 대선 당시 'BBK 사건' 수사지휘 검사였던 최재경 중앙수사부장(가운데 뒷편)이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 권우성
 
한편 이날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의 소송을 담당하는 변호사들이 참여한 텔레그램 채팅방을 언급하며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사건을 담당한) 이아무개 변호사를 최재경 당시 민정수석을 통해 소개받았다"고 주장했다.

유 전 본부장은 "정진상이 '검찰 출신 변호인이 필요하다'며 최재경에게 연락해 보라고 했다"며 "최재경 전 수석이 이 변호사를 소개해줬고, 경기지사 공관에서 이 대표와 나, 이 변호사와 함께 저녁에 술을 마셨다"라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그날 저녁 이후 (선임 이야기가) 없다며 최재경에게 연락이 왔고, 정진상과 상의해 직접 이 대표를 만났다. 이 대표는 '나는 있으면 좋은데 돈이 없잖아'라고 말했다"며 "최재경과 통화를 해 '비용은 걱정하지 말라'는 대답을 들었다. 이를 이재명에게 말했는지 정진상에게 말했는지 기억은 안 나는데 '재경 형님이 걱정하지 말랍니다'라고 전달하자 이 변호사가 (변호인단에) 들어왔다"고 덧붙였다.

최 전 수석은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에 등장하는 50억 클럽 명단 중 한 명이다. 

유 전 본부장에 대한 검찰의 신문은 다음 기일인 14일에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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