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핵심된 디자인… ‘예술’과 차별화 전략 주효”

손영옥 2023. 11. 7.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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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62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7일 막을 내렸다.

'Meet Design(디자인을 만나다)'을 주제로 내건 올해 행사는 50개국 855명 2700여점 작품이 참여하는 역대 최다를 기록했고, 방문객도 53만명을 돌파했다.

-이번 주제에서는 '예술과 차별화된 디자인'을 기치로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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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건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총감독
제10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 나건 총감독은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예술과 차별화된 디자인을 내세워 볼거리, 즐길 거리 풍성한 행사를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제공


제10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62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7일 막을 내렸다. ‘Meet Design(디자인을 만나다)’을 주제로 내건 올해 행사는 50개국 855명 2700여점 작품이 참여하는 역대 최다를 기록했고, 방문객도 53만명을 돌파했다. 총감독을 맡은 나건(64) 홍익대 교수를 7일 전화로 인터뷰해 광주비엔날레와 차별화한 전략의 의미와 성과에 대해 들어봤다.

현대화한 소반.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제공


-이번 주제에서는 ‘예술과 차별화된 디자인’을 기치로 내걸었다.

“광주에서는 순수예술 행사인 광주비엔날레와 디자인 행사인 광주디자인비엔날레를 매년 번갈아 한다. 그동안 광주 지역에서 두 행사의 성격이 비슷하게 수렴돼 똑같은 행사를 두 번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많았다. 그래서 차별화할 필요가 있었는데, 특히 올해는 코로나 팬데믹의 여파로 같은 해에 두 행사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라 차별화 전략이 더 절실했다.

-전시 구성은?

“디자인은 기술의 발전에 따라 진화한다는 진화성, 한 가지 제품에 대해 여러 회사의 솔루션이 존재한다는 다양성이라는 두 키워드로 전시를 풀어갔다. 구체적으로 테크놀로지, 라이프스타일, 컬처, 비즈니스 등 네 부분으로 전시를 구성했다.”

LG스마트홈.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제공


-비즈니스의 관점이 강조된 것은 이례적이다.

“그렇다. 순수미술과 디자인은 창의성 측면에서는 같다. 하지만 순수미술이 작가의 관점에서 예술적인 영감을 표현한 것이라면, 디자인은 디자이너의 관점이 아니라 그 제품을 구매해서 쓰는 사용자의 입장에서 디자인을 한다는 점에서 접근법이 다르다. 쓰는데 어떤 불편이 없는지 등 사용자와의 공감이 디자인에서는 특히 중요하다.”

-통상 전시장 마지막 코너에 광주 지역 업체의 제품을 모아서 보여줬다. 이번에는 그런 구성을 피했다. 이유는?

“올해는 전시 전체에 스며들게 해 어느 것이 광주 지역 업체 디자인인지 관람객이 모르게 했다. 훌륭한 제품이 아주 많다. 광부들이 갱도에 들어갈 때 이산화탄소 측정 용도로 카나리아 새를 데리고 가는 것에서 착안한 ‘카나리아 대기질 측정기’도 광주의 디자인 전문회사 디자인바이의 제품이다.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디자인이라 마지막 비즈니스 코너에 넣었다.

새로운 디자인을 가미한 호미.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제공


-버내큘러 디자인도 흥미롭게 소개됐다.

“디자인에도 국민적 자부심이 필요하다고 본다. 버내큘러 디자인은 민중의 생활 속에서 자생적으로 생겨난 토속적인 디자인을 말한다. 일례로 우리의 호미 같은 것인데, 호미는 세계적으로 대박이 난 아마존 인기 상품이 됐다. 가위 역시 서양에서는 종이 자르는데 쓰지만 한국의 가위는 식당에서 고기 자르고 냉면을 자를 때 등 창의적으로 쓴다. 호미, 가위를 포함해 나주 소반, 방짜 유기 등 세계적으로 호소력이 있는 토속적인 제품을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보완해 인기를 끌었다.”

전시장을 찾은 펭수.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제공


-디자인 철학이 다른 것 같다.

“저는 미대 출신이 아니다. 한양대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했고, 카이스트에서 산업공학과 인간공학으로 석사 학위, 그리고 미국에서 공업디자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좋은 디자인은 보기도 좋아야 하지만 쓰기도 좋아야 한다. 저는 쓰기 좋은 다자인에 대해 전공한 사람이다. 미대 출신과 관점이 다를 수밖에 없다. 지금 디자인은 기업이 혁신을 하는데 가장 가성비 좋은 수단이다. 최고경영자(CEO)들이 디자인, 디자인을 외치는 이유인데, 그런 변화를 이번 전시를 통해 보여줘서 만족스럽다.”

손영옥 문화전문기자 yosoh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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