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부산횟집 만찬 경호실패 지적에 "망원경으로 다 체크..."

이경태 2023. 11. 7. 19:3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감-운영위] 대통령 맞은편서 노출된 부산횟집 만찬·박근혜 만남 사진 두고 질타

[이경태, 남소연 기자]

 김종철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7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인터넷 커뮤니티에 공개돼 논란이 일었던 윤석열 대통령의 부산횟집 만찬 사진이 7일 대통령실 대상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장에 띄워졌다.

윤 대통령이 지난 4월 2030 세계박람회 부산 유치를 위한 시도지사협의회 후 부산 해운대구 소재 한 횟집에서 만찬 회식 뒤 나오는 모습이 담겼다. 이 사진은 횟집 맞은편에 있던 일반인이 촬영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려 화제가 됐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이를 두고 "대통령에 대한 경호실패"라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김종철 대통령경호처 차장에게 "해당 사진을 보면 대통령의 상반신과 얼굴이 다 노출돼 있다. 맞은 편 건물에서 일반인이 찍은 사진인데 명백한 경호실패다"라며 "당시 대통령이 공식행사를 마치고 횟집으로 2차 행사를 가신 건데 경호실에서 사전에 알고 (관련 경호를) 준비했나"라고 물었다.

김종철 차장은 이에 "경호 관련 세부사항을 말할 수 없지만 저희가 (경호)준비나 그런 것들을 다 했던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2023년 4월 6일 오후 온라인커뮤니티에 올라온 부산 해운대구의 한 횟집 앞 모습.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는 모습.
ⓒ 온라인커뮤니티
 
홍 의원은 "(2차 회식 여부를) 경호처에서 알지 못했다면 대통령 동선 관리를 비서실장이 잘못하신 것"이라며 "경호사항이라고 얼렁뚱땅 넘어가는데 사전에 인지하고 경호를 그렇게 엉망으로 했으면 경호실장과 경호처장을 포함해서 담당자들 전부 다 옷 벗어야 될 일"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그 위치에서 대통령 사진을 일반인이 찍었으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모르는 것"이라며 "(경호처가) 주변 건물과 (대통령) 동선 관련해서 차단 조치, 안전 조치를 취해야 하지 않나"고 꼬집었다.

그러나 김 차장은 "제가 듣기로는 필요한 안전조치를 했다고 들었다"면서 경호실패 지적을 수용하지 않았다. 홍 의원은 이에 "필요한 조치를 했는데 그런 사진이 돌아다니느냐. 죄송하다고 하면 될 일을 아무 문제없다고 생각하나"라며 "그런 식으로 VIP(대통령) 경호 관리한다면 옷 벗으시라. 있을 자격이 없다"고 쏘아 붙였다.

김대기 "쥐 한 마리도 못 지나가게 하면 엄청난 불편을 주고..."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7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비서실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 남소연
 
'경호 실패 논란'은 이날 오후 다시 점화됐다. 다른 사진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7일) 오후 대구를 방문해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를 만나는 모습을 담은 언론사 <뉴스1>의 보도사진인데 대통령 뒤편 상공에서 촬영됐다.

이에 대해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김대기 비서실장에게 "사진을 보시라. 대통령의 뒷모습과 뒷통수가 완전히 공개돼 있다.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자리라면 상상하기 싫지만 저격수가 있었다면 어떻게 됐겠나"라며 "이 문제는 무슨 얘기를 하시더라도 경호처장과 경호라인에 대한 문책이 반드시 필요하다. 옷을 벗겨야 하는 상황"이라고 질책했다.

김대기 비서실장은 "저게 딜레마다. 쥐 한 마리도 못 지나가게 하면 엄청난 불편을 주고"라며 "(횟집 만찬 관련) 부산에서도 (맞은 편) 헬스클럽에서 찍힌 건데 얘기를 들어보니 (경호처에서) 망원경으로 다 체크를 한다고 하더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박근혜씨 만남 관련) 사진은 확인했는데 민간인이 아니라 현지 주재 기자가 찍었다고 한다. 오해 없도록 해주시라"고 덧붙였다.

뒤이어 질의에 나선 홍익표 의원은 아예 부산횟집 만찬사진을 자료화면에 띄우면서 재차 김종철 차장을 질책했다.

그는 "(대통령) 주변에 경호원이 있나. 대통령이 노출됐을 때 경호원이 밀착수행해야 하는데 있나"라고 따졌다. 그러면서 "제가 알기로 (대통령) 경호수칙상 이런 일은 없다. 대통령이 전면 노출되는 맞은 편 건물은 대개 차단하고 그 건물에 대한 경호조치를 완전히 한다"며 "이 상황이 급조된 일정이었기 때문에 경호실이 주변 통제를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종철 차장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분명히 저희는 위협에 따라 대비했었고"라며 "(해당 사진을 찍은 일반인이) 사실 상당한 먼 거리에 있어서 (경호처에서) 다른 기법을 써서 확인하고 있던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기 비서실장도 "(맞은편) 헬스클럽에서 찍은 거 같은데 주변에서 (경호처가) 망원경으로 보고"라며 "총 같은 건 확인하는데 핸드폰까지 검열하고 이러는 건 (어렵다). 앞으로 유의하겠다"고 덧붙였다.

홍 의원이 "(대통령 경호수칙을 감안하면) 이런 사진이 찍혔을 때 '나 잘못 없다'고 뻣뻣이 앉아있을 수 없는 문제"라고 경고했을 때도, 김 차장은 "제가 잘했다는 게 아니고 현장 경호관들이 과도한 통제로 지적받는 경우도 있고 국민 편의도 봐야 해 두 가지 함수관계 속에서 (경호 문제를) 고심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러한 경호처의 답변 태도에 국회 운영위원장인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도 결국 말을 보탰다. 윤 의원은 홍 의원의 질문 취지를 경호처에서 감안하라면서 "내부적으로 회의해 그날 경호상 취약한 점이 없는지 검토해서 개선하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