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레드카드에 불명예 기록까지…토트넘 로메로 '최악의 날'
김명석 2023. 11. 7. 18:03
토트넘 핵심 센터백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또다시 레드카드를 받았다. 팀의 역전패 빌미를 제공한 퇴장이라 더욱 뼈아팠다. 지난 2021~22시즌 개막 이후 벌써 네 번째 퇴장.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선수들 가운데 가장 많이 퇴장을 당한 선수라는 ‘불명예 기록’까지 덤으로 안았다.
로메로는 7일 오전 5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 EPL 11라운드 홈경기 첼시전에 선발 출전했지만, 팀이 1-0으로 앞서던 전반 33분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했다. 로메로의 퇴장은 페널티킥 동점골 실점과 수적 열세로 이어졌고, 결국 토트넘은 후반 3실점을 더해 1-4 참패를 당했다.
로메로는 페널티 박스 안에서 공을 걷어낸 뒤 후속 동작에서 황당한 파울을 범했다. 엔소 페르난데스의 왼쪽 발목 부위를 축구화 바닥(스터드)으로 강하게 가격했다. 공을 먼저 찬만큼 후속 동작만 잘 처리했다면 깔끔한 수비가 될 수 있었지만 불필요한 동작이 이어졌다. 결국 VAR을 거쳐 로메로는 다이렉트 퇴장, 그리고 페널티킥 선언으로까지 이어졌다.
개막 10경기 연속 무패(8승 2무)를 달리며 가파른 기세를 이어가던 토트넘에 찬물을 끼얹은 퇴장이기도 했다. 이날 토트넘은 전반 6분 만에 데얀 쿨루셉스키의 선제골로 상승세를 이어가는 듯했으나, 로메로의 퇴장을 기점으로 무너졌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수적 열세에도 공격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려 했지만 후반 데스티니 우도기의 퇴장까지 더해 결국 리그 첫 패배를 당했다.
현지 혹평이 이어진 건 덤이었다. 영국 풋볼런던은 평점 10점 만점에 단 1점을 로메로에게 매겼다. 이날 토트넘 패배의 원흉으로 로메로를 지목한 것이다. 매체는 “앞선 장면에서 가까스로 퇴장을 면한 로메로는 페르난데스에게 또 위험한 파울로 레드카드를 받았다. 무모한 장면이었다”고 꼬집었다. 앞서 로메로는 카드를 받을 만한 파울을 또 저지른 바 있는데, 이후에도 또 같은 실수를 반복했다는 것이다.
런던 이브닝 스탠다드도 평점 2점을 로메로에게 줬다. 매체는 “이성을 잃었다. 콜윌을 걷어차고도 카드를 피하더니, 페르난데스를 스터드로 가격하며 결국 레드카드를 받고 페널티킥까지 허용했다”고 비판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도 평점 4점을 매기며 양 팀 통틀어 가장 낮은 평점을 줬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 레전드 게리 네빌은 “상대에게 위협한 가하면서 명백한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왜 그런 도전을 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 로메로도 자신이 한 일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버풀 레전드 출신 제이미 케러거는 “정말 말도 안 되는 파울이었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그런 도전을 할 필요가 없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로메로는 팀의 역전패 빌미를 제공한 퇴장뿐만 아니라 불명예 기록까지 더했다. 축구 통계 업체 옵타에 따르면 로메로는 2021~22시즌 개막 이후 모든 대회를 통틀어 역대 가장 많은 레드카드를 받은 EPL 선수가 됐다. 이번이 네 번째 퇴장이다.
로메로는 지난 2021~22시즌 비테세(네덜란드)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에서 경고누적으로 퇴장을 당했다. 2022~23시즌 EPL 맨체스터 시티전, 같은 UEFA 챔피언스리그 AC밀란전에서도 각각 두 차례 경고를 받고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여기에 이번 시즌 역시 퇴장 악몽에 시달렸다. 그나마 앞선 경기들에선 자신의 퇴장에도 팀은 패배를 면했지만, 이번 경기에선 팀의 참패로 이어지면서 최악의 경기로 남게 됐다. 퇴장에 따른 당분간 경기 출전도 불가능해 팀에는 또 다른 피해를 주게 됐다.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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