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오신다 해 잔디 이발"…尹 좋아하는 밀크티·배 내놨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후 대구광역시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를 찾았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44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조만간 찾아뵙겠다고 말한 뒤 12일 만에 방문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현관 계단 아래까지 직접 내려온 박 전 대통령은 "먼 길 오시느라 고생하셨다, 들어가시죠"라며 윤 대통령을 사저 안으로 안내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번에 왔을 때보다 정원이 잘 갖춰진 느낌이 든다"고 하자,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님께서 오신다고 해 며칠 전에 잔디를 깨끗이 정리했다, 이발까지 한 거죠"라고 웃으며 말했다.
사저 현관의 진열대에는 박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정상 외교를 했던 사진들이 전시돼 있었다. 한가운데에는 지난달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추모식 행사 후 두 전·현직 대통령이 오솔길에서 내려오는 사진이 놓여있었다. 박 전 대통령은 이 사진을 가리키며 "대통령께서 좋은 사진 보내주셔서 여기에 가져다 놓았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이도운 대변인, 유영하 변호사가 배석한 가운데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이 거실에서 1시간가량 환담했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차와 과일을 냈는데, 윤 대통령이 차 중에서도 밀크티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홍차와 우유를 미리 준비했다. 과일은 윤 대통령이 좋아하는 감과 배를 준비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 당시 국정운영을 되돌아보면서 배울 점은 지금 국정에도 반영하고 있다"면서 "산자부 창고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주재한 수출진흥회의 자료를 찾았는데, 등사된 자료가 잘 보존되어 있어 박정희 대통령 사인까지 남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진흥회의 자료를 읽어보니 재미도 있고, 어떻게 당시에 이런 생각을 했는지 놀라웠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며 "온고지신이라고 과거의 경험을 배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이 "어떻게 그걸 다 읽으셨냐"며 "좋은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이니깐 회의에서 애로사항을 듣고 바로 해결해 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 밖에도 두 전·현직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정상외교 활동이나 수소차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또한 대화를 마무리하며 서로의 건강을 기원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은 환담을 마친 후 잠시 정원을 산책했다. 사저 정원에는 이팝나무, 백일홍 등 여러 가지 나무와 꽃이 많았는데, 박 전 대통령이 나무와 꽃 하나하나를 윤 대통령에게 설명했다.
이후 윤 대통령이 사저를 나설 때 박 전 대통령이 차를 타는 곳까지 배웅하려고 했다. 이를 윤 대통령이 간곡히 사양하며 대문 계단에서 들어가시라고 해 유영하 변호사가 대신 배웅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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