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동’ 이재규 감독 “보이지 않는 마음의 병 어떻게 시각화할지 고민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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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하는 위로를 받을 수 있길 바랬다."
이 감독은 "처음엔 의학드라마처럼 아주 현실적인 정신병동의 느낌을 가져오려 했는데, 그렇게 해서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편안하게 접근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며 "따뜻하고 밝고 동화적인 느낌을 주는 공간을 만들되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사실적이면서 의학적으로 최대한 적확하게 접근해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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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받을 수 있는 용기, 타인에 대한 의식 새롭게 하는 데 도움됐으면”
“사람들이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하는 위로를 받을 수 있길 바랬다.”
넷플릭스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를 연출한 이재규 감독은 7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 3일 공개된 드라마는 정신건강의학과 근무를 처음 하게 된 3년차 간호사 다은(박보영)이 정신병동 안에서 만나는 세상과 다양한 마음의 병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 감독은 영화 ‘역린’과 ‘완벽한 타인’, 드라마 ‘다모’ ‘패션 70s’ ‘베토벤 바이러스’ ‘더킹 투하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 시즌1 등을 연출했다. 오랫동안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만들어 온 그가 정신병동 이야기에 주목하게 된 이유는 뭘까.
이 감독은 “제작사 필름몬스터(JTBC 콘텐츠 스튜디오 SLL의 레이블)의 대표를 맡으면서 어떤 드라마를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첫 번째로 신선하고 새로운, 요즘 말로 ‘힙한’ 드라마를 하자고 생각했고 두 번째로는 사람들의 마음에 자극이 되는 이야기, 세 번째로는 힐링되는 이야기를 기획의 기조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도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겪은 시기가 있었고, 친구들과 ‘서울시민의 절반은 마음의 병을 갖고 있지 않을까’ 이야기한 적도 있다”며 “내가 정한 세 가지 기준 중에 하나는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고 어쩌면 세 가지 다 만족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도전해봐야겠다는 결심이 섰다”고 돌이켰다.
“우리 모두는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에 있다”는 다은의 말처럼 등장 인물들은 치열하게 살아내는 과정 중에 기쁨과 슬픔, 안정과 불안, 꿈과 현실 사이에서 줄타기한다.
이 감독은 “처음엔 의학드라마처럼 아주 현실적인 정신병동의 느낌을 가져오려 했는데, 그렇게 해서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편안하게 접근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며 “따뜻하고 밝고 동화적인 느낌을 주는 공간을 만들되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사실적이면서 의학적으로 최대한 적확하게 접근해야 했다”고 말했다.
드라마는 심리적인 문제를 겪는 사람들이 실제로 어떤 느낌을 받는지 시청자로 하여금 다양한 효과를 통해 간접체험하게 한다. 직장 상사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하는 환자의 사연을 보여줄 땐 당사자가 위협받는 회사 사람들의 시선을 과장해서 보여주고, 공황장애를 겪는 환자에게 발작이 일어났을 때는 실제로 몸이 물에 잠기고 걸어다닐 때도 온 몸에서 물이 흐르는 것처럼 연출했다.
이 감독은 “뼈가 부러지면 눈에 보이지만 속이 아픈 느낌을 전달하려면 어떻게 시각화해야 할지 고민했다”며 “사람이 물에 잠기는 기분을 느끼는 장면은 전문가들과 회의를 거쳐 수영장같은 대형 수조에 세트를 만들어 집어넣고 촬영했다”고 했다.
이 작품의 키워드는 ‘위로’다. 진정한 행복의 의미, 의료진과 환자들이 서로에게 건네는 따뜻한 마음을 보여주며 장르물이 홍수처럼 쏟아지는 요즘 보기 드문 치유를 전한다. 이 드라마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동화적이라 여겨질만큼 따뜻하다는 평도 있다.
이 감독은 “이 드라마를 통해 자신을 들여다 볼 수 있고 주변 사람에 대한 인식에도 변화가 있으면 좋겠다”면서 “사람들이 치료를 통해 도움 받을 수 있는 용기와 사회적 공감을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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