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드라마’ NC, 세대교체 희망가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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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 창원에서 끝날 긴데, 여까지 온 기 기적인 기라." 지난 5일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 5차전 직후 수원 KT위즈파크 앞 사거리에서 보행 신호를 기다리던 중년 남성이 동년배로 보이는 일행에게 말했다.
가을야구 3경기에 선발 등판해 16⅓이닝을 2실점으로 책임진 신민혁은 정규시즌에서도 커리어 사상 가장 낮은 3점대 평균자책점을 찍으며 로테이션 한 축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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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 창원에서 끝날 긴데, 여까지 온 기 기적인 기라.” 지난 5일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 5차전 직후 수원 KT위즈파크 앞 사거리에서 보행 신호를 기다리던 중년 남성이 동년배로 보이는 일행에게 말했다. 5회말 동점 허용 직전 투수를 교체해야 했다며 아쉬움을 곱씹던 둘은 ‘그래도 잘 싸웠다’며 위로를 주고받았다.
NC 다이노스가 7개월간의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PO 2연승으로 한국시리즈 진출을 목전에 뒀으나 KT 위즈의 벽을 넘지 못하고 내리 3패 하며 시즌을 마쳤다.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PO를 거치며 누적된 피로가 타격 사이클과 불펜 구위의 동반 하락으로 이어졌다. 2020시즌부터 시작된 포스트시즌 연승을 역대 최다 기록 동률인 9연승까지 늘린 게 위안거리였다.
개막 전 NC의 가을야구를 예견한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 3년 전 통합 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이후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스토브리그에선 양의지가 자유계약선수(FA)로 팀을 떠났고 원종현 노진혁까지 이탈했다. 이들 셋이 지난 시즌 기록한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만 스탯티즈 기준으로 합계 10이 넘었다.
반격의 선봉에 선 건 용병과 고참들이었다. 에릭 페디는 투수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고 30대 중반 손아섭은 0.339의 타율로 생애 첫 타격왕에 올랐다. 박건우와 박민우까지 분전하면서 공포의 상위타선을 이뤘다.
더 고무적인 건 세대교체의 새 바람이었다. 주축들의 빈자리에서 20대 초중반 유망주들이 훌쩍 성장했다. 3루수 서호철이 대표적이었다. 베테랑 박석민이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동안 얻은 기회를 잘 살렸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100경기 넘게 1군 경기를 소화했고 타율 0.287 OPS 0.714로 눈에 띄게 발전했다. 김주원·김형준은 항저우아시안게임과 포스트시즌을 연달아 치르면서 귀중한 큰 경기 경험을 쌓았다.
마운드도 마찬가지였다. 가을야구 3경기에 선발 등판해 16⅓이닝을 2실점으로 책임진 신민혁은 정규시즌에서도 커리어 사상 가장 낮은 3점대 평균자책점을 찍으며 로테이션 한 축을 지켰다. 김영규와 류진욱은 새 필승조를 이뤘고 이용준도 대체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감초 역할을 했다.
가을야구 드라마를 뒤로 한 채 NC의 2024시즌 전력 구상은 이미 시작됐다. 투수 이민호 김재균 이주형을 선수단 정리 차원에서 방출했고 한재승 임형원 박시원 3명의 투·타 유망주를 호주프로야구(ABL) 브리즈번 밴디츠에 파견했다. 8일 미국으로 출국하는 페디가 빅리그에 복귀할 시 공백을 최소화하는 게 급선무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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