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 생성 AI ‘유통’ 플랫폼 내놓는 오픈AI, 빅테크와 겨룬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공격적으로 인공지능(AI) 생태계 확장에 나섰다. 코딩 지식 없이도 생성 AI를 개발할 수 있는 서비스와 이를 이용자끼리 사고팔 수 있는 플랫폼을 출시하기로 했다. 생성 AI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고 있는 경쟁사들의 추격을 따돌리려는 전략이다.
무슨 일이야
오픈AI는 6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첫 ‘개발자 회의(OpenAI DevDay)’에서 맞춤형 생성AI 제작 서비스 ‘GPTs’를 발표했다. 개발 지식 없이도 챗봇과 대화를 통해 챗GPT를 활용한 맞춤형 기능을 만들 수 있는 서비스다. 지금까지는 GPT를 활용한 서비스를 만들려면 개발 지식이 필요했고, 별도의 비용을 내고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써야 했다. 앞으로는 월 20 달러(약 2만6000원)를 내는 유로 구독모델 ‘GPT 플러스’ 회원이면 자녀의 수학 문제 풀이를 도와줄 AI 서비스를 만들어 보거나, 해외 출장 일정 조율을 도와주는 AI 비서를 직접 만들 수 있다는 게 오픈AI의 설명이다.
이날 발표에 나선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우린 사람들에게 더 좋은 도구를 제공하면 놀라운 일들을 해낼 것이라고 믿는다”며 “나중에는 컴퓨터한테 필요한 걸 말하면 척척 해주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AI는 이달 말 ‘GPT 스토어’ 출시 계획도 밝혔다. 애플이나 구글의 앱 마켓처럼, 이용자가 챗GPT 기능을 활용해 만든 서비스를 GPT 스토어를 통해 사고 팔면서 수익을 낼 수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GPT 스토어 출시 일자는 지난해 챗GPT 출시 이후 딱 1년이 지난 시점”이라며 “과거 애플이 아이폰 출시 이후 정확히 1년만에 앱스토어 서비스를 출시해 소프트웨어 서비스 사업에 진출한 것을 떠올리게 한다”고 전했다.
이 밖에 최신형 언어모델인 ‘GPT-4 터보’도 공개됐다. 지난 4월까지의 최신 자료를 학습했고, 사용자가 한 번에 입력할 수 있는 명령의 길이도 기존(GPT-4) 3000단어에서 최대 300페이지로 늘렸다.
이게 왜 중요해
챗GPT 출시로 ‘AI 시대’를 열어 젖힌 오픈AI는 경쟁자의 추격을 뿌리치고, 소비자를 서비스로 끌어 들일 ‘킬러 콘텐트’가 필요한 상황이다. 구글(바드), 앤트로픽(클로드), 일론 머스크의 ‘X(그록)’ 등 경쟁사들이 유사한 생성AI 챗봇을 내놓으며 챗GPT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GPTs 출시는 경쟁사보다 먼저 맞춤형 생성AI 수요를 선점하고, 챗GPT만의 생태계 확장을 가속화하려는 움직임이다.
이달 말 나올 GPT 스토어는 GPTs 출시에 따른 사업적인 효과를 극대화할 요소다. GPTs로 개인 사용자가 서비스를 개발해 GPT 스토어를 통해 사고 파는 시장이 자리 잡으면 대중 시장에서 오픈AI의 영향력을 더 키울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GPT 스토어 출시는 오픈AI가 다른 회사에 기술을 제공하는 역할, 수억 달러를 투자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두뇌 역할을 하기보다,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를 구축해 빅테크와 경쟁하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궁극적으로는 이 같은 전략이 오픈AI 수익성 개선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은 물론, 서비스 운영에도 AI 반도체와 클라우드 서비스 등에 큰 비용이 필요하다. 때문에 당장 내년도 영업이익에 시장의 관심이 쏠려 있다. IT 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지난해 오픈AI는 매출 2800만 달러(약 366억5000만원)를 기록했지만, 5억4000만 달러(약 7068억원)의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매체는 지난달 올트먼 CEO가 최근 직원들에게 “올해 연 매출 13억 달러(약 1조7000억원)가 가능하다”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두 달 직전에 나온 전망치(8000만달러)보다 30%가량 높은 수준이다.
알아두면 좋은 것
오픈AI와 일반 소비자의 접점이 커질수록, 생성 AI의 편향성 문제나 저작권 침해 문제 등의 위험성이 두드러질 가능성이 크다. 가뜩이나 세계 각국은 최근 AI 기술 규제에 나서는 추세다. 유럽연합(EU)은 AI의 위험성을 규제하는 AI법(AI Act) 초안을 지난 5월 공개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AI 훈련과 서비스 등을 규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를 의식한 듯 오픈AI도 이날 GPTs로 만들어지는 모든 서비스(봇)는 오픈AI가 정한 별도의 기준에 따라 심사를 거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챗GPT를 활용한 콘텐트에 대한 저작권 소송에도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오픈AI는 이날 블로그를 통해 “챗GPT 엔터프라이즈(기업용) 고객과 개발자 플랫폼 이용자들 중 저작권 침해 소송에 직면한 이들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소송에 따라 발생한 비용 전액을 오픈AI가 지불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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