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포기한 희소병 아기…"우리가 치료" 시민권 승인하고 데려온 이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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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명 치료 중단 위기에 처한 영국의 희소병 아기를 위해 이탈리아 정부가 시민권을 부여하고 이탈리아로 데려오기로 했다.
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레 세라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이날 내각 회의를 긴급 소집해 8개월 된 영국 여자 아기 인디 그레고리가 이탈리아로 이송돼 치료받을 수 있도록 이탈리아 시민권 발급을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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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유사 사례 '英이송 거부·치료 중단'
연명 치료 중단 위기에 처한 영국의 희소병 아기를 위해 이탈리아 정부가 시민권을 부여하고 이탈리아로 데려오기로 했다. 이탈리아에서 치료를 이어가며 비용 또한 이탈리아 정부가 전액 부담할 예정이다.
英 "연명치료 중단해야" 결정에 伊, "시민권 부여, 치료비 전액 정부 지원" 나서
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레 세라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이날 내각 회의를 긴급 소집해 8개월 된 영국 여자 아기 인디 그레고리가 이탈리아로 이송돼 치료받을 수 있도록 이탈리아 시민권 발급을 승인했다.
올해 2월에 태어난 그레고리는 미토콘드리아 병을 앓고 있다. 이는 체내 세포가 에너지를 생산하지 못하는 병이며, 영국의 국민보건서비스는 이 질환을 불치병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레고리는 태어나자마자 영국 노팅엄에 있는 퀸스 메디컬센터에 입원해 집중 치료를 받아왔다.
병원 측에선 더 이상의 치료는 아기에게 고통만 안길뿐이라며 연명 치료 중단을 권고했다. 하지만 그레고리의 부모는 계속 치료하기를 원했다.
이들의 다툼은 결국 법정으로 옮겨졌고, 영국 법원은 아기의 치료 가능성이 없다며 병원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교황청이 운영하는 로마의 아동 전문병원 제수 밤비노 병원에서 치료를 돕겠다고 나서자 그레고리의 부모는 아기를 그곳으로 옮기고 싶어했다. 그러나 지난주 영국 항소법원은 이송을 허용하지 않았다. 연명치료를 중단하는 것이 아기에게 최선의 이익이라는 판단에서였다.
결국 영국 항소법원이 이날 오후 3시에 연명 치료를 중단하라고 판결하자 이탈리아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해 재빠르게 움직였다.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이날 오후 2시 15분에 긴급 내각 회의를 소집했다. 이후 불과 몇 분 만에 그레고리에게 이탈리아 시민권을 부여했다.
멜로니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에 "그들은 작은 인디에게 희망이 별로 없다고 말하지만, 우리는 끝까지 아기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며 "그리고 아기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려는 부모의 권리를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멜로니 총리는 아기의 치료 비용도 정부가 전액 부담하겠다고 덧붙였다.
아버지인 딘 그레고리는 "딸이 이탈리아 사람인 것이 자랑스럽다"며 "인류에 대한 희망과 신뢰를 보여준 이탈리아 정부와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인사했다.
영국 고등법원은 7일 이 사건에 대한 비공개 온라인 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5년 전 유사 사례…"영국이 이송 불허해 당시 희소병 아기 결국 사망"
이번 일은 앞선 2018년 연명 치료를 계속해야 하는지를 두고 세계적인 논쟁이 일었던 23개월 영국 남자 아기 알피 에번스 사건과 유사하다.
당시에도 제수 밤비노 병원이 연명 치료 지원 의사를 밝히자 이탈리아 정부가 에번스에게 시민권을 발급하고, 환자 이송을 대비해 군용기를 대기시키는 등 조처를 했다.
그러나 영국 항소법원은 에번스에 대한 사법 관할권은 영국에 있다며 이송을 허용하지 않았다. 결국 에번스는 생명 유지 장치를 제거했고, 이후 닷새 만에 사망했다.
이에 외신은 5년 전 알피 에번스처럼 그레고리가 이탈리아에서 실제로 치료를 받게 될지는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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