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상대 성공률 82.5%인데, 염경엽 감독은 왜 "신중한 도루"를 예고했나
이형석 2023. 11. 7. 12:44
LG 트윈스의 발 야구를 진두지휘한 염경엽 LG 감독이 한국시리즈(KS)에서는 정규시즌과 사뭇 다른 노선을 예고했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S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한국시리즈는 정규시즌과 분위기도 다르고, 전략도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변화가 발 야구다.
LG는 올해 팀 도루 166개로 10개 구단 중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2위 두산 베어스(133개)와 꽤 격차가 컸다. 다만 이 과정에서 많은 '아픔'도 경험했다. 성공률이 62.2%에 그쳐, 리그 평균(72.4%)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상대 팀도 LG의 이런 기조를 간파, 발 야구를 봉쇄하고자 철저하게 대응했기 때문이다.
염경염 감독은 올해 LG의 '우승 청부사'로 영입됐다. 그가 꺼낸 첫 번째 화두가 바로 발 야구였다. 상대 팀에 '언제든 뛸 수 있다'는 시그널을 줬다. 시즌 초반 희비가 엇갈리자 염 감독은 발 야구에 대한 전략을 다소 수정했다. 그래도 10개 구단 중
단연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를 선보였다.
주전 내야수로 발돋움한 신민재가 리그 도루 2위(37개)에 올랐고, 박해민-홍창기-문성주가 20도루 이상씩 기록했다. 주장 오지환이 16도루, 외국인 선수 오스틴 딘도 7차례나 베이스를 훔쳤다.
포스트시즌과 같은 단기전에서는 상대의 허를 찌르는 플레이나 실책이 승부를 가르는 변수로 작용한다.
염경엽 감독도 이를 고려해 KS에서는 성공률을 높이는 쪽을 택했다. 염 감독은 "정규시즌은 과감한 작전을 펼쳤다면, KS는 확률을 높이면서 신중하게 도루 시도를 펼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염 감독의 신중함을 그대로 받아들일 순 없다.
LG는 올해 KT 배터리의 혼을 빼놓기 일쑤였다. LG의 발 야구에 가장 많이 당한 팀이 KT였다. LG는 정규시즌 KT와 16차례 맞대결에서 도루 33개를 기록했다. 경기당 2개씩이다. 나머지 구단과 비교해 도루 시도나 성공 모두 압도적으로 많다. 물론 성공률도 82.5%로 가장 높다. 정규시즌 막판에는 KT와 포스트시즌 맞대결을 의식해서인지 더욱 '뛰는 야구'를 펼치기도 했다. 9월 7일 수원에서 열린 맞대결에서 무려 7차례나 도루 시도를 해, 6번 성공했다. 그만큼 KT 배터리의 약점을 간파, 이를 적극 활용했음을 알 수 있다.
이강철 KT 감독도 LG의 타선과 불펜, 그리고 주루 플레이를 경계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자신감도 내비쳤다. 이강철 감독은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에서 장성우의 도루 저지 능력을 모두 보셨을 거라 생각한다. 2021년 삼성 라이온즈와 타이 브레이크에서도 보셨겠지만 가을야구에서 장성우의 도루 저지는 정규시즌과 완전히 다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성우는 정규시즌 도루 저지율이 0.146에 그쳤지만, 플레이오프에선 NC가 한 차례 시도한 도루 시도를 완벽하게 저지했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상황이나 상대 배터리를 분석해 작전을 낼 것으로 보인다. LG의 '발 야구'를 지켜보는 것도 KS의 관전 포인트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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