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 원년 멤버 복귀설... 마블의 위기 타개 위한 '신의 한 수'?
[김상화 기자]
▲ 영화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의 한 장면 |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
이달 들어 마블 및 히어로물 마니아들을 들뜨게 만드는 소식이 하나 전해졌다. 몇몇 외신을 통해 마블이 최근 흥행 부진 타개책으로 '아이언맨'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블랙 위도우' 스칼렛 요한슨 등 하차한 <어벤져스> 원년 멤버 복귀를 고려중이라는 내용이 보도된 것이다.
아직 디즈니+마블의 공식 발표가 없기 때문에 한쪽에선 "이미 도장 찍었다", 또 다른 한쪽은 "루머 수준에 불과하다" 등 여러 의견이 쏟아지면서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현재로선 이와 같은 기획, 구상의 현실화 여부를 점치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이다. 다만 이것 하나만은 확실해보인다. 부진 타개책의 일환으로 기존 스타 캐릭터+배우들의 재소환이 고려될 만큼 디즈니+마블의 입장에선 지금의 상황이 위기와 다름 없다는 점이다.
지난 2019년 <어벤져스 : 엔드게임>까지만 하더라도 '마블'이란 이름은 말 그대로 흥행 보증수표였다. 내놓은 영화마다 각종 신기록을 수립하면서 관객들을 극장 안으로 끌어 들이는 마성의 존재였다. 하지만 코로나19 펜데믹 시대를 거치면서 마블의 위상은 예전 같지 않다. 불과 4년 만에 '바람 앞의 촛불' 신세가 된 마블은 과연 원년 멤버 복귀로 난관을 이겨낼 수 있을까?
▲ 영화 '아이언맨3'의 한 장면 |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
<버라이어티> <할리우드 리포터> < IGN > 등 해외 대중 문화 매체 등을 중심으로 퍼진 '로다주 아이언맨 복귀설'은 비교적 설득력 있는 주장 중 하나로 손꼽힌다. 마블에는 수많은 히어로 캐릭터가 존재하지만 '아이언맨' 만큼 영화 사장에서 가장 대중들에게 파급력 강한 인상을 심어준 극중 인물은 드물었다. 그렇기에 <엔드게임>을 마지막으로 작별을 고한 그의 퇴장에 슬퍼한 히어로물 팬들이 적지 않았다.
마블로선 극중 아이언맨-토니 스타크의 죽음을 계기로 한 시대를 마감하고 기존 코믹스 히어로들의 신규 영화 제작으로 충분히 그의 공백을 메울 수 있으리라 예상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일련의 작품들은 팬들의 기대치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이터널스> <블랙 팬서 : 와칸다 포에버> <앤트맨과 와스프 : 퀀텀 마니아>는 실망감만 안겨줬고 이제는 "그저 나온다기에... 의리로 볼 뿐이다"라는 자조 섞인 말까지 나오기에 이르렀다.
매력 없는 신규 주인공들과 빌런들의 대거 등장은 극장까지 큰 돈 내고 발걸음해왔던 관객들의 유입을 가로막는 요인이 되었다. 어벤져스 원년 멤버 대비 호감도가 떨어지는 인물들을 굳이 대형 스크린으로 봐야 할 당위성을 마련하지 못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지나치게 경직된 세계관(유니버스) 중심 이야기 구성이었다. OTT(디즈니플러) 시리즈물까지 섭렵해야 어느 정도 이야기 전개 파악이 가능해질 만큼 복잡해진 전개는 일반 대중들의 흥미를 잃게 만드는 결정적인 실책이 되고 말았다. 결국 로다주 복귀설이 나온 배경에는 최근 몇 년 사이 이뤄진 마블의 오판이 한몫을 차지하고 있다.
▲ 영화 '스파이더맨 : 홈커밍'의 한 장면 |
ⓒ 소니픽쳐스코리아 |
'아이언맨', '블랙 위도우', '캡틴 아메리카' 등 하차한 기존 캐릭터의 부활 자체는 마블 입장에서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이미 수십년에 걸쳐 발행된 코믹스를 통해 숱하게 진행했던 사항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특히 '멀티버스'를 앞세운 최근의 주제를 감안하면 "죽은 줄 알았는데 점 하나 찍고 돌아왔다"보다 더욱 간단한 작업이 될 수 있다. 최근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방영중인 <로키 시즌2>만 하더라도 타임 슬립 통제에 성공한 로키(톰 히들스턴 분)의 이야기가 등장할 정도 아니던가?
하지만 여기엔 또 다른 전제가 달려있다. 늘어나는 제작비(출연료)를 감당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만 하더라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작품 총 출연료가 무려 4억 3500만 달러(인사이더 보도 내용)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제작중인 박찬욱 감독의 미드 시리즈 <동조자>에선 회당 200만 달러를 받아 역대 신기록을 수립했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엄청난 출연료 지출을 감당하면서까지 제작을 진행했을 때 그만큼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더 큰 전제 조건은 배우들의 결단이다. 분명 마블 캐릭터는 해당 배우들에겐 엄청난 부와 명성을 안겨줬지만 한편으론 다양한 작품 출연을 가로막는 저해요인이 되기도 하다. 연기의 폭을 넓히기 위해 당사자로선 부득이 기존 틀을 박차고 나오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기존 역할을 다시 맡는다는 건 자신들의 향후 연기 인생에 도움이 될지 고민을 안겨주는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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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돠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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