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내가 몇 가지 제안했다"…자산 부풀리기 의혹 일부 인정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부동산 자산가치 조작 의혹과 관련한 민사 재판에 출석해, 과거 재무제표를 작성하며 이뤄진 가치 평가 과정에 본인이 일부 개입했다고 인정했다. 이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던 기존 주장을 뒤집는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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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치적 마녀사냥" 주장…판사, 발언 자제시켜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을 향해 "이것은 정치적 마녀사냥"이라고 비판했다.
또 재판을 맡은 아서 엔고론 판사에는 "엔고론 판사는 날 사기꾼이라고 불렀고, 나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며 "사기는 내가 아니라 법원이 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엔고론 판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광설이 이어지자 발언을 짧게 해달라고 여러 번 주의를 줬다. 그는 이어 "이것은 정치집회가 아니다"라면서 "낭비할 시간이 없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자제시켰다. 트럼프의 독백에 가까운 진술 일부는 기록에서 지우라는 지시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신들이 나를 온종일 이 법정에 세우려고 하기 때문에 이것은 선거 개입"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해당 재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받는 형사재판 4건과는 무관한 별개의 민사 사건이다.
앞서 지난해 9월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은행 대출 등을 쉽게 하기 위해 10년 이상 뉴욕의 저택·빌딩·골프장 등 다수의 자산 가치를 22억 달러(3조원) 부풀려 보고했다며 뉴욕주 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뉴욕주 검찰은 트럼프 그룹에 2억5000만 달러(약 3370억 원)의 부당이득 환수와 트럼프 일가의 뉴욕주 내 사업 영구 금지를 요청한 상태다.
제임스 장관은 이날 취재진에 "트럼프는 횡설수설했고 모욕을 퍼부었지만, 예상한 결과다"면서 "서류는 그가 자산을 거짓으로 부풀렸다는 것을 보여준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8일 이어지는 재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가 출석해 증언한다.
형사재판서 측근 배신…사법 리스크↑
한편 4건의 형사재판에서는 과거 충성을 맹세한 트럼프 측근들이 잇따라 변심해 사법 리스크를 높이고 있다. ABC 뉴스는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이던 마크 매도스 등이 '1·6 의회 난입' 사태를 조사 중인 잭 스미스 특별검사팀 조사에서 트럼프의 일관된 '부정 선거' 주장과 배치되는 진술을 했다고 보도했다.
또 조지아주 대선에 개입해 결과를 뒤집으려고 한 사건과 관련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함께 기소된 19명 가운데 최측근 3명이 잇따라 유죄 인정 합의를 택했다. 나머지 재판은 내년 초 줄줄이 시작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전에 형사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거나, 수감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옥중에 있어도 대선 후보 자격에는 문제없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출마를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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