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고사 직전 코넥스 정체성 확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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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이 이제 채 두 달도 남지 않았다.
바로 올해 출범 10주년을 맞이한 코넥스시장이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이 줄줄이 유가증권시장으로 이탈하는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코넥스시장에 냉기만 가득한 게 이해가 된다.
지금은 성장통을 겪고 있지만 코넥스시장이 정체성을 바로 세우고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가시적이고 확실한 조치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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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수행할 확실한 조치를
2023년이 이제 채 두 달도 남지 않았다. 한 해를 돌아보면 올해도 주식시장은 참 다사다난했다. 지난해 지지부진하던 증시가 연초부터 상승세를 보이며 8월에는 코스피 2700선에 근접하는 등 기대감이 커졌다. 그러나 8월 이후에는 조정이 깊어지며 지수가 연초 수준까지 떨어져 한숨만 가득했다.
종목별로 보자면 이차전지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차전지의 영향력이 막강했다. 증시의 상승세를 이끈 것도 이차전지였고 조정을 야기한 것도 이차전지였다.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며 빠르게 올랐던 주가는 빠르게 오른 만큼 한순간에 미끄러지듯 떨어졌다.
굵직한 사건도 잇따라 터졌다. 4월 라덕연 사태의 무더기 하한가, 영풍제지 시세조종 등으로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최근에는 정치권의 압박에 공매도 한시적 금지 조치까지 내려졌다.
이처럼 주식시장이 내내 들썩들썩했지만 유난히 조용하던 곳이 있다. 바로 올해 출범 10주년을 맞이한 코넥스시장이다. 존재감이 희미할 정도로 시장에서 소외됐다.
지난달 코넥스 시가총액은 3조9489억원을 기록하며 3조원대로 떨어졌다. 2018년 7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던 코넥스 시가총액은 이후 줄곧 감소세를 보였다. 올해 들어서는 연초 3조원대를 기록한 후 4조원대 초반에서 움직여왔다. 지난달 일평균 거래량은 58만7000주로 전월 114만주 대비 반 토막이 났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14억6300만원을 기록했다. 코넥스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021년 74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20억원대로 떨어진 후 지지부진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의 활기를 불어넣을 신규 상장 종목은 가뭄에 콩 나는 수준이다. 올 들어 코넥스시장에 입성한 기업 수는 13개다. 남은 기간을 감안할 때 지난해 14개와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코넥스 신규 상장 기업 수는 2018년 21개를 기록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12개, 2021년 7개로 줄었다. 지난해에는 14개까지 늘었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진 못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이 줄줄이 유가증권시장으로 이탈하는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코넥스시장에 냉기만 가득한 게 이해가 된다. 기업들이 성장해서 더 큰 물로 가려는 건 당연한 욕구다. 게다가 코넥스시장의 목표도 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돕고 성장시키는 것이다. 코넥스시장에 많은 기업이 상장하고, 이들이 체력을 갖춰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하는 그림이다.
문제는 기업들이 코넥스시장 자체를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코넥스시장에 들어와 몸집을 키운 후 코스닥시장으로 이전상장을 하기보다 코스닥시장으로 바로 가길 원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코넥스시장에 상장하는 게 실익이 크지 않다는 인식 때문이다. 코넥스에 상장하면 지정 자문인 수수료 등 유지 비용을 부담해야 하나 정작 소수의 기업을 제외하고는 자금 조달이 쉽지 않다. 더구나 코스닥 상장 문턱이 낮아지면서 기업들 입장에서는 바로 코스닥으로 가는 게 훨씬 나은 선택지로 여겨지고 있다.
코스닥시장에 치이고 장외시장에게도 밀리면서 몇 년 전부터 코넥스시장의 정체성 논란과 무용론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중소·벤처기업들의 성장사다리 역할을 하는 코넥스시장의 중요성을 부인할 수는 없다. 지금은 성장통을 겪고 있지만 코넥스시장이 정체성을 바로 세우고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가시적이고 확실한 조치가 절실하다.
송화정 증권자본시장부 차장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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