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남자 사귀는 법' 보는 프랑스 여성들…'K드라마' 효과

김성욱 2023. 11. 7. 09:4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그의 태도는 신중하고, 피부는 매끈하며, 완벽하게 재단된 정장에 몸매는 길쭉하다. 그는 사랑을 찾고 있진 않지만, 곧 새로운 감정이 피어나는 것에 놀랄 것이다."

프랑스 유력 일간지가 한국 드라마(K-드라마) 속 묘사된 남성 캐릭터들의 특징을 묘사하며 "프랑스 여성들이 한국 남성의 세심하고 다정한 이미지에 매료됐다"고 보도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세심하고 다정한 K드라마 남주 프랑스서 화제
"새로운 남성성" 평가…현실서 만나려 하기도
"가부장, 가족주의적 요소 만연해…주의해야"

"그의 태도는 신중하고, 피부는 매끈하며, 완벽하게 재단된 정장에 몸매는 길쭉하다. 그는 사랑을 찾고 있진 않지만, 곧 새로운 감정이 피어나는 것에 놀랄 것이다."

프랑스 유력 일간지가 한국 드라마(K-드라마) 속 묘사된 남성 캐릭터들의 특징을 묘사하며 "프랑스 여성들이 한국 남성의 세심하고 다정한 이미지에 매료됐다"고 보도했다. 또 "세련되고 로맨틱한 캐릭터를 통해 ‘K-드라마’의 젊은 배우들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한류의 최고 홍보대사가 됐다"고 평가했다.

K-드라마, 미드와 달라…"새로운 남성성"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한 장면. [이미지출처=ENA 캡처]

보도에 따르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 K-드라마 속 남성 캐릭터들은 미국 블록버스터 속의 강인하고 섹시한 남성상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인다. 또 K팝 남성 아이돌 그룹의 인기에도 "새로운 남성성에 대한 욕구가 있음을 반영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프랑스 출신으로 현재 한국에서 콘텐츠 크리에이터와 사진 모델로 활동 중인 샤를린 가콩(24)은 “내가 아는 프랑스 남자들은 마초적이고, 자기 자신에게 무관심하고, 깨끗하지도 않아 보였는데 (K-드라마 속) 한국 남성은 다정하고, 자기 자신을 관리하는 모습이어서 반했다”고 밝혔다.

가콩은 “한국 남성들은 아침에 파운데이션을 바르는 게 이상하지 않다. 피부 관리에도 열심이다”라고 덧붙였다.

"성관계 장면 드물고, 감정 쏟는다" 인기 요소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한 장면. [이미지출처=ENA 캡처]

'왜 한국인가'를 쓴 한국 전문 작가이자 컨설턴트인 오펠리 쉬르쿠프는 “시대와 시리즈에 따라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들의 캐릭터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0년대에는 트라우마 때문에 겉으로는 차가워 보이지만 차츰 ‘마시멜로’ 같은 마음을 드러내는 남성이 기준이었다면, 최근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처럼 파트너에게 키스해도 괜찮은지 허락을 구하고, 다름을 받아들이는 등 더욱 진보적인 남성 캐릭터가 등장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한국 드라마에는 성관계 장면이 거의 등장하지 않고, 대신 감정이 깨어나는 여러 단계를 조심스럽게 탐구하는 데 시간을 쏟는다"며 "이런 부분이 프랑스 여성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K-드라마를 즐겨 보는 일부 프랑스 여성들은 드라마 속 캐릭터와 사랑에 빠져 이를 실행으로 옮기려 시도한다는 관측도 나왔다. 일례로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는 ‘한국 남자친구를 사귀는 법’이란 주제로 프랑스어와 영어로 된 동영상이 다수 올라와 있다.

가부장적 문화 차이 걸림돌…"드라마는 허상"

다만 문화의 차이가 서양 여성과 한국 남성의 관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현재 한국인 남자친구와 약혼 상태이기도 한 가콩은 “한국인과 사귀는 프랑스 친구들이 꽤 많지만 오래 지속된 커플은 없다”며 “장기적인 관계를 맺으려면 문화를 이해하고 가족과의 식사에 참여하는 등 전체적인 적응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연구원 실비 옥토브르도 “가부장적이고 가족주의적인 구조가 여전히 한국 사회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한국 남성과 관계를 맺는 것은 매우 어렵고 실제 다문화 커플도 소수”라고 지적했다.

드라마와 현실을 구분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유튜브 채널 ‘코리아 대시’에서 프랑스어로 한국 문화와 역사를 소개하는 프랑스계 한국인 김지수(31) 씨는 “‘어떻게 하면 한국 남자를 찾을 수 있냐’고 묻는 구독자들이 있는데, 그런 생각은 좀 위험하다고 얘기해준다”며 “모든 한국 남자가 드라마 같진 않다. 허상이다”라고 조언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